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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총 들고 나타난 학생을 막은 건 미식축구 코치의 '포옹'이었다

현장을 찍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최근 공개됐다.

  • 김태우
  • 입력 2019.10.20 14:36
  • 수정 2019.10.20 14:52

지난 5월, 미 오리건주 파크로즈 고등학교에서는 총격 사건이 발생할 뻔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은 건 학교 미식축구팀 코치이자 보안경비 요원인 키어넌 로우의 포옹 덕분이었다.

현지 지방 검사를 인용한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당시 18세였던 파크로즈 고등학교 학생 안헬 그라나도스-디아즈는 장전된 엽총을 코트 속에 숨긴 채 수업 중인 학생들 앞에 섰다. 로우는 5월 17일(현지시각) 그라나도스-디아즈를 찾으러 학교를 수색하다 엽총을 든 그를 발견했다. 

로우는 이 학생을 물리적으로 제압하는 대신 두 손으로 총을 붙잡은 채 학생을 껴안았다. 이 학생은 로우의 품을 벗어나려다가 포기하고 그와 포옹을 나눴다. 로우는 학생을 안은 채 교실 밖으로 걸어 나와 총을 근방에 있던 다른 교사에게 넘겨줬다.

사건 직후에는 로우가 학생을 덮쳐 총을 빼앗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현장을 찍은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며 그가 학생을 껴안아 진정시켰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됐다. 

지방 검사에 따르면 그라나도스-디아즈는 사건 이전부터 자살 충동을 느껴왔으며 모친이 자신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도록 학교에서 총격 후 극단적 시도를 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로우는 현지 방송국 KOIN 6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학생의 눈을 마주 본 뒤 그가 진짜 총을 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후에는 내 본능대로 움직였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에게 연민을 느꼈다. 어릴 때는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조차 깨닫지 못하곤 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라나도스-디아즈는 공공장소 불법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기소돼 보호관찰 3년을 선고받았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정신, 약물치료 프로그램을 수강할 예정이다.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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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감동 #총격 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