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남북정상선언 합의 11년 만에 처음으로 평양에서 남북 공동 기념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 참석을 위해 160명의 민관 방북단이 4일 정부 수송기 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
민관 방북단에는 2007년 10·4 선언을 한 당사자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도 포함됐다. 노씨는 4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평양행 항공기에 탑승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유족 대표로 방북하는 소감을 밝혔다.
유튜브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노씨는 고인이 된 노 전 대통령이 현재의 남북관계를 어떻게 평가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사실 역사적인 전환기에 접어들었다고 보인다. 정말 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가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아버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많은 분들의 노력, 문재인 대통령님의 헌신적인 노력에 아주 고마워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유족 대표로서 방북하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약간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10·4 선언에 서명한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모두 고인이 된 상황을 돌이키는 것으로 답변을 시작했다. 중간 중간 말을 고르려는 듯 짧게 멈췄다가 말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11년 전에 주역을 하셨던 두 분 모두 세상에 안 계시고, 뜻은 계속 기려야 하겠기에, 사실은 좀, 아쉽고 무거운 마음을 안고, 행사 치르러 가게 됐다.”
‘이번 방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접견이 이뤄지면, 2세간 만남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노씨는 가벼운 미소를 띠며, 세간의 호기심 어린 시선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 2세라고 이름을 붙여서 그렇지 그게 어떤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앞으로의 남북관계가 평화와 번영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두고 계속 잘 진행되어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160명으로 구성된 민관방북단은 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남북 공동 행사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를 연 뒤 6일 귀환한다. 귀환에 앞서 6일에는 노 전 대통령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소나무를 심은 중앙식물원을 참관할 예정이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해찬 대표는 4일 방북 직전 기자들과 만나 ”한 번 가서 (이 소나무를) 둘러보고, 잘 키워서 의미를 남북이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잘 관리해달라는 부탁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