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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 수달 캐릭터 '충주씨'가 무명에서 유튜브 인기스타로 거듭나고 있다

홈쇼핑에서 과일 팔고, 엠넷 ‘쇼미더머니’에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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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시 캐릭터 충주씨 ⓒ충주시 제공

‘캐생역전(캐릭터 인생역전)’을 꿈꾸는 ‘흙수저’ 캐릭터들의 활약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지도가 무명에 가까운 지방자치단체 캐릭터들이 유튜브와 쇼트폼 동영상 콘텐츠로 인기몰이하며 ‘제2의 펭수’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활약상이 가장 눈부신 이는 ‘충주씨’다. 충주 달래강의 수달을 모티브 삼은 충주시 지자체 캐릭터로, 지난해 여름부터 충주시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지역 농산물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충주씨가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12월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사과하십쇼’ 뮤직비디오를 올리면서다. 중독성 있는 일렉트로닉 사운드 위로 충주씨가 “사과하십쇼. 사과 사십쇼. 충주 사과~”를 무한 반복하는 뮤직비디오로, 오규석 부산 기장군수가 지난해 8월 군의회에서 4시간 동안 “사과하십쇼”라고 고성을 지른 소동을 패러디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풍자와 재치가 농축된 영상” “지금까지 충주 사과를 먹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 등의 댓글을 달며 즐거워했고, 조회수는 48만회를 넘겼다. 충주씨는 고구마·복숭아·옥수수·밤 등 농산물 뮤직비디오를 시리즈로 내놓았고, 홈쇼핑 채널까지 진출해 과일 세트를 완판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9>(엠넷) 예선에도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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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씨 ‘사과하십쇼’ 뮤직비디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울산 중구청의 ‘울산큰애기’와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고양이’도 인기다. 울산큰애기는 김상희가 1960년대 발표한 노래 제목에서 따온 캐릭터로, 2016년 첫선을 보였다. 원래 말을 하지 못하는 캐릭터였지만, 지난 2월 유튜브 채널 개설 이후 갑자기 말문이 트여 사투리를 구사하면서 인기가 치솟고 있다. 고양고양이는 귀여운 외모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특히 사랑받고 있다. 지난해 펭수와 함께 이비에스(EBS) 국제다큐영화제 홍보 영상을 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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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청 캐릭터 울산큰애기 ⓒ우리동네 캐릭터 제공

지자체·공공기관 캐릭터 인기투표도 진행 중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 ‘제3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이 예선을 마치고 21일부터 본선 투표에 들어간다. 지자체 캐릭터 16팀과 공공기관 캐릭터 16팀을 대상으로 누리집(ourcharacter.org)에서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다. 지난해 대상은 울산큰애기, 최우수상은 고양고양이 차지였다. 콘진원 관계자는 “2018년 첫 회 때는 인기가 별로 없었는데, 펭수 덕분인지 올해는 관심이 뜨겁다”고 전했다. 참가 캐릭터는 지난해 85개에서 올해 100개로, 예선 투표 참가자는 지난해 4만8727명에서 올해 7만9262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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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 캐릭터 고양고양이.  ⓒ우리동네 캐릭터 제공

흙수저 캐릭터들의 도전을 그린 예능 콘텐츠도 등장했다. 카카오의 쇼트폼 동영상 플랫폼 카카오티브이(TV)는 지난 1일 <내 꿈은 라이언>을 시작했다. 잊혔거나 존재감 없는 캐릭터들이 마스코트 예술 종합학교에 입학해 인기 캐릭터로 거듭나고자 노력한다는 이야기다. 대전 엑스포 ‘꿈돌이’, 한화 이글스 ‘위니’, 부천시 공무원 ‘부천핸썹’ 등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제작진은 “슈퍼스타가 되고 싶은 전국의 흙수저 마스코트들이 많을 것이고, 그들만의 세계관을 덧입혀 콘텐츠를 만들면 재밌겠다는 생각에서 기획했다”며 “펭수로 인해 캐릭터 세계관에 대한 대중 인식이 높아진 것도 색다른 시도를 가능하게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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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티브이(TV) 예능 프로그램 <내 꿈은 라이언>. 카카오티브이 제공 ⓒ카카오티브이 제공

지자체나 콘텐츠업계가 캐릭터에 주목하는 데는 홍보 목적도 있지만, 산업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다. 콘진원 보고서를 보면, 국내 캐릭터 산업 매출액은 2018년 12조2070억원에서 2019년 13조164억원(추정치)으로 해마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펭수가 올해 벌어들인 수익만 100억원으로 추정한다. 콘진원 관계자는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인기 있는 펭수의 사례 이후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제2, 제3의 펭수가 등장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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