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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투표에 쓰인 비닐장갑의 진실 : 쫙 펼치면 서울-부산 31번 왕복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양이다(ft. 환경 파괴)

손 씻으면 되는데 왜.........?

투표에 사용되고 버려되는 일회용 비닐장갑.
투표에 사용되고 버려되는 일회용 비닐장갑. ⓒ뉴스1
투표 후 버려진 비닐장갑들.
투표 후 버려진 비닐장갑들. ⓒ허프포스트코리아

이번 20대 대통령 선거 속, 여태 타 대선에서 볼 수 없었던 풍경은 역시 비닐장갑의 사용일 것이다. 지난 21대 총선, 코로나 19 예방 차원에서 처음 등장한 비닐장갑은 이번 대선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며 투표자들에게 배부되었다.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언제나 그렇듯 무시된 채였다. 세금 4210억원이 투입된 이번 대선이다.

비닐장갑 착용이 의무였던 지난 총선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비닐장갑 착용이 선택 사항이지만 환경 단체들은 대선 유권자 4천4백만여 명 전원이 장갑을 사용한다고 가정한다면 최대 8천8백만 장의 폐기물이 발생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를 펼치면 2만 4600km로, 63 빌딩 7개의 높이이자 서울~부산(390km)을 31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원칙적으로 일회용 비닐장갑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유권자들의 투표에 사용된 일회용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우려로 전량 소각될 예정이다. 소각 과정에서 탄소, 메탄 등의 온실가스 또한 배출되기 때문에 이는 환경 문제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투표를 앞둔 지난 7일, 자원순환연대는 자료를 내어 ”투표소 소독, 발열체크, 마스크 착용, 손 소독 등 방역 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다. 투표 후 손 씻기로 안전한 코로나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을 밝혔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팬데믹 상황 속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투표소에만 일회용 장갑을 착용해야 하냐는 의문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20대 대선 후보 현수막.
20대 대선 후보 현수막. ⓒ뉴스1
20대 대통령 선거 공보물 발송 준비중인 관계자들.
20대 대통령 선거 공보물 발송 준비중인 관계자들. ⓒ뉴스1

현수막과 종이 공보물

문제는 비닐장갑뿐만이 아니다. 유권자들의 집으로 발송되는 종이 공보물과 현수막 또한 환경 파괴의 주범이다.

이번 대선을 위해 발행된 총 14명 후보자의 책자형 선거공보는 2억 9천만 부에 달하며, 시각장애 유권자에게 제공한 점자형 선거공보는 97만 부다. 총 8만 4884곳에 부착한 선거 벽보 또한 한데 모으면 67만 972㎡에 이른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이번 대선 홍보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7312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30년 된 소나무 80만 3522그루가 1년 내내 흡수해야 하는 양이다. 

전단형 종이 공보물 
전단형 종이 공보물  ⓒ뉴스1

선거 직후 철거되는 현수막은 주 성분인 폴리에스테르 때문에 매립해도 썩지 않고, 유해물질을 배출하여 소각 또한 쉽지 않은 골칫덩이다. 지난 총선엔 재활용률 또한 25%의 낮은 수치에 머물렀다. 하지만 해당 문제는 일부 대선 후보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문제인 듯하다. 녹색연합이 주요 대선 후보들에게 ‘전자 공보물 도입, 현수막 사용 금지’에 대해 묻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재생 현수막 사용을 밝혔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응답하지 않은 것이다.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은 날로 커지고 있지만 환경 친화적이지 않은 선거운동 방식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다. 지금은 늦었지만, 다음 선거 풍경에서는 작은 변화라도 기대해 본다.

 

문혜준 기자: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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