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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인사들이 이제서야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20.07.01 15:42
  • 수정 2020.07.01 15:4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왔다. ⓒASSOCIATED PRESS

″이 간단하고도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실천이 안타깝게도 정치적 논쟁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트럼프를 지지하면 마스크를 쓰지 않고, 트럼프에 반대하면 마스크를 쓴다는 겁니다.”

미국 공화당 소속인 러마 알렉산더(테네시) 상원의원이 6월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요청하며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상당한 지지자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대통령(의 행동)을 따를 거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이 정치적 논쟁을 끝낼 수 있을 겁니다.”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가 이날 소집된 회의에서 덧붙였다.

″마스크를 쓰는 문제를 놓고 친(親)트럼프나 반(反)트럼프냐 하는 정치적 논쟁이 계속되도록 내버려두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달려있습니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을 발표하자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이 주 의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롤리, 노스캐롤라이나주. 2020년 6월26일.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의무화' 지침을 발표하자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이 주 의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롤리, 노스캐롤라이나주. 2020년 6월26일. ⓒASSOCIATED PRESS

 

알렉산더 의원의 호소는 전 세계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왔고, 여전히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음에도 대통령을 비롯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있는 미국의 현재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AP는 공화당 주요 인사들이 이제서야 마스크 착용을 시민들에게 권고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최근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남부 지역 등을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들 중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이겼던 주(파란색)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이겼던 주(빨간색)가 각각 차지하는 비율.
미국 전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들 중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이겼던 주(파란색)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이겼던 주(빨간색)가 각각 차지하는 비율. ⓒAP
미국 전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에서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주(파란색)와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주(빨간색)이 각각 차지하는 비율.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주에서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전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에서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주(파란색)와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주(빨간색)이 각각 차지하는 비율.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주에서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P

 

실제로 AP가 최근 확진자 통계를 분석해봤더니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던 주에서 최근 신규 확진자의 75%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개월 동안 공화당 소속인 몇몇 주지사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왔다. 봉쇄 조치를 주저했고, 조치의 수위를 낮추고, 경제활동 재개를 성급하게 추진한 것이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넬(켄터키)은 ”마스크를 쓰세요. 복잡한 게 아닙니다”라고 말했고, 밋 롬니 상원의원(공화당, 유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면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석상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최근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고, 자신도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한 행사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 2020년 6월30일.
한 행사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 2020년 6월30일. ⓒASSOCIATED PRESS

 

친트럼프 성향으로 유명한 폭스뉴스도 거들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보는 ‘폭스 앤 프렌즈’의 공동 진행자 스티브 두시는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케빈 메카시 의원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더 자주 마스크를 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어떠한 부정적인 면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자 매카시 의원도 ”(성조기 색상인) 빨간색, 하얀색, 파란색 마스크로 우리 모두가 애국심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넬이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0년 6월30일.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넬이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0년 6월30일. ⓒASSOCIATED PRESS

 

그동안 공개 석상에서 한 번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의 이같은 조언을 들을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에 대한 ‘반대’ 의사를 보여주기 위해 마스크를 쓰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침을 수정해 지난 4월 전 국민에게 마스크 착용 권고 지침을 내린 그 순간에도 자신은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써도 된다. 꼭 써야 하는 건 아니다. 나는 쓰지 않기로 했다. (쓰는 게) 좋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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