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20년 10월 04일 13시 50분 KST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가 면직 처분에 반발했다

"이 정도로 지탄받아야 할 사안인가?" - 청년위원장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논란이 된 카드뉴스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담긴 홍보 게시물을 만들어 당 지도부로부터 일부 구성원이 면직 처분을 받은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청년위)가 ‘부고’를 떠올리게 하는 홍보 게시물을 다시 게재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4일 국민의힘 청년위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청년위는 상설위원회 규정 10절에 따라 독자적인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당내 유일한 청년조직이었다. 이 시대의 청년들이 필요로하는 곳, 또한 청년들을 필요로하는 곳에는 언제든지 달려가 목소리를 높이려 했다”는 소개 글이 게재돼 있다.

과거형으로 돼 있는 이 카드 뉴스 아랫부분에는 ‘남겨진 지도부 소개’라는 문구도 적혀있다. 이는 지난 2일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청년위 부위원장 2인(이재빈·김금비)에 대해 면직 처분하고, 당 청년위 대변인으로 내정된 주성은씨에 대해 내정 취소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한 반발로 읽힌다. 

세 사람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자유보수 정신의 대한민국”(주성은), “2년 전부터 곧 경제 대공황이 올 거라고 믿고 곱버스 타다가 한강 갈 뻔함”(김금비), “인생 최대업적 육군땅개알보병 포상휴가 14개”(이재빈) 등의 소개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이는 각각 강경 보수 개신교 진영과 거리를 두던 당 행보와 배치된다는 지적과 신변 비관한 사람들, 육군 병사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비대위는 논란이 확대되자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혁신과 변화의 행보에 멈춤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면직 처분과 내정 취소 조처를 내렸다. 그러나 당 청년위가 다시 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
논란이 된 카드뉴스 일부

 

청년위원장 ”표현 방식이 다소 정제되지 못했을 뿐”

박결 청년위원장은 이날 새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청년위 지도부 카드형 소개자료 게재 건은 위원장인 제가 기획하고 승인했다”며 “저희 당 지지자 및 국민 여러분께 다소 거부감을 주었다는 부분에서 중앙청년위원장으로서 사과를 드리고 싶다. 다만 해당 내용이 이 정도로 확대해석 돼 저희 청년들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해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지탄받아야 할 사안인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표현 방식이 다소 정제되지 못했다고 해서, 마치 청년들이 중범죄를 저지른 범법자와 같은 비난과 조롱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며 “당을 위해 헌신한 청년의 실수에 대한 징계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나 그다음 조치로 청년당원들에 대한 보호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부분은 심각하게 유감을 제기한다”고 반발했다.

또 “어떠한 잘못에 의한 징계 이후 이렇게 쉽게 정당에서 청년들이 버려진다면, 앞으로 우리 당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며 헌신할 청년들이 있을까 우려된다”며 당 소속 의원들에게 “우리 당 청년들을 지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보수 통합 과정에서 급하게 뭉친 진영 내 청년들과 당 지도부의 엇박자는 예고된 악재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종인호’ 4개월째를 맞은 국민의힘은 당내 ‘청년정당’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당내 당 ‘청년의힘’을 연내 출범시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지난 6월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 30대 청년인 김재섭·정원석씨를 비대위원으로 영입하고 외연 확장을 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