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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06일 10시 51분 KST

심블리의 탄생

보좌관의 정치홍보 분투기

huffpost

 연재를 시작한다.

 심상정 의원실에 온 지 햇수로 3년, 부딪치고 깨지고 성장했던 모든 순간의 기록이다. 처음 심상정 홍보를 시작했을 때의 ‘실태‘부터 격동의 대선 캠페인 까지, 최선을 다해 쏟아내고 정리하며 의미 부여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심상정을 ‘심블리‘, ‘심크러쉬’, ‘2초 김고은‘, ‘심깨비‘, ‘상정몬‘, ‘네루미‘, ‘심별명’ 등으로 만들어 국민 여러분의 눈과 귀를 멀게 해온 건지 대역죄인의 심정으로 속죄의 청문회를 가질 것이다.  

심상정 의원실

 어느새부턴가 그는 ‘심블리’이기를 주저치 않았다

얼마나 가치 있는 글이 될지는 모르겠다. 나는 마케팅 전문가도 뭣도 아니다. 철저히 심상정 홍보 담당자로서의 경험으로, 오로지 정치 홍보에 국한된 이야기만 할 것이다. 고백하자면 나는 트렌디하지도 신문물에 밝지도 않다. 이렇게 하면 대박칠 수 있다느니, 정치홍보가 제일 쉬웠다느니, 대통령 만들 수 있다느니 되도않는 허언은 가당치도 않다. 아다시피 우리 후보 꼴등했다.

세상만사가 그렇듯 과정이 결과를 담보해주지는 않는다. 특히 ‘팔리는’ 콘텐츠는 그 자체의 완성도만큼이나 수많은 우연적 요소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사후적으로 ‘야잘잘’ (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한다) 같은 이야기를 하는 이들을 늘 권태해왔다. 거칠게 말하면 일종의 도박판에서 근의 공식이 세상 진리인양 떠드는 꼴이다. 겸허한 마음으로 있는 그대로의 고민과 성과와 실패의 경험 모두를 담아낼 것이다.

심상정 의원실

돌도 씹어먹을 나이, 빠른 59

이 연재의 최종적 흑심은 냄비받침이라도 될 수 있는 얇은 책 하나 만드는 것이다. 하찮은 공명심의 발로 일 수 있다. 부인하지 않겠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게 책으로 낼 가치가 있나?‘, ‘가속화되는 지구온난화와 아마존 파괴의 비극 속에 스러져가는 나무들 앞에 떳떳할 자신 있나?’ 류 마음의 소리가 나를 괴롭힌다.

그래도 쓴다. 선수 (정치인을 이렇게들 부른다)의 이모저모만큼, 가끔은 그림자처럼 존재해야 하는 스탭의 재잘재잘 대소사도 읽을 가치가 있다. 무엇보다 이 시간에도 각지에서 곳통받고 있을 만국의 정치홍보 담당자들에게 얼마간의 위로와 응원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 좀 더 욕심을 내자면 무리하거나 얼토당토않은 요구를 받았을 때 그에 반격하는 논리로 내 글이 사용되기를 소망한다. ”심상정 홍보하는 애가 그러던데요”라는 도입부와 함께.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 지점에서만큼은 꼴에 소명의식마저 느낀다. 당한 게 많다.

JTBC 캡처

 아무말 대잔치의 향연.hooduk

 

제대로 된 소개 없이 한참을 썼다. 현재 국회 심상정 의원실 홍보/기획을 담당하는 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다. 학부 졸업 후 국회로 들어와 2015년 5월부터 심상정으로 빙의되어 살아왔고, 같은 해 7월 당대표 선거, 2016년 4월 총선, 2017년 대선을 거쳤다. 총선 때는 중앙선대위 홍보팀에서 일했고, 대선 때는 중앙선대위 SNS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임금피크제 사자후’ 영상부터 ‘심블리‘라는 별명, 지난해 창단된 팬클럽 ‘심크러쉬’, ‘히트텍 패러디’ 영상, 쫄쫄이 입고 찍은 ‘떼인 돈 받아드립니다’ 대선 광고 등등 모든 게 급작스러웠고 나 혼자만의 힘으로 만든 것도 아니었기에 ‘운빨 앞에 겸손하자, 나대지 말자’고 늘 자기주문을 건다.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벌써 여기다 또 이빨 털고 있지 않는가.

삶은 혼돈의 연속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웃긴 일이다. 겸손은 그만큼 잘난 이들에게나 주어지는 특권이다. 결정적으로 나는 그만큼 잘나지 않았고, 그러니 더더욱 기를 쓰고 나름의 가치를 증명하려 애쓰는 게 분수에 맞는 일 일지도 모른다.

 

이런 혼돈의 자기모순을 한 껏 안은 채, ‘심블리의 탄생’ 연재를 시작한다. 목표는 대략 10~12회 분인데, 제대로 가늠한 건지는 모르겠다. 한 3회분 하고 조기종영 될 수도 있다. 모쪼록 본격 지방선거가 시작되는 4월 전까지는 기필코 마무리하겠다는 지키지도 못할 당찬 포부를 밝힌다.

 

*이 글은 필자의 브런치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