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역학조사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그건 완전히 터무니가 없어요.” 줄리아니가 24일(현지시각)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뉴욕시가 (이제서야) 코로나19에 대한 역학조사(contact tracing)에 착수한다는 소식에 대한 반응이었다.

″그럴 거면 암에 걸린 사람들도 전부 (접촉자를) 추적해야죠.” 줄리아니가 말했다. ”암에 걸린 사람, 심장병에 걸린 사람들도요. 비만 환자들도요.”

그의 설명은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제 말은, 코로나19 말고도 다른 많은 것들로 사람들이 죽는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그것들에 대해 전부 추적을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원래 삶이라는 건 어느 정도의 위험이 따르는 법입니다.”

루디 줄리아니가 왜 암이나 심장병이나 비만 환자들에 대해서는 하지 않느냐고 말하며 (코로나19) 역학조사를 조롱하고 있다. 솔직히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기 마련이지만 가끔은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이 사람들의 멍청함에 여전히 충격을 받는다.

모두가 알다시피 코로나19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하는 이유는 이게 전염력을 갖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암이나 심장병, 비만은 타인에게 전염되지 않으므로 역학조사가 필요하지 않다. 이건 대단한 의학적 지식이 없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얘기다.

진행자인 로라 잉그램은 이같은 줄리아니의 발언에 대해 별다른 반박이나 질문을 하지 않았다. CNN은 두 사람이 ”이같은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민주당 소속인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주지사와 역학조사 지원을 약속한 마이클 블룸버그(민주당) 전 뉴욕시장을 조롱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의학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전무한 줄리아니는 이전에도 코로나19에 관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언급들을 한 적이 있다. 그는 말라리아 치료제를 코로나19에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 권장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한 인물이기도 하다.

4월초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의하면, 줄리아니는 말라리아 치료제를 사용해 코로나19 환자들을 완치시켰다는 근거가 불분명한 주장을 하는 뉴욕의 한 가정의학과 의사 등에게서 ‘의학적 조언’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보는 폭스뉴스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일축했고, 근거가 희박한 정보들을 퍼뜨려왔다. 

일례로 잉그램 앵커는 지난주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과의 인터뷰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일으키는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를 코로나19에 비교하기도 했다.

"파우치 박사님, 백신에 관한 질문인데요. 사스(SARS)나 HIV 백신이 없어도 (문제 없이) 살아가지 않았습니까?" 잉그램 앵커의 질문이다.

"이건 다른 겁니다. HIV와는 완전히 달라요. HIV 백신은 없지만 대단히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습니다." 파우치 박사의 말이다. "사스도 다른 얘깁니다. 사스는 사라졌어요."

"(그렇다면) 코로나19도 사라질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잉그램 앵커가 다시 물었다.

"코로나19의 감염력 수준은 제가 본 것 중에 전례가 없을 정도로 높습니다. 이건 대단히 효과적으로 사람 간 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입니다. 이런 바이러스는 그냥 알아서 사라지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