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빠가 세 명 : 이 폴리아모리 커플이 딸을 입양하는 과정은 매우 험난했다

세 명의 아빠는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서로 '끊임없는 대화'를 한다고 말한다.

이안, 앨런, 제레미와 그들의 딸 파이퍼와 4마리의 개들
이안, 앨런, 제레미와 그들의 딸 파이퍼와 4마리의 개들 ⓒIan Jenkins

 

이안 젠킨스는 부모가 되고 싶은지 완전히 확신하지 못했다. 다른 이를 가르치는 의사로서, 그는 다른 의사들의 마음을 형성하는 데 오히려 더 관심이 있었다.

젠킨스는 이달 초 허프포스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의사가 되기 위해 공부 중인 사람들을 가르친다”며 ”아기를 가르치고 양육하는 게 나를 설레게 하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 또 작은 아이를 키우는 게 막상 좋지 않을까 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 후, 성격으로 보나 직업으로 보나 양쪽 모두 ‘돌보는 사람(caretaker)’ 타입인 제레미가 젠킨스의 삶에 들어왔다. 제레미는 곧 젠킨스와 그의 17년 된 파트너 앨런의 연애에 합류했다. 지난 8년 동안 세 사람은 함께 헌신적인 관계로 발전했다.

″제레미는 사육사다. 그는 M&M(초콜릿)처럼 가벼운 극도로 연약한 새들을 키운다”고 젠킨스는 말했다. ”그와 함께 하면서 앨런과 나는 부모의 마음을 갖게 됐다.”

 

우연히 찾아온 부모의 기회

우연히도, 제레미를 통해 이 세 남자에게는 아빠가 될 가능성이 생겼다. 

”그의 친구 중 한 명이 체외수정을 통해 가족을 만들면서 사용하지 못하고 남은 배아를 우리에게 제공했다”라고 그는 말했다. ”우리에게는 배아를 입양해서 독특한 가족을 만드는 결정을 내릴 선택지가 주어졌다.”

이 독특한 가족을 구성하기 위해 세 명의 남자, 배아의 기증자, 배아를 잉태하기 위해 필요한 대리모가 필요했다. 부모로서의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변호사와 돈이 필요했다.

3년 반 전에 그들의 첫아이가 태어났을 때, 이 세 명의 아버지들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아이의 출생증명서에 세 명의 아빠 이름을 남긴 첫 가족이 됐다. 새로운 역사를 만든 것이다. 이제 그들에게는 또 다른 아이 파커가 있는데, 파커는 이제 18개월이다.

가정을 이루기로 합의하면서, 세 남자는 다른 아빠들처럼  고려해야 할 게 한두 개가 아니었다. 부모로서 양육 방식부터 정서적으로 강한 아이로 키우는 전략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결정해야 했다. 다른 가정과 달리, 세 명의 아빠가 있다는 사실은 그들이 해결해야 할 독특한 걱정거리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우리 아이들이 좀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였다”고 젠킨스는 말했다. ”우리는 아이들이 괴롭힘이나 온라인 학대의 대상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적어도 지금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직장 생활과 개인생활에서 그 누구에게도 안 좋은 소리를 듣지 않았다”고 그는 말했다. ”큰 아이는 지금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데 다른 부모들과 아이들은 ‘멋져요! 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고 말한다.’”

젠킨스가 ‘환영하는 커뮤니티’라고 묘사한 캘리포니아주에 살고 있다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3인 파트너들이 아빠가 되기 위해 연구하던 초기에는 대리모를 통해 가정을 이루는 것을 금지하는 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낙담했다 ―그러나 놀라지는 않았다― 많은 게이 커플 뿐만 아니라 폴리아모리(두 명 이상의 파트너와의 비독점적 다자 연애) 커플들 역시 대리모를 통해 가정을 이루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몇몇 주는 그저 잔인하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들은 비전통적인 가정의 육아를 방해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정말 아무 도움을 주지 않는다. ‘대체 왜 법관이나 의원들이 납세자의 돈과 시간을 아무 의미 없이 잔인하게 아이들의 삶을 더 힘들게 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힘쓰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이를 입양하기까지 험난한 과정

심지어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일이 항상 순조롭지는 않았다. 어느 아빠가 출생증명서에 기재될지 결정하기 위한 전형적인 대리모 심사가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실시됐다고 젠킨스는 지적했다. 보통 이 과정은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약 5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젠킨스와 그의 파트너들은 아이의 출생증명서에 세 개의 이름을 원했다. 판사는 캘리포니아주에 이런 전례가 없으며 그런 선례를 남길 수 없다고 말했다.

