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평범한 경찰인 줄 알았던 프로파일러 권일용의 아내가 그의 직업을 눈치채게 된 건 시신이 부패한 냄새 때문이었다.
14일 방송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프로파일러 권일용이 막내 경찰시절 스승님이자 선배였던 반장을 찾기 위해 출연했다. 이날 그는 프로파일러로서 가족에게 늘 미안했었다고 고백했다.
유독 결혼기념일, 아이들 생일 등 기념일마다 압수수색이 겹쳐서 함께하지 못했던 상황이 많았던 탓이다. 권일용은 정남규 압수수색날도 결혼기념일이었다고 밝히며 ”아내에게 ‘정말 맛있는 점심을 사줄게’라고 철석같이 약속해놓고 갑자기 압수수색을 가게 됐다. 좀 화가 났었다”고 말했다.
특히나 권일용의 아내는 남편이 그저 경찰인 줄만 알고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몰랐던 상황. 하지만 이내 사건 현장에 다녀온 후 몸에 남는 부패한 시신 냄새 등으로 자신의 일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시신이 부패하면 온몸에 머리에 너무 냄새가 밴다. 나는 익숙해져서 모르는데 너무 심한 냄새가 나니까 주변 사람들이 놀란다”라면서 ”보통 새벽에 집에 들어가니까 가자마자 문 앞에서 옷을 벗어 둘둘 말아 세탁기에 옷을 넣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아내가 ‘옷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이러면서 조금씩 눈치를 챘다. 아내가 ‘아 험한 현장을 갔다 왔구나’하고 (짐작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심지어 아이들도 장마철에 폭우가 쏟아지면 엄마에게 ‘아빠 괜찮을까?’걱정부터 했다”며 ”어릴 때 있어 주지도 못하고 아이들에게 걱정만 끼치고 살았다”라고 미안함을 표출했다. 그러나 그는 ”(일상이)그것이 희생되더라도 더 나쁜 놈들과 싸우고 있다는 위안을 하고 살았다”면서도 ”가족들과의 시간은 없어진 시간이다”고 아쉬워했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