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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 인터뷰] 배우 류준열이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그리 거창하지 않은 이유

그는 올해로 그린피스 후원 4년 차를 맞았다.

  • 김태우
  • 입력 2019.04.22 15:17
  • 수정 2019.04.30 11:15

류준열은 지난 몇 년 사이 누구나 이름만 들으면 아는 배우가 됐다. ‘응답하라 1988’에서는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 열풍을 일으켰고, 영화 ‘더 킹‘, ‘독전‘, ‘뺑반’ 등을 통해 30대 대표 배우의 입지를 굳혔다. 또 지난 3월 개봉한 ‘돈’에서는 ‘원톱 주연’으로 스크린을 채웠다.

그는 ‘소준열‘이라는 별명처럼 쉴 새 없이 필모그래피를 쌓으면서도 사회적인 목소리를 계속해서 내고 있다. ‘응답하라 1988’이 종영한 지 3개월이 흐른 2016년 4월부터는 그린피스에 후원을 시작했다. 그는 그린피스 후원자가 된 이후 허프포스트코리아에 환경보호와 관련해 세 편의 기고문을 보내왔고, JTBC ‘트래블러’ 촬영 당시에는 일회용 물병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는 모습을 화면에 비추기도 했다.

ⓒJTBC

올해로 후원 4년 차가 된 류준열은 과연 일상생활에서도 환경보호에 힘쓰고 있을까? 류준열이 실제로도 텀블러를 사용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있는지 궁금해 그를 만나봤다.

그린피스 후원 활동을 시작한 지 좀 됐어요.

=네, 한 2~3년 됐나요? 3년 됐어요.

후원을 시작한 이후 일상생활에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일단 일회용품 쓰는 게 죄책감이 들긴 해요. 급할 때는 일회용 칫솔이나 빨대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마음이 무겁고 죄책감이 생겨요. 그럴 때마다 내가 불편한 마음이 들면서도 내가 올바른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어렵지만 계속 애를 쓰고 있는 부분이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않는 거예요. 일회용 용기에 든 커피나 음료를 안 마시려고 노력하고 마시더라도 텀블러를 이용하려는 편인데 어려워요. 어렵지만 그렇게 한 날은 뿌듯하고 하루가 상쾌한 느낌이 들어요. 

최근 체감하고 있는 환경 문제가 있나요?

=미세먼지 등 여러 가지를 체감할 수 있지만 그린피스와 같이 이야기를 나눠왔던 플라스틱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느끼고 있어요. 

플라스틱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건 힘들 듯해요. 아직 고치지 못한 습관이 있나요?

=글쎄요. 배달 음식을 안 시켜 먹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아요. 시키더라도 양해를 구하고 숟가락이나 젓가락을 가져오지 마시라고 해요. 그것만 해도 플라스틱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환경운동에 참여한 이후 ‘환경 감수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겼는데 동료 배우들이나 지인들은 뭐라고 하던가요?

=주변에서도 이야기를 많이 하세요. 제가 일회용 플라스틱을 어쩔 수 없이 쓰게 되는 경우에는 질책도 해주세요. ”너 환경운동 하면서 그렇게 해도 되냐”면서요.  제가 텀블러를 가져오지 않은 날에는 텀블러를 빌려주시기도 하고요.

특히 공효진 선배님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으셔서 영화 ‘뺑반’을 찍을 때는 함께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선배는 지금 재활용 관련해서 패션 쪽 일도 하고 계시거든요. 

ⓒ쇼박스

*공효진은 지난 2010년 환경을 주제로 한 책 ‘공효진의 공책‘을 펴냈고 최근에는 티티마 출신 강세미와 함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낡은 제품을 새롭게 디자인해 사용하는 행위) ‘슈퍼 매직 팩토리’를 런칭한 바 있다.

다른 촬영 현장에서도 환경 문제를 체감한 적이 있나요? 