″판사는 당신이 법을 통과시키거나 항소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젠킨스는 회상했다. ”저는 그저 아이를 원할 뿐입니다. 저는 법정 다툼을 원하지 않습니다”라고 당시에 그는 말했다. 마치 얼음물이 우리에게 쏟아지는 것 같았다.

아이가 태어난 후 세 번째 부모의 이름을 출생증명서에 추가하는 경우가 있었다. 젠킨스는 그게 그와 그의 파트너들이 어쩔 수 없이 취해야 할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앨런이 갑자기 ‘부모로서 힘을 발휘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절차를 방해하고 우리 모두는 왜 우리가 부모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매우 눈물겨운 증언을 해야 했다. 판사의 얼굴에서 감정의 변화를 볼 수 있었다. 그는 다시 앞에 놓인 모든 선택지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존재하는 법을 사용하여 우리에게 ‘특별한’ 첫 번째 출생증명서를 발급해 주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 날 심리에 참석했던 가족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죄 없는 사람이 마지막에 억울함에서 벗어나는 법정 드라마를 본 적이 있는가? 마치 그런 순간이었다.” 

ⓒlushik via Getty Images

  

세 아빠의 육아방식

세 명의 아빠가 아이를 양육하는 건 다른 부모들과 다르지 않다고 젠킨스는 말했다. ”우리는 저녁 식사로 무엇을 먹어야 할지 많은 시간을 이야기하는 세 명의 단조롭고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그는 말했다. ”우리를 처음 몇 분 만난 후에 사람들은 그것을 바로 깨닫는다.” 하지만 세 명의 수입이 있고, 양육의 의무, 그에 따르는 불면증과 기쁨과 큰 의문들까지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세 명이나 된다는 건 조금 다른 점이다.

″지속적인 대화는 폴리 관계에서 무엇보다도 더 중요하다. 아이를 양육하려면 우리는 지속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우리 첫째가 체르노빌에서 원자로가 고장 난 듯한 신경질을 부릴 수 있는 능력이 발달할 때, 우리는 모두 같은 입장이고 일관된 양육 방식을 가져야 한다. 어떤 접근 방법이 가장 좋을까? 잠깐 쉬는 시간이 얼마나 되지? 뭐라고 불러야 하지? 그 부모가 도움이 필요할까 아니면 불에 기름을 붓는 건가?”

또 세 명의 아빠들은 아이가 ‘좋아하는 부모’ 단계가 나타나면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추가하는데, 지금 현재 노력 중인 부분이다. ”파이퍼가 가장 좋아하는 부모는 제레미다”라고 젠킨스는 말했다. ”가끔 그와 소통하기 힘들 때도 있다. 딸이 ‘대디‘를 원하기 때문이다. (제레미는 ‘대디‘, 앨런은 ‘다다‘, 젠킨스는 ‘파파‘로 불린다.) 우리는 공평한 양육 부담 전략을 개발했다. 제레미는 지치지 않게 쉴 수 있고 또 나는 딸과 시간을 보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가끔 앨런과 제레미가 외출할 때도 있고 나와 파이퍼만 시간을 보내는 데 정말 좋다. 제레미는 쉬고 나는 딸과 유대감을 쌓을 수 있다. ‘파파 두(do)’라고 우리만 하는 행동이 생겼다. 우리는 각자 다른 역할이 있다. 현재 가장 좋은 것 중 하나는 딸에게 독서를 가르치는 거다.”

그들 역시 모든 부모가 원하는 것을 원할 뿐이다. 그들의 아이들이 사랑받고 안전하다고 느끼고, 좋은 사람으로 자라기 바란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고, 놀리는 것도 기본적으로 모든 양육의 일부이지만, 우리는 이 아이들을 정말 세심한 공동작업으로 키우고 있다.”

″항상 어떻게 하면 우리 문화의 안 좋은 부분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아이들을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나눌 줄 알지만 강한 아이들로 키우기 위해.”

젠킨스는 그의 가족이 가진 돈, 자원, 그들의 지역사회가 갖는 특권을 인정한다. 이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그의 희망은 보다 덜 포용적인 상황에 사는 누군가도 보여지고 목소리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들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가족을 가질 자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권리를 발견하길 바란다.

″캘리포니아만큼 포용적이지 않은 곳에 살고 이런 삶을 살고 싶어 하지만 움직일 수 없는 사람이 정말 걱정된다. 우리처럼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생겨나는 방향으로 사회가 돌아가기 시작하기를 바란다.”

 

젠킨스의 책 ‘세 아빠와 아기’는 그와 그의 파트너들이 부모가 되기까지의 모든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021년 3월에 출판 예정으로 현재 사전 주문이 가능하다. 여기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허프포스트 미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가족 #입양 #Life #폴리아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