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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영국 왕실 최초로 에이즈 환자와 '맨손 악수'를 나누며 잘못된 사회적 편견을 깨는 데 앞장섰다 (사진)

80년대에는 여전히 에이즈가 단순 사람 간의 접촉에 의해 전파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존재했다.

1987년 에이즈 환자와 악수하는 다이애나 왕세자비 
1987년 에이즈 환자와 악수하는 다이애나 왕세자비  ⓒAnwar Hussein via Getty Images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80년대 세상이 에이즈와 HIV(인간의 몸 안에 살면서 면역기능을 파괴하는 바이러스로, 에이즈를 일으킨다) 환자에 대한 편견을 깨도록 적극 앞장선 인물이다.

80년대에는 에이즈가 단순 사람 간의 접촉에 의해 전파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존재했다.

1987년 다이애나는 자발적으로 런던의 병원에 방문해 에이즈/HIV 환자를 만나겠다고 나섰다. 영국 왕실에서 이런 움직임을 보인 건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처음이었다. 

 

1991년 에이즈 환자와 악수하는 다이애나 왕세자비 
1991년 에이즈 환자와 악수하는 다이애나 왕세자비  ⓒTim Graham via Getty Images

 

에이즈 환자들 중에는 가족도 전염될까 봐 두려워 만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편견으로 많은 에이즈 환자들이 쓸쓸하게 세상을 떠났다. 당시 ‘성소수자만 에이즈에 걸린다’는 잘못된 소문이 돌며 성소수자를 향한 편견도 더 심해졌다. 80년 대에는 에이즈 환자를 위한 치료법이나 약이 전혀 없었다. 

핑크뉴스에 따르면 런던의 에이즈 전문 병원에 입원 중이던 12명의 에이즈/HIV 환자들 모두 처음에는 다이애나를 만나길 꺼려 했다. 이들은 다이애나를 만난 후 오히려 여론이 나빠질까 봐 이 만남을 피하려 했다. 

다이애나는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한 남성 환자가 그를 만나기로 결심했다.

 

1991년 HIV 양성인 아기를 안아주는 다이애나 왕세자비
1991년 HIV 양성인 아기를 안아주는 다이애나 왕세자비 ⓒvia Associated Press

 

다이애나는 이 남성 에이스 환자를 만나자마자 아무렇지 않게 맨손으로 악수했다. 이 모습은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다이애나는 ”에이즈/HIV는 단순한 접촉으로는 전파되지 않는다. 환자들과 악수를 하고 포옹을 해도 괜찮다. 이들에게는 따뜻한 관심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많은 HIV 환자 지지 단체 및 성소수자 단체들은 다이애나의 이런 행동에 감동했다. 다이애나는 당시 사회의 가장 취약하고 소외된 집단 중 하나인 에이즈 환자에 대한 대중의 편견을 깬 선구자로 기억되고 있다. 

이후에도 다이애나는 1997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에이즈에 관한 올바른 인식을 높이기 위한 운동과 자선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다이애나 왕세자비 
다이애나 왕세자비  ⓒMirrorpix via Getty Images

 

1993년 다이애나는 에이즈 자선 단체 ‘내셔널에이즈트러스트’의 이벤트에서 ”우리는 에이즈를 앓는 아이 및 그 어머니들을 도와야 한다”고 연설했다. ”그들이 다시 사회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을 해야 한다.”

이는 당시 에이즈/HIV는 성소수자 남성만 걸린다는 사회적 편견에 정면으로 맞선 발언이기도 하다. 다이애나는 에이즈/HIV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렸다. 

다이애나의 두 아들 윌리엄 왕자와 해리 왕자도 다이애나의 이런 일을 본받아 계속해서 에이즈 환자를 위한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해리 왕자
해리 왕자 ⓒTaylor Hill via Getty Images

 

피플에 따르면 12월 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해리 왕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 사무총장과 UN에이즈의  위니 바이아니마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썼다. 

그는 ”짧은 시간 동안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기리며, 계속 이 병에 맞서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계의 노고를 알고 있다. 어머니가 살아 계셨다면 당신들의 노력과 헌신에 진심으로 감사했을 거다. 나 역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2015년 해리왕자는 에이즈에 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에이즈 테스트를 직접 받기도 했다. 또 윌리엄 왕자는 2016년 영국 게이 매거진 ‘애티튜드’의 커버 화보를 찍으며 ”성소수자 또는 그 누구도 소외 당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게이 매거진 애티튜드 커버를 장식한 윌리엄 왕자
게이 매거진 애티튜드 커버를 장식한 윌리엄 왕자 ⓒAttitude Magazine

 

 

안정윤 에디터: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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