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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이 세상을 떠났다. 향년 99세

여왕의 남편이라는 쉽지 않은 역할을 맡았다.

영국 왕실이 필립공을 추모했다. 
영국 왕실이 필립공을 추모했다.  ⓒ영국 왕실 홈페이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이 9일 별세했다. 향년 99.

영국 버킹엄궁은 “여왕은 사랑하는 남편인 에든버러 공작 필립공의 사망 소식을 발표하게 돼 슬프다”며 “필립공은 윈저성에서 오늘 아침 평화롭게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필립공은 영국과 영연방, 그리고 전 세계에서 대대로 사랑을 받았다”고 추모했다.

필립공은 지난 2월 킹 에드워드 7세 병원에 입원했으며, 당시 왕실은 감염증으로 치료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달 구급차로 세인트 바살러뮤 병원으로 옮겨져 심장 수술을 받은 바 있다.

그는 그리스와 덴마크의 왕자였던 아버지와 빅토리아 영국 여왕의 후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유럽 왕실은 혈연관계로 이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1939년 조지6세 부부가 해군사관학교를 시찰할 때, 군인이었던 그는 당시 13살이었던 엘리자베스2세를 처음 만났다. 둘은 이 만남 뒤 서로 호감을 갖게 됐다. 그는 해군 장교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중령으로 예편했다.

2차대전 종전 뒤 조지6세는 그와 엘라자베스2세의 결혼을 허락했고, 둘은 1947년 결혼했다. 부부의 결혼식은 <비비시>(BBC) 라디오를 통해 방송됐고 전세계적으로 2억명 가량이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자베스여왕과 필립공 결혼식 현장
엘리자베스여왕과 필립공 결혼식 현장 ⓒBettmannBettmann Archive

 

엘리자베스2세가 1952년 왕위를 이었고, 이후 여왕의 남편이라는 쉽지 않은 역할을 맡았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아내를 애칭으로 불렀지만 다른 사람과 같이 있는 자리에서는 “여왕”이라 불렀다. 공적인 자리에서는 여왕의 뒤에서 걸었다. 그는 “헌법적으로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 적도 있다. 여왕의 남편에게 부여되는 법적인 역할이 모호하기 때문에 나온 발언이다.

90살 생일을 맞아 한 <비비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내 경우는) 전례가 없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부부는 네 명의 자녀와 손자 8명 그리고 증손자 10명을 봤다. 그는 고령에도 비교적 건강했던 편이었다. 두 차례 교통사고를 낸 뒤인 지난 2019년에야 운전면허를 반납했다.

지난 2017년, 영국 왕실이 이들의 결혼 70주년을 기념하며 공개한 사진 
지난 2017년, 영국 왕실이 이들의 결혼 70주년을 기념하며 공개한 사진  ⓒ영국 왕실

 

한겨레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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