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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뚱땡이'라 부른 필라테스 원장의 카톡 전송 실수 사건의 결말

말의 무게와 마음가짐을 돌아보게 만든다.

ⓒ페이스북 캡처

한 필라테스 업체 원장이 회원을 ‘뚱땡이’라고 부르는 카톡을 동료 강사에게 보내려다 실수로 회원 본인에게 전송했다.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이 실수가 있고 며칠 만에 업체는 문을 닫게 됐다. 어떤 일이 벌어진 걸까.

22일 지역 페이스북 커뮤니티 ‘광진구 대신 전해드려요’에는 자신을 ‘필라테스 뚱땡이 회원 사건 당사자’라 소개한 고등학생 A양의 글이 올라왔다. A양은 ”속상해서 욱하는 마음에 제보하게 된 글이 생각보다 큰 화력으로 확산되어 저 또한 많이 놀랐다. 파급력 있었던 사건인 만큼,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도 제가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글을 쓴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늘 아침에 (필라테스 원장으로부터) 폐업결정이 났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A양은 인스타그램에도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A양은 앞서 지난 19일 ‘광진구 대신 전해드려요’에 필라테스 업체 원장 B씨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 이미지를 올린 바 있다. 이를 보면, 이 필라테스 회원이자 고등학생인 A양은 강사이자 원장인 B씨에게 운동시간을 바꿔달라고 요청한다. B씨는 다른 강사에게 문의하라며 연락처를 알려준다.

문제가 벌어진 건 7분 후다. ”쌤~ 뚱땡이가 아침부터 오후에 수업 2시로 앞당길 수 있냐고 해서 그때는 쌤 출근 전이라 안된다고 했어요”라는 B씨 메시지가 A양 카톡에 뜬 것이다. 다른 강사에게 보낼 메시지 번지수를 잘못 짚은 것이다. 

B씨는 곧바로 ”회원님 쏘리쏘리” ”톡 잘못 보냄요ㅜㅜ”라며 사과했다. 이어 13분 후 ”기분 많이 나쁘겠다. 회원님이 예전 통통했을 때부터 운동하러 다니셔서 귀엽기도 하고 그래서 제 딴에는 별명반 애칭반 그렇게 말했던 건데 제가 경솔했다. 지금은 진심 너무나 날씬하고 예쁘시다. 이건 정말 팩트!”라며 장문의 사과글을 추가로 보냈다.     

그러나 A 양은 한 시간 뒤 ”긴 말 안 하겠다. 솔직히 말 안 되는 거 알지 않냐. 앞으로 다른 회원들에게는 조심스럽게 행동하시길 바란다”며 ”남은 회원권 전액 환불 바란다”라고 요청했다.

A양은 ‘광진구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이 사연을 전하면서 ”원래 B 원장님이 다른 동네에서 운영하실 때부터 회원이었다가 지금 동네로 다른 원장님과 협력해서 확장 이전 하시기에 따라 옮겨서 수강 중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만일 때 시작해서 최근에 정상체중이 되기까지 30kg을 감량했는데 여태 이런 마음으로 수업하셨다니 뒤통수가 많이 아프다. 나몰래 외모로 무슨 지적을 받을까 싶어 수강 중단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A양이 전한 사연은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많은 누리꾼들은 ”인성 드러났다”, ”쏘리쏘리가 뭐냐” 등 B씨의 태도와 수습 과정을 비판했다. 해당 업체를 불매하자는 주장도 나오는 등 파장이 커졌다. A씨도 일부 커뮤니티에 신상이 공개되며 외모 비하를 당하는 등 후유증을 겪었다. 

 

ⓒ인스타그램 캡처

그리고 사흘 만에 이 사건의 결말을 알리는 A양의 글이 다시 올라온 것이다. A 양은 ‘남은 필라테스 수강료를 환불 받았고, B 원장은 필라테스 업체를 폐업하기로 했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A양은 폐업 사실을 알려온 B씨에게 이런 답을 보냈다고 한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습니다. 또 반대의 경우도 있구요. (...) 횡설수설한 핑계 말고 빠른 인정과 진중한 사과가 있었다면 저를 이리 등지지는 않으셨을 거예요. 앞으로는 상대가 누구이건 잘못을 했을 때 변명하지 않고 정석대로 사과하셨음 해요. (...) 이번 기회에 말의 무게와 작은 불씨가 불러오는 나비효과에 대해 깨달으셨으리라 믿어요.”

A양은 이런 대화 내용을 전하면서 마지막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비록 제게 상처로 다가온 실수였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지시는 만큼 무분별한 비방으로 두 분을 더 이상 상처입히는 일은 저도 원하지 않는다”며 ”저를 걱정하시는 마음은 감사히 받겠으나 심한 욕설들은 이제 그만둬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또 ”다른 피트니스 업계에서도 이번 일과 같은 사건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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