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차관의 ‘과잉 의전’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번 사태가 현장 취재진 갑질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명되긴 했지만 차관 역시 기자의 과한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며 법무부 직원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차관을 비판하던 정치인들의 과거 ‘과잉 의전’이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홍준표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8일 오전 ”국민은 비 오는 날 이렇게 모시고 가는 겁니다”라며 노인과 우산을 함께 쓰고 가는 자신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우산은 홍준표 의원이 직접 들었다. 법무부 차관의 ‘황제 우산’과는 완벽하게 대비되는 모습에 팔로워들의 박수가 쏟아졌지만, 홍 의원의 과거 ‘과잉 의전’이 알려지면서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홍 의원의 경우, 지난 2017년 ‘황제 장화’ 논란이 있었다.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 의원은 충청북도 청주의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았는데 홍 의원은 현장 관계자들의 도움을 받아 장화를 신고 벗었다. 도시락을 먹기 위해 돗자리를 펼 때도 홍 의원은 손도 까딱하지 않았다. 누군가 돗자리를 펼쳐줄 때까지 멀뚱하게 서있을 뿐이었다.
법무부 차관 비판 대열에 합류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한 때 ‘의전왕’으로 불렸다. 황 전 총리는 ”북한인가? 눈을 의심했다”라며 법무부 차관을 비판했는데, 그는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과잉 의전’ 장면을 여러번 연출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당시 황교안 총리의 관용차는 서울역 내 플랫폼까지 진출했고, 그보다 앞선 2015년에는 노인들이 사용하는 복지관의 엘리베이터를 막아 황 총리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야당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과거 사진도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속 추 전 장관은 비 오는 날 혼자만 우산을 쓰지 않고 있다. 추 전 장관 옆으로는 우산을 씌워주기 위해 뛰어오는 한 남성이 눈에 띈다.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비가 올 때 우리는 우산을 직접 든다. 누가 씌워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추미애 전 장관의 태도는 아주 많이 어색하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이낙연 의원은 ‘과잉 의전’ 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 잘못된 홍보로 역풍을 맞았다.
지난 29일 이낙연 캠프는 우산을 직접 든 이낙연 의원의 사진을 배포했다. 이 의원은 과잉 의전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던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이 의원을 향해 ‘그럴 거면 혼자 써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의원이 바로 옆에서 함께 걷고 있는 이장섭 민주당 의원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