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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의혹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입수되다

[소설 '리셋' 챕터 3]

ⓒhuffpost

조광희 작가의 미발표 신작장편 ‘리셋’은 새로운 감각의 스릴러 소설로, 현직 서울시장의 요청을 받고 전임 시장이 연루된 비리를 파헤치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속도감 넘치는 필치로 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뜻하지 않은 음모에 휘말리면서 21세기 한국사회의 다양한 민낯과 부패의 심연을 들여다보게 된다. 매주 월, 수, 금 오전에 업데이트된다.

 

3

 

서연은 날렵하게 차선을 변경해 2차선의 빨간 스포츠카를 추월했다. 운동신경이 남달리 뛰어난 그녀는 움직임이 기민하면서도 단호했다. 그것은 그녀의 정신에도 영향을 미쳤다. 판단은 빠르고 결심은 확고하며 군더더기가 없었다. 남의 시선에 따라 마음이 흔들리는 법도 없었다. 동호는 내향적인 성격을 이겨내기 위해 애써 평정심을 발휘해야 할 때가 많았지만, 서연은 언제나 평온했다. 그것은 단순한 평온함이 아니라 자신감으로 무장한 평온함이었다. 그런 서연을 볼 때마다 동호는 장대 하나를 들고 고공에서 외줄타기를 하는 모험가를 떠올렸다. 서연은 전방을 주시하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갑자기 귀국한 이유가 뭐야?”

“급히 처리할 일이 생겨서.”

“그렇게 한 번 오라고 해도 오지 않더니.”

아직 응어리가 풀리지 않은 목소리였다. 서연은 동호가 미국에 가는 것까지는 찬성했다. 잠시 변호사 업무에서 손을 떼고 여력이 있다면 미국 변호사 자격을 얻어두는 것도 괜찮은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동호의 미국행이 승철의 유죄판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를 힐난했다. 서연은 그토록 감정적인 동호의 행동을 납득하기 어려웠다. 그녀가 보기에 동호는 최선을 다했다. 판결이 잘못되었다면 판사의 책임이거나 사법 시스템의 문제일 뿐, 그가 죄책감을 가질 문제가 아니다. 증명 끝. 이것이 그녀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이었다.

삼십 대의 두 남매가 낮고 느린 어조로 서로와 지인들의 안부를 묻고 확인하는 동안 승용차는 어느새 올림픽대로로 진입하여 여의도로 향하고 있었다. 동호는 여름의 기세가 짙어가는 늦은 오후의 한강 변을 바라보았다. 선유도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빗물펌프장을 절묘하게 개조하여 만든 이 공원을 좋아했다. 주말이면 자전거를 달려 공원 앞에 세워두고, 한 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는 했다. 몇 해 전 노을이 질 무렵 공원 근처의 송전탑을 바라보며 찍었던 사진은 아직도 그의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다.

서연은 한남대교를 건너 버티고개 쪽으로 달렸다. 동호가 머물 레지던스는 버티고개역 근처에 있었다. 그녀는 동호를 레지던스 입구에 내려주며 물었다.

“저녁은?”

“같이할까?”

“바로 옆에 이탈리아인이 하는 괜찮은 레스토랑이 있는데, 어때?”

“좋지.”

“그럼 짐을 풀고 6시에 봐. 위치랑 전화번호는 메시지로 찍어줄게. 나도 집에 잠시 들렀다가 갈게.”

“그래, 고마워. 이따가 봐”

동호는 1층 프런트에서 시의 직원이 전화로 알려준 대로 1212호 카드키를 받은 후 엘리베이터를 탔다. 스튜디오 형태의 레지던스는 쾌적했다. 커튼을 열자 왼편으로는 한남동으로 이어진 대로가, 오른편으로는 남산 자락의 울창한 소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뿐인 가방을 풀어 정리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샤워를 하고 반팔 티셔츠와 편안한 바지로 갈아입었다. 손목시계는 5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 잠시 눈을 감았다. 

ⓒJonGorr via Getty Images

삼십 대 후반의 레스토랑 주인은 이탈리아 억양이 뚜렷한 영어로 손님을 맞이했다. 동호가 동생의 이름을 대자 주인이 안쪽을 가리켰다. 서연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그녀는 주인과 친한 듯 자매처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아라비아따 파스타와 풍기 피자를 주문했다. 주방 안에서 우직해 보이는 이탈리아인 한 명과 한국인 한 명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형은 왜 영월로 갔어?”

