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경찰관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질식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필라델피아에서 방망이와 골프채 등으로 무장한 백인 남성들이 등장했다.
지역언론 ‘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에 따르면, 1일(현지시각) 오후 필라델피아 시내의 ‘힙스터 동네’로 유명한 피쉬타운의 한 거리에 200여명의 백인 남성들이 등장했다. 이들 중 일부는 야구 방망이와 해머, 삽, 도끼 등을 손에 쥐고 있었다.
이들은 ‘약탈꾼’들로부터 상점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지역 라디오 ‘WHYY’의 프로듀서 존 이렌스는 이 상황을 카메라에 담았다.
오후 7시경, 맞은편에 지역 주민들로 보이는 무리가 운집해 경찰에 이 남성들을 해산시킬 것을 촉구하면서 한 때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특수기동대(SWAT)한 요원들은 이 백인 남성 무리를 향해 여러 차례 해산을 명령했고, 이들은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났다.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한 여성은 ”평화 시위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최루가스를 쏘고 방망이를 든 사람들은 왜 그냥 돌아다니도록 보호해주는 건가?”라고 물었다.
또 다른 남성은 ”두 시간 전에 (시위 행진을 하며)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최루가스를 맞은 걸 봤는데 이 사람들은 방망이를 들고도 우두커니 서있다”고 경찰에 소리쳤다.
경찰은 손도끼를 소지한 혐의로 한 남성을 체포했다.
아까 방망이를 든 무리들의 규모는 이 정도였다. 현재는 대부분 해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필라델피아 시내 곳곳에서는 이날도 플로이드의 사망에 분노한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는 한 때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를 점거했고, 도심의 시청과 경찰청사 등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고무탄과 최루가스를 동원해 시위대 해산을 시도했고, 20여명을 체포했다.
경찰청 앞에서 시위를 지켜보던 주방위군과 경찰관들 중 일부는 ‘무릎 꿇기’ 시위에 동참해 시위대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고 지역 방송사 ‘WPVI’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