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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쾌적하게 축구를 즐길 권리와 애지중지 키운 잔디가 우선" 대전에서 '2022 싸이 흠뻑쇼'가 개최되지 않는 이유

누구를 위한 흠뻑쇼인가...

싸이.
싸이. ⓒ싸이 인스타그램/뉴스1

가수 싸이의 ‘흠뻑쇼 2022’가 회당 300톤 가량의 식수를 사용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가 해당 콘서트를 개최하지 않기로 한 이유가 밝혀졌다. 

21일 스포츠니어스의 보도에 따르면 싸이의 ‘흠뻑쇼’를 정중하게 거절한 것은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위탁 운영 중인 하나금융그룹 측이었다. 

대전월드컵경기장은 코로나 19로 공연이 중단되기 직전인 2019년까지 ‘흠뻑쇼’가 열린 장소였기에 더욱 의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결정이었으나, 구단 관계자는 경기장 대관을 통해 얻을 수익보다 경기장의 환경과 ”시민들이 쾌적하게 축구를 즐길 권리”, 그리고 선수들의 부상 염려에 초점을 맞추며 과거와 다른 결정을 내렸다. 

구단 관계자는 ″‘흠뻑쇼’를 준비하려면 그라운드에 크레인이 들어와 무대를 설치한다. 그러면 잔디가 다 죽는다. 거기에 수만 명이 그라운드에서 공연을 보며 뛴다. 물인지 음료수인지 맥주인지를 다 흘린다. 수백 톤의 물이 쏟아져 도저히 잔디가 살 수 없다”며 “2019년 ‘흠뻑쇼’ 이후 여파가 너무 컸다”고 설명했다.

2019년 흠뻑쇼 이후 망가진 대전월드컵경기장의 잔디.
2019년 흠뻑쇼 이후 망가진 대전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온라인 커뮤니티

이어 관계자는 “애지중지 키워놓은 잔디가 한 순간에 다 죽었다. 공연 제작사 측에서는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권리’를 이야기하지만 기본적으로 이곳은 ‘축구장’이다. 우리는 시민들이 이 경기장에서 쾌적하게 축구를 즐길 권리를 찾아드려야 한다. 선수 한 명 몸값이 수 억 원을 호가하는데 망가진 잔디에서 뛰다가 부상을 당하면 그건 온전히 구단에 손해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실제로 하나금융그룹은 싸이의 공연 이후 경기장 내 잔디 보수 공사를 위해 13억 원을 투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19년 흠뻑쇼 이후 대전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사진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화질이 깨진 사진 속에서도 훼손된 잔디의 모습은 선명했다. 누리꾼들은 ”저럴 정도면 공연 기획사 측에서 배상을 해줘야지” ”흠뻑쇼가 대체 뭐길래”라는 반응을 보였다.

싸이의 ‘흠뻑쇼’는 7월 9일부터 8월 20일까지 7주의 기간 동안 인천, 서울, 수원, 강릉, 여수, 대구, 부산 등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흠뻑쇼’는 최악의 가뭄 기간 동안 지나치게 많은 양의 물을 낭비한다는 비판과 함께 코로나 19 감염 예방에 취약할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나 예정대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문혜준 기자: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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