“시장의 정무비서관으로 일하다가 시 공무원들하고 문제가 생겼나 봐. 잘 알잖아, 어지간해서는 안 물러서는 성격. 큰오빠는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주의를 용서할 수 없었겠지. 공무원들 일하게 만들려고 계속 시장을 푸시했는데, 공무원들이 시장에게 큰오빠에 대해 계속 불만을 표시했대. 시장이 고민하다가 공무원들 손을 들어주니까 큰오빠가 화가 많이 나서 시장이 만류하는데도 몇 달 쉬겠다고 그만두었어. 건강도 많이 안 좋아졌고. 마침 오빠 친구 중에 영월의 골짜기에 별장을 지은 사람이 있어. 작은오빠도 보면 알 거야. 현대자동차 하청회사로 돈 좀 번 친구 있잖아.”

“정진구든가?”

“응, 그 비슷한 이름. 그런데 별장이 너무 멀어서 자주 가지 못하고, 그러다 보면 관리가 안 되잖아. 그러던 차에 큰오빠가 거기 들어가서 관리도 하고 쉬기도 하기로 했어. 나도 지난봄에 한 번 친구들하고 놀러 갔어. 영월 시내에서도 한 시간, 산길로 접어들어서도 한 30분은 가야 돼. 사방 1킬로미터 내에 아무도 없을걸. 큰오빠가 원래 겁이 없잖아. 거기서 혼자 먹고 자고 해.”

서연은 파스타를 포크로 말아 올렸다.

“뉴욕은 어땠어? 애인은 생겼어?”

“애인? 뉴욕에서 동양인 남자가? 아무도 눈길도 안 주던걸. 여기서 호강했다는 것을 가서 깨달았어.”

“정신 좀 차렸구나. 참, 선우씨는 이태원에서 가끔 마주쳐. 나를 보면 뚫어지게 쳐다봐. 그러고는 눈인사만 하고 사라져. 늘 같아. 세 번 봤는데 같은 외국인이랑 다니는 것 같아. 동료인지 애인인지는 모르겠고. 은발에 키가 커. 아주 멋있던데. 오십 대 초반 같아. 그래도 오빠에 대해 물어볼 법도 한데, 전혀 묻지를 않더라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형 이야기나 더 해봐. 가보니까 뭐 하고 있던?”

서연은 엄지와 검지로 얄밉게 쥐고 있던 피자 조각을 내려놓고 얼굴을 동호에게 가까이 하더니 말했다.

“내가 보기에는 미쳐가는 것 같던데. 라캉 같은 수상한 사람들의 책을 잔뜩 책상에 쌓아놨더라고.”

“수상하다고까지 할 거 있나?”

“내가 정신과 의사잖아. 수상한 거 맞아.”

“너희들이 미국식으로 너무 약물에 의존한다는 이야기도 많던데.”

“인간은 일단 동물이고 물질이야.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이야기가 진전이 안 돼. 물론 정신이 중요하지. 하지만 그것이 물질인 뇌의 기능이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으면 안 돼. 지금 천체물리학을 해야 하는데 별자리로 점을 치면 안 되지. 그건 과학이 성숙하기 전의 소박한 내러티브들이고. 거기에서 영감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사실로 믿으면 안 되지. 그것을 바탕으로 치료하려고 하면 더욱 안 되고. 라캉이 하는 이야기는 정신에 대한 은유일 뿐이야. 뇌과학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시대에 유행했던. 21세기에 별자리를 보고 가뭄의 원인을 찾으면 망하는 거야.”

“라캉이 의사들에게 그렇게 평판이 안 좋은지는 몰랐네.”

“정신과 전공의를 뽑을 때, 면접에서 라캉 운운하면 바로 탈락이야. 과학을 지향해야 할 의사가 신화 속을 헤매고 다니면 끝이라고.”

“형한테 그런 이야기 좀 해줬어?”

“인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자기 지혜를 키워가는 것까지는 좋지. 라캉주의자가 되어 너무 매사에 적용하려고 하면 인생의 낭비가 되겠지만. 좀 읽다 말겠지 싶어서 놔뒀어. 같이 쌓여 있던 들뢰즈나 지젝은 나도 전혀 모르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라 할 말이 없고. 지금 여기의 삶과 거의 무관한 소리들이라는 것까지는 알지만. 그걸 연구하는 학자들이 불면증이나 우울증에 걸리면 나한테 와서 약을 받아 가. 그렇다고 내가 더 우월한 것은 아니지만, 학자들이 연구 대상으로 삼은 철학자가 학자의 삶을 실제로 이끌어가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됐지. 교수 임용 신청을 해놓고 결과가 궁금하면 점쟁이도 만나고 그러더라고.”

