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사는 던컨 롭은 록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열성 팬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레드 핫 칠리 페퍼스가 두 달 뒤 아일랜드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듣고 곧바로 티켓 두 장을 구매했다. 자신의 팬심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로맨틱한 밸런타인데이 선물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티켓도 저렴했다. 좋은 자리였는데도 불구하고 장당 30파운드(약 4만4천원)에 표를 구매할 수 있었다. 아일랜드로 가는 비행기 표를 구매해야 했지만, 콘서트 표가 저렴했으니 어쨌든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한 달 뒤에서야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토리풀에 따르면 롭의 여자친구는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레드 핫 칠리 페퍼스 공연에 대한 정보를 전혀 찾을 수 없다며 남자친구에게 콘서트 일정을 확인해보라고 했다. 그제야 두 사람은 레드 핫 칠리 페퍼스가 아니라 레드 핫 칠리 파이퍼스의 콘서트 표를 구매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레드 핫 칠리 파이퍼스는 아일랜드의 백파이프 밴드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두 사람은 결국 지난 2월 10일 레드 핫 칠리 파이퍼스의 공연을 보러 갔다고 한다.
롭은 스토리풀에 ”그저 웃어넘길 수밖에 없었다. 달리 할 게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콘서트장에 도착해서가 아니라 콘서트가 열리기 3일 전에 깨달았다는 사실이다.”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레드 핫 칠리 파이퍼스를 레드 핫 칠리 페퍼스로 착각하는 경우는 그리 드문일이 아니라고 한다. 레드 핫 칠리 파이퍼스의 매니저인 더글러스 길레스피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광고할 때부터 조심하려고 한다. 모든 사진에 킬트와 백파이프 사진을 넣는다.”라며 ”우리는 절대 레드 핫 칠리 페퍼스 행세를 하지 않는다. 그들을 너무 존경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