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나오면 의사가 연애하고, 변호사가 나오면 변호사가 연애를 하고, 경찰이 나오면 경찰이 연애하는 것이 ‘한국 드라마’의 강점이었다. 자꾸 잘생기고 예쁜 주인공들이 서로 연애를 안 한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중화권 로맨스 드라마다. 영드가 너무 현실적이고, 일드는 정서가 안 맞고, 미드는 사랑하는 사이인 줄 알았건만 스토커여서 놀랐다면 중화권 드라마를 선택하라. 정말 사랑만 한다. 드라마당 최소 20회, 17시간 동안 주야장천 로맨스다. 요즘처럼 시간 안 갈 때 보면 좋은 드라마로 7개를 준비했다. * 해당 콘텐츠는 약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결혼까지 생각했어 / 아문불능시붕우
막장 요소 ★★★★☆ 배우 미모 ★★★★★ 심쿵 유발 ★★★★☆
“류이호 알아?”라고 친한 언니에게 물었더니 “응, 승재랑 만났던 대만 배우”라는 답이 날아왔다. 여자에겐 잘생긴 남자 레이더가 따로 있다고 했던 중학생 시절 농담이 새삼 생각이 났다. 류이호는 대만의 대표 친한파 배우다. 영화 ‘안녕, 나의 소녀’로 국내 영화 팬들의 눈도장을 찍은 후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고지용과 그의 아들 승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최근에는 ‘스트리트 푸드파이터2’ 타이베이 편 오프닝에 깜짝 등장한 바 있다.
‘결혼까지 생각했어’는 류이호의 최신작으로 소년미 넘치는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그가 마성 적인 능력남 추커환 역을 맡아 반전의 매력을 선보이는 작품이다. 대본을 보던 그가 엄마에게 너무 야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는 깜찍한 일화도 전해진다. 여주인공 저우웨이웨이 역할은 세계판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슈퍼주니어 김희철과 가상 부부로 출연했던 대만 배우 ‘곽설부’가 맡았다. 애인이 있는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로 파혼, 거짓 임신 등 막장 요소가 다분하지만 류이호 얼굴을 보면 참게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류이호 얼굴이 개연성, 두 선남선녀가 나오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설렌다!”
2 아름다웠던 우리에게 / 치아문단순적소미호
풋풋함 지수 ★★★★★ 배우 미모 ★★★★☆ 미소 유발 ★★★★★
중국 대표 청춘물로 꼽힌다. 중국은 현대물의 검열이 심한 탓에 불륜 또는 격정 로맨스 등의 내용을 다루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앞서 소개한 ‘결혼까지 생각했어’ 또한 중국 방송 시 상당 부분 삭제되었다. 청춘물이나 학원물 드라마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중에서도 ‘치아문단순적소미호’는 종합 IT 기업인 ‘텐센트’ 社의 자체 제작 드라마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방영되었으며, 무려 37억 뷰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작가인 자오첸첸의 장편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된 드라마로 여자주인공인 천샤오시가 어릴 때부터 같은 아파트에 사는 엄친아 남자 주인공 쟝천을 짝사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츤데레 스타일의 쟝천이 점차 천샤오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이 귀엽게 그려졌다. 특히 남자 주인공 호일천은 차은우와 배우 김선호를 섞어 놓은 듯한 외모로 많은 여성 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최근 주목받는 배우로 급부상 중이다.
“고등학생 시절 되돌아가는 느낌, 전반의 지루함을 견뎌내야 쟝천의 진가를 볼 수 있다.”
3 우리의 따뜻했던 시절에게 / 치아문난난적소시광
알콩달콩 지수 ★★★★☆ 배우 미모 ★★★★★ 중국 뽕 지수 ☆☆☆☆☆
‘치아문단순적소미호’의 자매 격 드라마로 자오첸첸의 다른 소설을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같은 작가의 소설로 제목은 비슷하지만, 배경 및 인물 등은 전혀 다르다. 대학 졸업을 앞둔 두 주인공의 이야기로 과학밖에 모르는 남자 주인공 구웨이이와 광고 회사 인턴인 여자 주인공 쓰투모가 한집에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치아문단순적소미호’보다 그 인기가 덜했다는 평도 있었지만, 종영일 기준 13억뷰를 달성하며 치아문 시리즈 3편인 ‘치아문첨첨적소미만’ 제작을 이끌어냈다. 잔잔하지만 두 주인공의 알콩달콩한 케미가 보는 맛을 더 하는 것이 특징. 무뚝뚝한 구웨이이가 귀엽고 발랄한 쓰투모를 만나 변화하면서 사랑에 눈을 뜨는 과정이 현실적으로 그려졌다는 평이다.
