정의당이 4·15 총선에 비례대표 1번으로 공천한 류호정 후보가 과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지인들에게 대신하게 하는 방법으로 게임 등급을 올렸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류 후보는 사과했으나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하다.

사과

10일 류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대리 게임’ 논란에 대해 ”저의 부주의함과 경솔함을 철저히 반성한다. 조금이라도 실망하셨을 분들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리 게임‘이란 타인에게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고 게임 운영을 부탁해 자신의 등급을 올리는 행위를 말한다. 게임 산업과 문화 등에 저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지난해 6월, 국회는 미래통합당 이동섭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리게임처벌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현재 ‘대리 게임’은 불법인 셈이다. 

류 후보는 “2014년, 조심성 없이 주변 지인들에게 제 계정을 공유했고 그것이 문제가 돼 사과문을 올리고 동아리 회장직에서 물러났다”며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는 쉽게 용서받을 일이 아니었다. 당시에 썼던 반성문을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시 꺼내 읽었다”고 전했다.

다만 류 후보는 ”어떠한 경제적 이익이나 대회에서의 반칙도 없었다. 대리 게임 문제로 퇴사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각의 루머에 대해서는 해명했다.

류 후보는 이화여대 e스포츠 게임동아리 회장 출신으로, 전국 e스포츠 대학 연합회에서도 활동했다. 아프리카TV와 트위치 등에서 게임을 주제로 BJ 활동을 하기도 했으며, 대학 졸업 후 게임회사 스마일게이트에 입사했다. 이 곳에서 노조 설립을 추진했던 류 후보는 노조 출범 2주 전 퇴사했으며, 이후 IT업체 노조가 소속된 민주노통 화학섬유식품노조 선전홍보부장으로 일했다.

비판

프로게이머 출신인 황희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은 류 후보의 ‘대리 게임’ 논란에 대해 ”상상을 초월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쉽게 비유하면 ‘대리 시험’에 걸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위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류 후보의 ‘롤 게임 대리’ 사건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는 분이 많을 것 같다. 프로게이머 출신으로서 짧게 말씀드리겠다”며 글을 게시했다. 황 위원은 이 글을 통해 ”한 유명 플레이어는 대리 문제가 발각돼 선수 자격 박탈에 계정 정지까지 당했다. ‘대리 시험’에 걸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황 위원은 ”단순히 아이디를 빌려준 것이 아니냐고 쉽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 류 후보가 정의당 비례 1번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많은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다”라며 ”과연 정의로운 사회를 추구하는 정의당을 1번으로 대표해 나올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냐”고 지적했다.

사퇴 촉구

‘대리게임처벌법‘을 대표발의했던 이 의원은 류 후보에 대한 사퇴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11일 ‘정의당과 류호정씨에게 묻는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젊은 게임인의 국회 도전은 정당을 초월해 환영하지만, 류호정은 대리게임에 대해 사과문에서 ‘조심성 없는 일’ 정도로 해명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대리게임 문제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오랜 문제였고, 게임의 불균형을 초래하며, 일반 유저들에게 박탈감을 주고 신규 유저들의 유입을 방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대 국회의원 중 게임 관련 법안을 가장 많이 대표 발의하고 통과시킨 장본인으로서, 류 후보는 게임을 경력으로 이용하고 있다. 사퇴만이 게이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전했다.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