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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2월 26일 16시 42분 KST

미얀마 국민이 목숨을 내놓고 시위하는 와중에 포스코가 미얀마 군부를 지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미얀마 합작회사에 배당금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

 

‘혈액형 B’, 긴급연락처, 엄마 사랑해′

최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연일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일부 시위대 팔뚝에 세계 시민들을 눈물짓게 만드는 문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소셜미디어 캡처
시위에 나가는 아들의 팔뚝에 엄마가 혈액형과 전화번호,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지난 22일 미얀마 전역에서 시행된 ’22222(2021년 2월 22일 의미) 총파업′ 시위에 참여하기에 앞서 일부 시위대가 팔뚝에 혈액형과 긴급 연락처 등을 적은 모습이 다수 올라왔다.

미얀마 청년과 그의 엄마가 담긴 한 영상은 특히 화제를 모았다. 영상에는 엄마가 규탄 시위장에 나가는 아들의 팔뚝에 혈액형과 자신의 전화번호 등을 적는 장면이 담겼다. 이후 아들은 엄마와 부처님을 모시는 재단에 절을 한다. 심각한 상황을 대비해야 할 만큼 현지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소셜미디어 캡처
소셜미디어 캡처

실제로 지난 20일 미얀마의 제 2도시 만달레이에서 군경의 무차별 발포로 10대 소년을 포함해 시위 참가자 2명이 숨졌으며, 수 십 명이 고무탄 등에 상처를 입었다. 미얀마 국민의 팔뚝 서명 속에는 부상은 물론 목숨을 잃을 각오까지 하고 있다는 국민의 비장함이 들어 있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이러한 미얀마 국민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지지 성명이 이어지고 있는 한편, 한국 기업이 미얀마 군부 세력의 실질적 지원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얀마 현지에서 돌고 있는 미얀마 군부 지원 기업, 일명 ‘더티 리스트’에 포스코가 이름을 올린 것. 이에 미얀마 내에서 한국과 포스코의 이름이 오르내리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burmacampaign.org.uk
burmacampaign.org.uk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세계시민선언, 녹색당, 천년기후긴급행동 소속당원·회원들이 미얀마 국민의 의견을 반영해 미얀마 쿠데타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포스코가 ‘미얀마 군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포스코는 특히 군재벌 기업인 미얀마경제홀딩스(MEHL)와 합작투자를 하며 군부가 미얀마에서 권력을 유지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실제 포스코강판(C&C)과 포스코제철이 미얀마에서 합작투자하는 군부 기업 미얀마경제홀딩스의 회장은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시민단체들이 사다리 위에 올라가 연막탄을 터뜨리며 “포스코는 반성하고 미얀마에 사과하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유엔 인권 이사회에 보고된 유엔 미얀마 진상조사단의 보고서 ‘미얀마 군부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와 합작투자를 하는 기업 14개 중 6개가 한국 기업이었다. 포스코 계열사와 이노그룹 등의 한국 기업들이 군부와 함께 사업을 하고 있음이 명시되어 있다. 이는 현재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는 데에 포스코 등의 한국 기업이 지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Reuters
2021년 2월 14일 미얀마 양곤에서 군사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 도중 목격된 장갑차, 스님들의 시위 모습

박도형 세계시민선언공동대표는 ”군부의 정치적 권력이 유지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가 ‘군재벌’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운영하는 미얀마경제홀딩스가 벌어들이는 자금 덕분에 현재 정치, 경제를 장악하면서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었던 배경이 되어줬다는 거다.

지금까지 미얀마는 헌법도 군부 측에서 작성한 탓에 ‘국제사회가 나서 군부와 거래하는 기업들을 규제하는 것’ 외에는 합법적으로 권력을 빼앗을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미얀마경제홀딩스가 포스코처럼 세계적인 기업들과 합작 투자를 하면서 언제라도 쿠데타를 일으킬 힘을 가지게 됐다. 다만 포스코측은 현재 미얀마 합작회사에 배당금을 주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황혜원: hyewon.hw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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