=촬영을 하다 보면 ‘밥 차‘에서 식사하곤 해요. 밥을 먹을 때 대부분 젓가락만 사용하잖아요. 플라스틱 숟가락을 챙겨 두고 안 쓰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최근에 영화 ‘전투’를 촬영하면서 유해진 선배님이 ”플라스틱 숟가락 잘 생각하고 쓰라”고 하시더라고요. ”국물 한두 번 떠먹고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다”면서요. ‘필요하신 분만 가져가세요’라고 적힌 푯말도 만드셨어요. 

ⓒHuffpost KR

유해진씨가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저보다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도 더 많으시고 실천도 잘하고 계시더라고요. 반성도 하게 됐어요. 영화 촬영 중에는 텀블러를 선물 받았어요. 제가 환경운동 하는 것을 아시고 활동에 동참하고 응원한다는 의미의 제스처라고 생각해서 기분 좋더라고요. 앞으로 촬영 현장에서는 그 텀블러만 쓸 생각이에요. 

그 텀블러는 어떻게 생겼나요?

=축구팀 마크가 그려져 있어요.(*류준열은 유명한 ‘축구 덕후‘다. 최근에는 발렌시아 CF의 초청을 받아 라리가(스페인 프로축구 리그)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류준열’ 하면 축구하고 환경이 떠올라서 이걸 샀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환경운동에 있어 잘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방송 중인 JTBC ‘트래블러’에서도 가방에 든 텀블러가 눈에 띄었어요. 촬영 중에도 텀블러를 사용한 건가요?

=네, 실제로 사용했죠. 최근 다녀온 여행에서도 텀블러를 계속 썼어요. ‘트래블러’ 촬영 당시에도 제가 마신 물은 제가 들고 다니는 게 맞는 것 같았고 텀블러를 이용하면 ‘플라스틱 제로’ 운동에 동참하는 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신기하게도 출연한 예능이 대부분 여행에 관련된 프로그램이었어요. 여행하면서 환경 보호와 관련해 인상적인 장면을 본 적은 없나요?

=‘트래블러’ 촬영했던 쿠바는 아무래도 자급자족하는 사회이다 보니까 공장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공기도 너무 좋고 환경도 깨끗한 편이었어요. 

또 케냐에서는 비닐봉지 사용이 아예 금지되어 있었어요.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케냐 사람들은 ”경찰 부른다”라면서 뭐라고 해요. 비닐봉지 사용 때문에 쓰레기가 너무 많이 생겨서 강력하게 법으로 규제한다고 하더라고요. 비닐봉지를 쓰면 벌금이 거의 4천만원이라고 들었어요. 

*케냐 정부는 지난 2017년 비닐봉지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케냐에서 비닐봉지를 사용하거나 제조, 수입할 경우에는 최대 3만 8천달러(약 4천 3백만원)의 벌금 혹은 최대 4년 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여행 다니면서 나라마다 특성에 맞춰서 환경을 보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환경 보호에 동참할 수 있을까요?

=제가 하고 있는 게 사실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이에요. 일단 머그잔과 텀블러를 쓰는 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빨대나 일회용 숟가락, 젓가락을 쓰지 않는 것도요. 집에서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집에 숟가락, 젓가락이 없는 분들은 없잖아요. 숟가락, 젓가락은 설거지하기도 그렇게 번거롭지 않고요. 그런 것만 실천해도 지구에 있는 쓰레기의 상당 부분은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HuffPost KR

류준열의 환경 운동을 지켜보고 가치관에 공감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너무 거창한 질문인가요?

=아니요. 거창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해야 하는 문제니까요. 부담감을 많이 느끼시거나 잘 몰라서 못 하고 지나가는 분들이 종종 계시더라고요. 그런 분들께 환경 보호에 대해 조금 알려드리고 의견을 공유하면 금방 이해하시고 바로 실천에 옮기세요.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일상에서 조금씩 바꿔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할 수 있거든요. 지금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도 능동적으로 환경운동에 참여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글: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

영상: 이윤섭 에디터(yoonsub.lee@huffpost.kr), 김한강 에디터(hangang.kim@huffpost.kr), 김예진 에디터(yaejin.kim@huffpost.kr), 박사연 에디터(sayeon.park@huffpost.kr), 이수종 에디터(sujong.le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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