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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난민이었다. 트럼프의 난민거부행정명령은 존엄을 포기한 것이고, 효과적이지도 않다

한국인들은 제 경험을 하나의 기적이나, 특이한 일이라고 보고 편견과 싸워 쟁취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이러한 제 경험이 난민들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답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모두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과, 사회에 기여할 재능을 갖고 있습니다.

  • Yiombi Thona
  • 입력 2017.02.14 12:20
  • 수정 2018.02.14 14:12

사람들은 종종 제게 왜 나라를 떠나게 되었는지 물어보곤 합니다. 그러나 저는 한 명의 난민으로서, 피난처를 찾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난민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확신한 계획으로 근사한 여행을 떠나는 한가로운 여행자가 아닙니다. 바로 지금 교실이나 사무실에 있는 당신의 모습을 떠올려보세요. 그냥 일상말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당신이 위협을 받게 되고, 정부당국이 당신을 도와주지 못한다면, 당신은 자신의 안전을 위하여 곧바로 다음 열차나 비행기로 그 나라를 떠나야만 할 것입니다. 당신은 집으로 돌아가 짐을 챙길 시간도, 인사를 할 시간도 그리고 경제에 관한 일들을 정리할 시간도 없을 것입니다. 당신은 갑자기 단 한번도 여행을 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곳에 아무런 가족도, 친구도, 당신을 보호해줄 집도, 그 지역의 화폐도, 건강보험도, 아무것도 없이 갑자기 도착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어디선가 난민이 되어 산다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일이지만, 그들이 실제로 피난처를 찾아 난민으로 보호를 받길 구하는 것은 그들의 인종과, 종교, 국적을 떠나 인간으로서 모두가 마땅히 가져야할 권리입니다!

우리 모두는 최소한 120일동안 난민들의 미국 입국을 중지시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해 들었습니다. 특히 그런 중지는 시리아의 난민들에게는 무기한입니다. 비록 연방판사들이 행정명령을 잠정적으로 중지시키기는 하였지만, 아직 법원들이 그 명령의 합헌성에 관해 최종적인 평가를 하지 않았기에 이 명령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한 싸움의 끝은 여전히 멀어 보입니다. 제가 여러분께 지금 말 할 수 있는 것은 이 행정명령이 그 자체의 핵심만으로도 차별적일 뿐 아니라, 세계에 있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아주 깊은 상처를 주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난민들은 보호와 도움을 받아야 하며, 본국으로 쫓겨나지 않아야 할 뿐 아니라 '국가안보'라는 명목하에 마냥 무시되어서는 안됩니다. 이러한 행동들은 사실 미국이 해외에서 널리 알리고 있는 가치들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행동들입니다.

저는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했던 위치에 있어 보았기 때문에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저는 15년 전, 저의 조국 콩고민주공화국을 떠났고 그때부터 돌아 갈수 없게 되었습니다.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저는 콩고 국가 정보국(Congo's National Intelligence Agency)의 요원으로 고용이 되어 반정부 활동을 하는 단체나 야당들의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하였습니다. 저는 조세프 카빌라(Joseph Kabila)대통령이 집권하고 난 대략 일년 뒤인 2002년도에, 카빌라 행정부와 반정부군 사이의 아주 더러운 거래에 관한 정보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 보고서를 야당들에게 공유했고 곧 체포되어 구금되고 고문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여러 고난과 역경을 겪은 후 저는 나라를 떠나 대한민국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난민으로 인정받기까지 몹시 고된 6년의 시간이 지난 후, 저는 마침내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정식으로 난민지위를 얻게 되었고, 이후 지금까지 광주라는 도시에 가족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욤비 토나 광주대학교 교수

또한 저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난민권리네트워크중에 하나인 아시아 태평양 난민인권 네트워크(Asia pacific Refugee Rights Network)에서 의장을 겸임하고 있기에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셀 수 없는 난민들과 그들 자신만의 난민으로서의 삶의 여정을 계속 하고 있는 각계 각층의 사람들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왔습니다. 저는 난민지위를 얻기까지 절차 기간이 점점 길어지는 사람들이 난민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필사적으로 안내하였고 재정착을 하는 나라에서 그들의 삶을 다시 계획하고 재건설할수 있도록 협조하고 도와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는 안전을 위해 자신이 살던 나라를 떠나, 자신을 보호 해줄 수 있는 다른 나라로 가기까지 운좋게 가졌던 많은 기회들과 행운들이 없습니다. 지구상에는 여전히 난민에 대한 아무런 보호체계가 없는 난민캠프와 외국인수용소에 몇년동안 불확실한 상태로 무기한 갇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기본적인 인간으로서의 권리들, 즉 일 할 수 있는 권리,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는 권리, 교육을 받을 권리, 그리고 존엄하게 살 수 있을 권리들을 제대로 누릴 수 없습니다. 그들을 수용하고 있는 나라들은 여전히 아직 많은 난민들이 지역사회에 융화될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난민들은 여전히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그들에게 오직 하나의 선택권, 즉 '제3국에서의 난민재정착(resettlement)'만 갖게 합니다. 이것은, 아직 많은 나라들이 '난민협약'(Refugee Convention)에 가입하지 않았기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있는 내 동료들인 난민들에게 부분적으로 해당되는 진실입니다.

