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숨기거나 거짓말하는 사람은 무슨 생각일까? (분석)

낙인의 두려움, 부끄러움, 재정 문제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주위에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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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

만약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우선 나와 다른 사람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따라야 할 지침을 지켜야 한다. 접촉했거나 접촉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확진 받은 사실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 개인적인 연락도 중요하지만 역학 조사관에게 자세히 동선과 만난 사람을 말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인천의 학원 강사가 직업을 속여 코로나19가 확산한 사례, 코로나19 확진 받은 목사 부부가 제주도 온천을 다녀온 사실을 숨긴 사례,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지만 이를 부인하는 사례 등 많은 사람이 동선을 숨기거나 거짓말을 해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대체 왜 이런 거짓말을 하는 걸까?

캘리포니아주 엔키니타스의 결혼 및 가족 테라피스트인 베키 스투엠피그은 ”코로나19는 전염성이 높고 치명적이기에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바이러스는 ‘보이지 않는 적’으로 불렸던 점을 언급하며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음으로써 무고한 생명이 위험에 처하게 돼 지역사회 전체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각보다 많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다른 사람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까지 몇 시간이나 며칠을 기다리거나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

개인마다 확진 받은 사실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왜 침묵하거나 거짓말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스투엠피그와 다른 행동 전문가들은 공통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은 매우 큰 감정을 소모한다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 충격과 불신, 분노, 불확실성, 죄책감, 부끄러움, 혼란, 공포, 슬픔, 미래에 대한 걱정, 가족 걱정 등 다양한 감정 파동을 경험하게 된다”고 스투엠피그는 말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 중 무증상자는 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이런 부정적인 여러 감정을 느낄 때, 사람은 현실을 회피하고 싶어 하고 옳은 판단을 하기 힘들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정상적인 반응이다. 때로는 이런 행동이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 걸 알면서도 회피하고 싶은 감정이 너무 커 유혹에 빠진다.

오하이오 주립 웩스너 메디컬 센터의 이사회 인증 공인 신경심리학자 로라 복슬리는 ”초기에는 누구나 혼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건강과 주변 사람의 건강을 보호하려면 솔직히 말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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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의 두려움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알리면 부정적인 이미지로 낙인될까 두려운 마음이 크고,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할지 두려운 마음에 확진 사실을 알리기 망설인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부주의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자기 자신만 탓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고 애틀랜타의 임상심리학자 자이나브 델라왈라가 말했다. ”마스크 쓰기 등 코로나19에 필요한 예방 조치를 해 온 사람이라도 자신의 행동이나 동선에 대해 다른 사람이나 사회가 혹독하게 평가하고 비난할까 봐 다른 사람에게 확진 사실을 알리길 꺼릴 수 있다”

개인이 공중보건 지침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도 완벽하기란 불가능하다. 예상 못 한 위험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속, 내 행동과 동선이 다른 사람에게 평가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스크는 제대로 착용했는지, 손을 얼마나 자주 씻는지, 다른 사람과 만날 때 어디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재택 근무 중인지 등 예전보다 훨씬 신경 써야 하는 일이 많아졌다.

스투엠피그는 ”뉴스나 소셜 미디어와 같은 공개 포럼에서 온종일 조금만 잘못해도 그 행동이 심도 있게 평가되고 토론된다”고 말했다. ”아예 신경을 안쓴다면 모를까, 다른 사람에게 평가받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는 게 정상이고 때로는 버거울 수 있다”

코로나19에 확진 받는 사람은 뭔가 잘못된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스투엠피그는 말했다.

″모든 예방 수칙을 지켜도 여전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그럴수록 코로나19를 둘러싼 편견과 공포를 더 부추길 뿐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 대부분 이런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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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감정

로스엔젤레스의 공인 결혼 및 가족 테라피스트인 사니야 마요는 ”코로나19에 확진되면 바이러스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을 자신과 연관 짓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위험하고, 해롭다고 생각하며 비관할 수 있다”

‘대중의 감시’도 큰 스트레스를 준다. 예방 수칙을 잘 따랐는데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되면 동선이 공개되어 비난받는 경우가 많다.

″불행히도 코로나19 확진자는 비난을 받고 편견과 싸워야 한다”고 스투엠피그는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적으로 갈수록 이런 편견이 슬프게도 우리의 정신과 신체 건강에도 지속해서 영향을 미친다. 이미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 불안, 우울, 고립을 더 심화할 수 있다”

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이 부끄럽고 다른 사람도 위험에 노출했을 수 있다는 사실에 당황하는 게 정상이라고 복슬리는 말했다. 하지만 솔직하게 확진받은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는 게 더 큰 위험을 막고 순간의 부끄러운 감정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숨겼는데, 나중에 알려지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더 안좋아질 뿐이다”

코로나19 확진자에 관한 편견을 깨기 위해 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 중에도 여전히 이웃과 친구들에게 연락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확진 받은 사람에게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면 다시 만나자는 말로 희망을 주는 거다”라고 스투엠피그는 말했다.

재정 문제

재택근무가 불가능하거나 아플 때 쉴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일을 하루만 쉬어도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이유로 확진을 받고도 일을 하는 사람이 있어 큰 문제가 됐다.

″많은 사람이 직장으로 돌아가거나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고 스투엠피그는 말했다. ”확진 받은 후 일을 쉬어야 할 때 당장 먹고 살 수 있는 재원이 없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 무증상자는 더욱 일을 쉬기 싫을 수 있다. 아프지 않기에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자각을 못 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나 개인 고용주들은 좀 더 유연한 근무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고, 직원이 아플 때 병가를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하거나 재택근무를 고려해야 한다.

”기업은 직원이 확진을 받으면 적절한 휴직 시간과 병가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직원들이 실직할 염려 없이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비밀리에 공유할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을 확립해야 한다”고 스투엠피그는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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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의 유혹

속담에도 있듯이 ‘무지는 행복’하므로 인간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 자신도 모르게 무지한 상태로 후퇴하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인간은 누구나 현실을 회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에도 이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현실을 무시하고 일상을 보내고 싶어 한다. 무증상자의 경우 아프지 않아 더욱 이런 경향을 보인다”고 복슬리는 말했다.

″하지만 본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옳은 선택을 해야 한다”

잘못된 정보에 노출

소셜미디어 등에 코로나19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넘쳐난다. 이런 가짜 정보에 노출되면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는 옳고 그른 코로나19 정보를 구별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복슬리는 지적했다. ”코로나19는 전문가도 아직 실시간으로 연구 중인 복잡한 질병이다”

스투엠피그는 ”지도자나 유명인이 코로나19를 확진 받을 때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그 후 적절한 조치를 논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배우 톰 행크스와 리타 윌슨이 코로나19 확진을 스스로 발표한 것을 언급했다. ”많은 유명 배우, 운동선수, 음악가, 정부 지도자들이 확진 받은 경험이 공개되어 코로나19를 둘러싼 편견과 잘못된 정보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이 더 공개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들려줄수록 우리는 이 병을 더 이해하고 지지를 보낼 거다. 이 병을 이해할수록 오해와 편견도 줄어든다”고 스투엠피그는 말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