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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지지율이 10%대 안착 조짐 보이며 고공행진하는 두 가지 이유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하락과도 관련이 있다.

노회찬(가운데) 정의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의 뒤로 ‘정당득표율 3위’라고 적힌 글씨가 보인다. 정의당은 6·13 지방선거 광역의원 비례대표 투표에서 9%의 정당 득표율을 얻었다.
노회찬(가운데) 정의당 원내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의 뒤로 ‘정당득표율 3위’라고 적힌 글씨가 보인다. 정의당은 6·13 지방선거 광역의원 비례대표 투표에서 9%의 정당 득표율을 얻었다. ⓒ한겨레

정의당의 지지율 고공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 9일 공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정의당이 창당 이후 역대 최고치인 10.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처음으로 두 자릿수 최고치(10.1%)를 기록한 것에 이어 한 주 만에 자체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6·13 지방선거 이후 3주 동안 큰 폭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더불어민주당과 달리, 정의당이 6주 연속 지지율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로는 각종 이슈에 대해 정의당이 내놓은 ‘선명한 대책’이 꼽힌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정의당의 상승세는 국회의원 특수활동비, 갑질 기업 문제, 기무사 정치 개입 의혹 등 여러 쟁점 현안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보다 선명한 대책을 제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권 실장은 이어 “특히 특활비의 경우 노회찬 원내대표가 2달 동안 특활비를 반납했다”며 “특활비 이슈를 정의당이 가져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최저임금법 개정 등 다소 오른쪽으로 기운듯한 행보를 보이는 더불어민주당의 정책 결정과도 관련이 있다. 진보 정책을 놓고 경쟁하던 두 정당 가운데 한 정당이 보수 쪽으로 기울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머지 정당이 ‘선명성’을 드러내기가 더 수월해진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진보적 경향을 지닌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여당이 되면서 진보 성향층 외에 전체 국민을 고려한 정책 결정을 해야 하는 위치로 바뀌었다”며 “이는 최저임금이나 최근 부동산 정책 등에서 진보적 성향이 강한 유권자들로 하여금 좀 더 진보적 색채가 뚜렷한 정당에 대한 지지를 표출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은 정의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이번 리얼미터 조사에서 47.5%를 기록해 3주 전(57%)보다 9.5%p나 하락했다. 특히 하락한 9.5%p 가운데 3.5%p가 정의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더불어민주당의 한계선이 과거보다 오른쪽으로 갔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중도·보수 쪽으로 (지지층을) 벌려 놓으면 더불어민주당의 왼쪽이 정의당으로 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이유로는 6·13 지방선거에서 ‘보수 심판’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인식으로 인해 진보 지지층이 ‘마음 놓고’ 정의당을 지지할 수 있게 된 점을 꼽을 수 있다. 윤희웅 센터장은 “이번 지방선거가 지난 대선과 세트로 치러진 것이라는 측면에서 보수 정치 세력에 대한 심판이 끝났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진보 유권자들의 긴장도가 풀렸다”며 “본인의 정치 성향에 맞는 정당에 대한 지지 표출이 수월하게 된 상황적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의당의 지지율 상승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권순정 실장은 “정의당이 10%대를 연달아 기록한 것은 안정성의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며 “민주당으로부터 이탈한 지지층이 (더불어민주당으로) 회귀할 것이라는 데는 다소 부정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의당의 지지율 자체가 상대적으로 안정성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복경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도 “정의당이 크게 헛발질만 하지 않는다면 지지율이 15%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과거처럼 진보적 목소리를 계속 내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올 수 있는 잡음 등도 집권당의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집권당이 진보적인 노선을 명료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정의당에 힘을 실어주면서 (진보 이슈의) 강세 효과를 유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의당 지지율을 2020년 총선까지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의당 스스로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서 교수는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을 정도로 도약하려면 수권 능력이 있는 야당의 포지션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며 “정치인 풀이 넓어진다든가 원내 대응 등에서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등 2년 동안 자기 증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6석의 의석에서 지지율에 맞는 의석수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혁도 필수적이다. 지지율 10%를 그대로 의석수로 환산하면 정의당이 가져갈 수 있는 의석수는 30석이다. 역대 총선에서 얻은 지지율 6~7%를 대입해도 20석은 거뜬히 얻을 수 있다. 지역구에서 1등만 당선시키는 소선거구제에서 정당 지지율과 의석수를 연동시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꾸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이번 리얼미터 조사는 7월2일~6일까지 5일간 전국 19살 이상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2.0%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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