"그러나 사실, 60억명이 넘는 지구 인구들 중 일부인 세계에 있는 전체 난민 인구의 0.6%만이 제3국으로의 재정착의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미국이 난민들에게 재정착 할 수 있는 공간들을 제공해 주고 매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난민들의 처소들을 제공해 주었기에,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관용적인 나라들 중 하나였다는 사실에는 의문이 없습니다. 지난 2015년, 미국은 전세계에서 재정착 시킨 난민의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69,993명 정도를 수용하였습니다. 세계 곳곳의 취약한 난민들에게 재정착이란 그들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소망이자 삶의 기회입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재정착의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며, 그 기회마저도 그 나마 제일 취약한 일부 난민들에게만 제공됩니다. 사실, 60억명이 넘는 지구상의 인류 중 일부인 난민들 중에서 오직 0.6%만이 재정착의 기회를 가질수 있습니다. 이것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재정착이 되거나, 안정된 거주지가 없는 난민으로서의 삶은 최악의 감옥, 매순간 창살 없는 감옥에 있는것과 같습니다.

난민들이 미디어나 정치인들에게 다뤄지는 형태들은 저를 몹시 가슴아프게 합니다. '불법 이민자'(Illegal Immigrants)와 같은 개념들은 법률적으로 정확하지 않으며 자극적이고, 비인간적입니다. 난민들은 단지 그들이 머물렀던 고향 때문에 사회의 안전을 해치는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지거나, 혹은 난민들이 단기간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만으로 사회의 영원한 짐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편견은 기본적으로 사실이 아니며 말할 수 없는 공포를 목격하고 증언해온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만을 남기는 모욕입니다. 지난 13년간 수백명, 수 천명들의 난민들은 제게 만약 가능하다면 그들은 조국으로 돌아가서 살고 싶다고 말하였습니다. 우리는 종종 조국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꿈꾸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라로부터 떨어져 있음에 슬퍼합니다.

"과정은 느리고 감정적으로 인간을 메말라 죽게 합니다. 나는 거의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어느 외국인이 인도주의적인 비자를 받고 들어오건, 사업 비자를 받고 들어오건, 혹은 여행 비자를 받고 들어오던 간에, 외국인이 한 나라에 입국한다는 사건에는 안보에 대한 위험과 고려가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미국으로 도착하는 난민들이 난민심사과정을 통해 이러한 안보위해요소 및 배경에 대한 조사를 받게 된다는 것인데, 이러한 절차는 제가 본 가장 부담스런 과정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18개월에서 24개월까지 걸리며, 난민들이 여러 정보기관을 통과하는 동안 건강과 배경에 대한 조사를 받아야만 하게 하며, 수없이 많은 상황마다 증거들을 제출하게 하고, 난민들은 미국 정부가 요청하는 그 밖의 모든 요구들도 수용해야만 합니다. 방콕에서 온 어느 한 난민은 "그 과정은 느리고 감정적으로 인간을 메말라 죽게 합니다. 나는 거의 포기하고 싶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우리 난민은 사회의 "블랙홀"이 아니며, 아직 활용되지 않은 경제적 자산입니다. 저는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어와 영어를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오직 불어만 사용할 수 있었죠. 콩고에서는, 저는 저를 엘리트라고 생각했지만 한국에 온 뒤로는 저는 제가 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는 개사료를 만드는 공장에서 불법적인 노동을 해아만 했습니다. 지금 저는 영어와 한국어를 유창하게 말할 수 있고 대학교 교수이자 UN 위원회에서 발언하는 시민사회 활동가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과연 한국에 짐입니까? 아니면 한국과 세계의 자산입니까? 한국인들은 제 경험을 하나의 기적이나, 특이한 일이라고 보고 편견과 싸워 쟁취한 것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이러한 제 경험이 난민들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답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들은 모두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과, 사회에 기여할 재능을 갖고 있습니다. 단지 그걸 꺠닫기만 하면 됩니다.

미국과 같은 나라들이 난민들에게 등을 돌리게 된 지금, 다른나라들도 난민보호에 관해 자신들의 헌신을 보여주고 태도를 명확히 해야할 때가 왔습니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Justin Trudeau) 총리는 이미 캐나다가 미국에 갈 수 없는 난민들을 받아주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습니다. 저는 다른 정부 지도자들, 특히 아시아 태평양지역 국가들의 지도자들이 이런 중요한 시기에 난민들에 대한 그들의 지원을 표명하기를 기대합니다. 최근 '난민 그리고 말레이시아에 관한 대통령령(Presidential Decree on Refugees and Malaysia)'에 서명한 인도네시아는 300명의 로힝야 난민들(Rohingya)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시범 사업을 할 것이라고 선언하였습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조치들은 1951 난민협약(1951 Refugee Convention)을 비준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정부들에 의하여 보다 신중한 절차를 통해 이어져야 합니다.

일본과 한국 모두 난민 재정착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상 재정착제도를 아시아에서 갖고 있는 유일한 나라들입니다. 난민 보호에 관한 이들의 헌신은 아주 좋지만, 양국에서 실제로 제공되는 전체 재정착 난민의 수는 매우 적고, 두 나라를 합쳐서 매년 150명에도 이르지 못합니다. 우리는 미국이 난민 정책에 실패하고 있는 이 시점에, 다른 나라들이 보다 도덕적인 모습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한 접근은 다른 나라들로 하여금, 세계가 지금 필사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것 즉, 책임을 지는 나라를 등장하게 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민들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 않음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세계 속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적대나 공포를 장려하는 대신, 일어서서 인간성, 열린마음, 그리고 공감을 보여주어야 하며, 선입견을 버리고 난민들에게 삶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허핑턴포스트US의 'I Was A Refugee. President Trump's Rejected Ban Is Undignified And Unhelpful.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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