“20대, 졸업을 맞이하는 청춘의 사랑을 아름답고 귀엽게 그려냈다.”
4 친애적, 열애적
중국 뽕 지수 ★★★★★ 알콩달콩 지수 ★★★☆☆ 배우 미모 ★★★☆☆
세계 최고의 해커를 뽑는 대회인 ‘CTF(Capture The Flag)’를 소재로 했다. 남자 주인공인 한상옌은 중국 내 CTF 선수 중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로 세계 챔피언을 목표로 프로팀을 창단하는 인물이다. 여자 주인공인 탕녠은 컴퓨터 프로그래밍 과정을 이수 중인 아이큐 140의 천재로, 우연히 사촌이 운영하는 PC방에서 한상옌을 만나 첫눈에 반한다. 고군분투하는 탕녠의 모습은 첫사랑의 기억을 소환시킨다.
나이 차이가 꽤 나는 설정이지만 실제로는 한 살 밖에 나지 않은 탓인지 탕녠을 거의 초등학생으로 스타일링해 그녀의 미모를 압살시킨 것이 옥의 티다. 한상옌으로 나오는 배우 리시엔은 2012년에 데뷔했으나 2019년 ‘친애적, 열애적’으로 라이징 스타 반열에 오르며 늦깎이 빛을 보고 있는 중이다.
“중국 뽕을 견디는 것이 어려울 때는 스킵하세요.”
5 보스와의 계약결혼 / 내하보스요취아
막장 요소 ★★★★★ 배우 미모 ★★★★☆ 심쿵 유발 ★★★★☆
충격적인 전개, 식스 센스는 저리 가는 반전 스토리, 그래서인지 욕을 하면서도 끝까지 보게 된다. 거만한 대기업 오너인 링이저우가 백혈병에 걸린 신인 배우 샤린에게 골수를 이식해주는 대가로 계약 결혼을 제안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내용은 아침 드라마인데, 출연 배우들이 미니시리즈 스타. 역시나 남자 주인공으로 분한 서개빙 때문에 참고 본다는 의견이 많다. 서개빙은 중국 최고의 예술 대학으로 꼽히는 상하이희극대학에서 발레를 전공한 수재이고, 여주인공인 왕쌍 또한 무용을 전공한 탓인지 두 사람 모두 남다른 프로포션을 자랑한다. 막장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13일부터 시즌 2를 방영 중이다.
“로맨스 소설을 각색 없이 그대로 드라마화했다고 보면 된다.”
6 마이 선샤인 / 하이생소묵
연출력 ★★★★☆ 남주 직진력 ★★★★★ 여행욕 ★★★★★
‘억년수행남’ 열풍을 일으킨 드라마다. 남자주인공 캐릭터인 ‘허이천‘에게 붙여진 별칭인데, ‘억년수행남’이란 억년을 수행해야 얻을 수 있는 남자(?!)라는 뜻이다. 대체 어떤 남자길래 억년이나 투자해야 한단 말인가 싶어 보게 되면, 상하이 여행을 계획하게 될 정도다.
대학 시절 갑자기 떠나버린 여자 친구가 7년 만에 이혼녀가 되어 나타나지만, 남자 주인공인 허이천은 여전히 그녀를 사랑한다는 이야기다. 헌신적인 모습 덕분인지 허이천 역할을 맡은 배우 종한량의 인기도 높아졌다. 1995년에 데뷔에 벌써 16년 차에 접어든 배우로서 탄탄한 연기력과 여타 중국 드라마와 다른 세련된 연출력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본다.
“만약 이 세상에 그 사람이 나타난다면, 다른 사람은 그냥 아무나가 되고 마는 거지.”
7 꽃미남 로맨스 련련강호
병맛 ★★★★☆ 배우 미모 ★★★★★ 가벼움 ★★★★☆
중드의 꽃은 역시 사극. ‘련련강호’는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로 구성됐다. 명문가 규수로 자라난 여자 주인공 우성우가 궁씨 집안으로 시집을 가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남자 주인공인 궁원수의 외모에 반해 결혼하지만, 알고 보니 그 남자가 바보라는 설정이다. 이 기막힌 결혼 사기극은 병맛 코드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딱. 우성우 역의 배우 강정우가 뻔뻔하면서도 귀엽게 연기를 소화해 내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높인다.
“바보일 때가 나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