“참, 스틸녹스를 처방해줄 수 있을까. 네가 알려준 대로 가끔 잠이 안 올 때 반 알씩 먹는데, 마침 거의 떨어져서.”

“다음 주에 미리 문자하고 병원에 들러. 10정 정도 처방해줄게.”

동호는 전문가로서 건강하고 자신 있게 인생을 이끌어가는 서연을 보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명쾌하고 주저함이 없는 중추신경. 살면서 딱히 심각한 고통이나 좌절을 맛볼 기회가 없었을 텐데도 인간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쩌면 임상 경험이 직접적인 경험의 결핍을 충분히 상쇄해주었는지도 모른다. 고통 받는 인간들을 얼마나 많이 보았겠는가.

동호와 서연은 주문한 음식을 깨끗이 비우고는 디저트로 아포카토까지 나누어 먹고 일어섰다.

“오빠, 아무 때나 문자 해. 냉장고에 반찬도 있어야 할 텐데, 그것은 내가 프런트에 맡겨놓을게. 귀국 축하해. 그리고 나 이혼한 것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아서 고마워. 한국에는 그런 사람들이 너무 드물어서.”

서연은 운전석 창문을 완전히 내리고 손을 흔들었다. 동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큰길까지 차를 따라 걸었다. 큰길에서 우회전한 서연의 차가 고개를 넘어 보이지 않게 되자 손목시계를 보았다. 8시 30분까지 시장 공관으로 가려면 서둘러야 했다. 횡단보도를 건넌 후 버스를 기다렸다. 다행히 버스는 곧 도착했다.

동호가 정원이 넓은 주택 형태의 공관에 와본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시장이 2010년에 처음 당선된 후에 캠프의 팀장급 실무자들 십여 명을 초대한 적이 있었다. 정원에 줄지어 늘어놓은 식탁 위에 종류가 많지는 않았지만 뷔페식으로 음식을 차려놓았다. 즐거운 자리였기에 다들 막걸리를 제법 마셨다. 술을 입에 대지 않는 시장도 반 잔 정도 마셨지만 격의 없는 대화를 이끌어갔고, 다들 고무되어 이대로 대선까지 가자는 분위기에 이르렀다.

동호는 바로 그 정원에 앉아서 시장을 기다렸다. 공관에 근무하는 남직원이 다가왔다. 그는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있는 어느 소도시 시장이 서울을 방문했는데, 만찬이 다소 길어졌다고 알려주었다. 동호는 잠시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심드렁하게 살펴보았다. 특별한 일은 없었다. 어느 조연급 배우가 경솔한 발언으로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고 잠적했다. 밤의 정원은 덥지도 춥지도 않았다. 정원을 밝힌 은은한 등들이 흐릿한 노란색을 띠면서 차츰 식어갈 때 시장이 도착했다. 시장은 연 박사와 함께 도착하여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동호는 코코아를 마시고 있었고, 시장은 이 시간에 커피는 안 된다며 얼그레이 차를 주문했다. 연 박사는 그냥 물을 마시겠다고 했다.

ⓒeugenekeebler via Getty Images

“강 변호사, 정말 오랜만이네요. 여기는 저를 도와주는 연 박사. 서로 잘 아시지요?”

동호는 2010년 시장 선거 당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경선 행사에서 처음 인사를 한 이후로 아주 가끔 연락을 한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만났다는 이야기는 굳이 하지 않았다. 정치 컨설턴트는 크렘린 같은 음험한 존재일 거라는 막연한 추측과 달리, 동호는 연 박사가 의외로 대면하기에 편안하다는 것을 뉴욕에서 만났을 때 알았다. 시장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제가 처음 당선되기 전의 전임 시장인 민상철 의원하고도 연관되는 이야기입니다. 우면산 근처에 초대형 복합유통단지를 세우는 것과 관련하여, 인허가 비리가 의심된다는 기사를 혹시 본 적이 있으신가요?”

“들어본 것 같습니다만, 유야무야된 것 아닌가요?”

“감사원에서 강도 높은 조사도 해보았지만 인허가 절차를 깔끔하게 진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담당 공무원 두 명이 각각 3개월 정직 처분을 받고 일단락되었지요. 그런데 그 후에도 감사원이 로비를 받고 덮었다, 검찰이 제보를 받고 살펴보다가 묻어두었다는 등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2014년에 재선된 후 시에서도 조사를 해보았는데 뚜렷한 물증은 없고 다들 쉬쉬하니 제대로 진전이 안 되었죠.”

