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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여, 안녕

"난 내 나름대로 좀 더 나은 인간이 되어보려고 노력하는 것일 수 있어."

ⓒcoffeekai via Getty Images

* 필자 케이티 버튼은 전 변호사이자 긍정적인 인간이다.

 

페이스북에게,

당신과 이별하고자 해. 그래서 몇 자 적어보는 거야.

내 기분도 사실 좀 찜찜한 건 사실이야. 벌써 10년 동안이나 절친처럼 지내왔잖아? 이렇게 헤어지는 게 당신에게 큰 상처라는 걸 알지만 - 당신이 수차례 상기시켜줬잖아? - 하지만 어쩔 수 없어. 가장 친한 친구도 언젠가는 갈라서게 된다는 걸 당신도 잘 알 거야.

좋은 시간, 재미있는 시간도 물론 있었지. 우린 옛 지인들이 공유한 그들의 일상을 보며 비판을 쏟아부었지. 특히 기혼자나 해외에 있는 사람일 경우엔 더 말이야. 한 번은 내 룸메이트가 자기 페이스북을 켜놓은 채 외출한 적이 있지. 그녀가 가입한 페티쉬 그룹 친구들에게 저질 문자를 보내달라고 장난친 것 기억나? 그런가 하면,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내가 겪었던 모든 일을 당신과 공유한 때도 있지. 공유하면 안 될 것까지 몽땅 말이야. 재미도 있었어. 당신을 믿었거든. 그런데 요즘은 당신의 소통 상대가 누군지 조차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야. 물론 당신이 남의 비밀을 잘 간직할 줄 안다고 믿은 적은 없지만 말이야. 

그러나 그게 가장 큰 문제는 아니야. 더 중요한 건 서로 바라는 게 다르다는 점이야. 난 이제 동창이든 나보다 비키니를 더 멋지게 입는 사람이든, 거의 모든 지인을 잊고 싶어. 언젠가는 나도 통통한 아기를 낳을 거야. 그런데 그런 아이에 대해 당신이 아예 몰랐으면 바래. 어쩌면, 난 내 나름대로 좀 더 나은 인간이 되어보려고 노력하는 것일 수 있어.

반면에 당신은 어른이 되려면 멀었어. 까놓고 말해볼까? 당신에겐 남에게 너무 기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야. 내가 뭘 읽고 있는지 뭘 보고 있는지, 늘 궁금해하잖아. 그것뿐인가. 내가 읽고 본 것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는지까지 궁금해하잖아. 당신은 내가 뭘 샀는지도 꼭 알고 싶어 해. 그리곤 내가 방금 산 물건과 거의 똑같은 물건을 내게 소개하며 또 사지 않겠냐고 묻곤 하지. 솔직히, 그건 좀 지나쳤어. 당신의 관심사가 오로지 돈인 것처럼 보이잖아.

게다가 당신 말이야, 요즘 좀 역겨운 인간들과 너무 가깝게 지내는 것 같아. 당신의 가치 기준이 무척 낮아진 탓일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당신은 지금 그 친구들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거야. 당신은 그 친구들을 대단하게 여기는 것 같은데, 그들 때문에 너무 많이 바뀌었어.

그래서 당신과의 이별을 결심했어. 다시 연락하려고 하지 마. 깔끔하게 갈라서는 게 서로를 위해 좋으니까.

그럼, 안녕.

케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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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프포스트UK의 글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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