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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1주기를 맞아 팬들이 광화문에 추모광고를 게재했다 (설리 팬 인터뷰)

‘아기 설리, 잘 자 사랑해’

광화문역에 게재된 설리 추모 광고
광화문역에 게재된 설리 추모 광고 ⓒ설리 서포터즈

 

설리를 기억하는 사람들

설리가 세상을 떠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설리 서포터즈’에서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내부 2번 출구 방향에 설리를 추모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는 지난 9월 15일부터 1주기 다음 날인 10월 15일까지 게재된다.

활짝 웃는 설리의 사진과 함께 ‘아기 설리 잘 자 사랑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문구는 배우 구혜선이 인스타를 통해 설리를 추모하며 올렸던 문구다. 설리 서포터즈는 구혜선 측에 문구 사용 허가를 받고 광고에 사용했다. 

설리 서포터즈에서는 이번 광고를 약 6개월 전부터 준비했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오래 설리를 기억할 수 있을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있을까’를 생각하다 추모 광고를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광고를 위해 총 4명이 머리를 맞댔다.  

설리 팬 커뮤니티가 따로 없어 생전 설리가 종종 들어와 소통하던 ‘고독한 설리방’에서 인원을 모았다. 그들은 간단하지만 의미가 있는 설리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직접 디자인한 뱃지를 판매해 이번 광고 비용을 모금을 받았다.  

‘girls supporting girls'(여자가 여자를 돕는다)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설리
‘girls supporting girls'(여자가 여자를 돕는다)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설리 ⓒ설리 인스타 계정 @jelly_jilli
팬이 디자인한 설리 뱃지
팬이 디자인한 설리 뱃지 ⓒ설리 서포터즈

팬이 직접 디자인한 뱃지는 두가지로 디자인됐다. 하나는 생전 설리가 목소리 내주었던 여성인권에 대한 뱃지다. 설리가 입었던 티셔츠의 문구인  ‘girls supporting girls’(여자는 여자가 돕는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또 다른 뱃지는 설리의 처음이자 마지막 팬미팅 속 모습으로 제작해 그의 팬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설리의 팬미팅 모습을 담은 뱃지
설리의 팬미팅 모습을 담은 뱃지 ⓒ설리 서포터즈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팬들이 관심을 보냈다.

설리 서포터즈는 해외 팬들의 모금 참여 문의도 많이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적인 업체가 아닌 개인 계좌이기 때문에 아쉽지만 해외 송금이 해결되지 않은 팬들의 모금은 받지 못했다.

모금 이외에 설리의 국내외 팬들은 SNS로도 이번 광고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설리 서포터즈는 이번 광고 진행에 국내외 많은 설리 팬들이 보내준 관심에 감사를 표하며,  ”해외 팬들도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었는데 광고를 서울에만 게시하게 되어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설리를 기억하기 위해 팬들은 트위터에서 ‘#Remember_sulli’와 ‘#사랑하는_설리에게_복숭이가’ 해시태그를 달아 그를 추모하는 글과 사진을 올리고 있다. 

설리 서포터즈는 광고를 진행하고 남은 금액은 ‘굿네이버스’에 기부해 국내 여아를 후원하는 데 사용했다. 

 

팬들에게 다정하고 사랑 넘치는 스타

″설리가 그룹을 탈퇴하고 열애설이 터져 모두가 그에게 등을 돌린 15년도, 설리의 팬이 되었습니다. 모두가 손가락질하고 가십거리로 삼는 설리에게 아직 너의 편이 남아있다고 소리 내주고 싶었습니다”고 설리 서포터즈의 한 멤버는 전했다. 

설리 팬들이 설리를 사랑한 만큼 설리도 팬들에게 다정한 스타였다.

″설리는 대중에게는 당당한 여성이자 어쩔 땐 막무가내처럼 보이는 스타였어도 제가 생각하는 설리는 누구보다 팬들을 소중히 생각해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설리 인스타를 보면 복숭이(설리의 팬들을 지칭하는 애칭)들에게 사랑을 표현한 게시글이 종종 있습니다”고 한 설리 팬은 말했다.

설리는 생전 인스타에서 팬들이 게재한 설리의 생일 광고를 직접 인증하는 글, 팬들이 보낸 촬영 응원 선물을 인증하는 게시물 등을 올리며 팬들에게 감사하기를 잊지 않았다. 

‘복숭이들 오늘도 추운데 와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내 팬들 짱져아’

-‘진리상점’ 행사에 참여한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한 설리 인스타 

 

‘설리의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이었을 뿐’

너무 특별하게 밝고, 사랑 넘치고, 당당해 보이던 그였기에 대중과 언론은 어쩌면 더 쉽게 날 선 칼날을 들이댄 건지도 모른다.

″설리는 대중에게 상처받은 티를 내지 않았어요. 겉으로 더 당당하게 행동하면서 오히려 방어적으로 구는, 속이 여린 사람이었습니다. 대중과 언론은 설리의 그런 모습은 보지 않고 자극적인 글만 퍼나르고 관심을 주었지만요.” 한 팬의 말이다.

설리 팬들은 얼마 전 MBC에서 방영된 설리의 사생활이 담긴 다큐멘터리와 언론의 태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전했다.

″저는 이번 광고를 진행하면서 사람들이 생각보다 1주기에 관심 없다는 걸 알았어요. 설리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된 사실보다 설리의 생전 사생활이 담긴 다큐가 더 이슈를 끄는 걸 보고, 사람들은 참 자극적인 거만 좋아하는구나 싶더라고요.” 

″다 똑같이 생각하겠지만 언론이나 대중이 설리를 가십거리로만 삼은 점, 돈벌이로만 이용한 점이 가장 화가 나요. 지금 돌이켜보면 기사로 쓰인 모든 게 설리의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이었을 뿐인데요.”

″많은 사람들이 생전 설리에게 줬던 관심을 조금이라도 그를 추모하고 기억하는데 줬으면 좋겠어요.”

 

너무나 그리운 설리

설리가 세상을 떠났다는 슬픔을 잊기에 1년이라는 시간은 너무나 짧다. 

″저는 지금 이 순간도 보고 싶고 그립고 슬퍼서 설리와 관련된 건 일부러라도 안보고 있어요. 포토북이라든가 영상이라든가…. 좀 괜찮아지면 다시 차근히 볼 수 있겠죠.” 한 팬의 솔직한 심정이다.  

어떤 팬은 같은 슬픔의 무게를 공유하는 설리의 다른 팬들에게도 따듯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설리 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다들 너무 죄책감 갖지 말자는 거예요. 우리가 지켜주지 못했다고 자책하는 분들이 많은데 다들 너무 죄책감 가지지 마시길.”

아름답고, 재능 넘치고, 다정하고, 당당했던 설리를 기억하고 추모한다. 

아래는 설리의 첫 솔로 싱글앨범이자 직접 작사에 참여한 ‘고블린’ 뮤비다. 

아직도 설리가 우리 곁에 없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지만,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가 남긴 빛나는 무대와 작품, 그가 보여준 용기를 보며 고마운 마음을 가지는 것뿐이다. 그로부터 시작된 선한 영향력이 계속되길 바란다.

 

#Remember_sulli 

#사랑하는_설리에게_복숭이가 

안정윤 에디터: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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