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총선거
2020년 04월 19일 17시 32분 KST

위성정당이 없었다면 정의당이 7석 더 얻는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가정은 없지만..

뉴스1
심상정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과 김종민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결과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2020.4.15/뉴스1

제21대 총선에서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이 없었다면 각 당의 의석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19일 21대 총선에서 정당지지율 3%를 넘긴 더불어시민당‧미래한국당‧정의당‧국민의당‧열린민주당의 득표율과 지역구 의석수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 위성정당의 가장 큰 수혜자는 지역구에서 압도적으로 이기고도 추가 비례의석까지 확보한 더불어민주당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얻은 의석수는 17석이다. 위성정당이 없을 경우를 가정해 시민당이 얻은 정당지지율 33.84%를 토대로 민주당의 비례의석수를 계산해보면, 지역구에서만 163석을 쓸어담은 민주당이 얻는 비례 의석은 6석(병립형)에 그친다. 결국 민주당은 시민당을 만들면서 비례 의석 11석을 추가로 얻은 셈이 됐다. 앞서 민주당은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하면서 20대 지역구 의석수(128석)과 정당지지율 40%를 토대로 이번 총선에서 비례의석 7석을 확보한다고 예상했고, 이를 토대로 민주당 비례 후보들을 시민당의 10번 이후로 배치한 바 있다.

지역구 의석을 84석 얻는데 그친 미래통합당은 비례정당을 만들지 않았을 경우 초과 의석을 보정한 연동배분 의석수에서 8석, 병립형 비례 의석수에서 7석등 모두 15석의 비례 의석수를 가져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가져간 실제 비례 의석수는 19석으로 4석 더 많다.

거대 양당의 비례 위성정당으로 가장 큰 손해를 본 정당은 정의당이었다. 정의당은 9.67%의 정당득표율을 기록해, 원래대로라면 보정된 연동배분 의석수에서 10석, 병립형 비례 의석수에서 2석등 모두 12석을 가져갔어야 했다. 그러나 정의당이 실제로 확보한 비례의석수는 이보다 7석 적은 5석에 불과했다. 이밖에도 정당지지율 6.79%를 기록한 국민의당과 5.42%를 기록한 열린민주당 역시 위성정당이 없었을 경우 가져갈 의석수는 각각 8석‧6석으로, 지금의 3석보다 많은 수치다.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이 가져간 몫만큼 소수 정당의 몫이 줄어든 것이다.

지역구 연동의석을 현행 30석에서 전체 비례의석수 47석으로 늘릴 경우 위성정당의 폐해는 더욱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 연동 의석수를 30석으로 제한한 ‘30석 캡’은 이번 21대 총선에 한해 적용된다. 현행 선거제도라면 4년 뒤인 22대 총선부터는 비례의석수 47석 전체가 연동되는만큼, 민주당-통합당의 입장에서 위성정당 창당의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되는 셈이다. 이번 총선에서의 각 당의 지역구 의석수와 정당 지지율을 토대로 비례의석 47석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해 계산한 결과, 민주당은 위성정당이 없을 경우 비례의석 0석에서 위성정당을 만들 경우 18석으로, 미래통합당은 위성정당이 없을 경우 비례의석 13석에서 위성정당이 있을 경우 18석으로 각각 18석‧5석씩 비례의석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의당은 위성정당이 있을 경우 5석, 위성정당이 없을 경우 15석으로 10석이 줄어들었다.

이같은 결과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체 도입의 취지를 무력화시킨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병기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행 제도를 그대로 따른다면 다음 선거에서는 통합당이 잘못된 선거 제도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도 있다”며 “위성정당으로 인해 소수정당이 설 자리가 없고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될 기회가 현저히 적어지기 때문에, 위성정당을 방지하고 비례제 적용을 대폭 확대하는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