“그런데 새로운 정보가 입수된 거군요.”

“메일에 적은 것처럼 그 사업을 추진했던 부동산 개발 회사의 예전 전무가 비서실장을 찾아왔습니다. 원래 건축 허가가 날 수 없는데, 그것이 어떤 경위로 그렇게 된 것인지 알려주겠다는 겁니다. 전임 시장과 부동산 개발 회사 회장이 모종의 거래를 했다는 말이지요. 비서실장에게 말하기를, 자기가 어렵지만 진실을 밝히려 한다는 겁니다. 다만 자기도 서울시와 연관된 사업을 하나 준비 중인데 행정상 편의를 좀 봐달라는 겁니다. 시에서 심의를 신속하게 통과시켜준다는 확신만 있으면 양재동의 어느 부동산을 매입하여 개발할 생각인 모양입니다. 자기주장으로는 불법도 아니고 다만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행해주겠다는 약속만 해달라는 것인데, 아무리 그래도 요즘 세상에 그런 것을 어떻게 보증합니까?”

“그렇지요.”

동호의 대답을 받아서 연 박사도 한마디 거들었다.

“아무튼, 무슨 일이 있는지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전임 시장이 더 이상 정치를 못 하게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대로 두면 보수의 아이콘이 되어 대선에서도 유력한 후보가 될 텐데, 그건 아니죠.”

동호는 잠시 고 시장이 다가올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 생각했다. ‘2017년 겨울에 대선이 있고 임기는 2018년 봄까지이니 중간에 시장직을 사퇴해야 하는데, 정치적 부담이 좀 있겠군. 물론 경선 때까지 사퇴를 미루다가 경선에서 승리한 후 그만둔다면 너무 무리하는 것은 아닐 테지.’ 동호는 망설이다가 말을 꺼냈다.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혹시 2017년에 출마하시는지요?”

시장은 바로 대답하지 않고 연 박사를 쳐다보았다. 연 박사가 대신 대답했다.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시장님의 당내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경선에서 이기기가 어렵습니다. 그것을 극복하려면 지지율을 더 끌어올려야 합니다. 제 계산으로는 대선 후보로서의 지지율이 10퍼센트 중반 대는 되어야 그때부터 준비가 가시화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너무 유동적입니다. 시장 연임을 통해 꾸준히 세력 확대를 꾀하는 것이 정석인데, 그렇게 세월만 보낸다고 일이 되는 것도 아니고. 몇 가지 이벤트를 통해 지지율을 좀 흔들어보아야 하는 겁니다. 눈에 띄는 프로젝트도 좀 하고. 물론 이 사건이 잘 파헤쳐지면 고 시장님의 공로가 될 수도 있겠지요.”

시장은 묵묵히 듣다가 다소 불쾌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런 전략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선거는 나중 일이고요. 일단 비리 의혹이 있고 그것을 밝힐 사람이 저밖에 없다면 해보는 것이 시민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도와주시겠습니까?”

“알겠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시작해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해야 할지 막막하네요.”

“관련된 방대한 서류를 모두 피디에프 파일로 만들어 일단 전달해드리지요. 2만 페이지 정도 된다고 합니다. 믿을 만한 직원 한 사람 소개해드릴 테니 그 사람에게 파일을 전달받으세요. 서류 보시다가 궁금한 사항은 수시로 물어보시고, 추가 자료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요청하세요.”

“알겠습니다.”

“형님은 영월에 계시다면서요? 서울에 올라오면 제게 연락 좀 하라고 하세요. 그 친구 참, 성질머리하고는.”

동호는 일어나서 시장과 연 박사에게 인사를 했다. 시장은 연 박사를 가리키며 말했다.

“꼭 중요한 일이 있으시면 제게 전화를 하시거나 메시지를 보내셔도 좋습니다만, 중간중간 전략적 판단이 필요할 때에는 연 박사와 상의하세요. 방금 말씀드린 직원 연락처는 비서실장이 메시지로 보내놓을 겁니다. 아, 그리고 그 전무가 비서실장에게 이 건에 어느 화랑이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답니다.”

“어느 화랑인지는?”

“그런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동호는 공관에서 나와 골목길을 걸었다. 전신주 너머로 샛별이 달의 한 뼘 아래서 또렷이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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