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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전대통령이 유승민 대항마 연설문까지 써줬다는 증언이 나왔다

"청와대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게도 자료를 수시로 전달했다."

ⓒJUNG YEON-JE via Getty Images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유승민(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의원의 당선을 막기 위해 대항마를 내세우라고 직접 지시하고, 해당 후보를 위해 연설문까지 내려보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한겨레에 따르면 신동철 당시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혐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박 전 대통령이 2016년 총선 전 유승민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대항마를 내세우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정무수석실은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을 경쟁 후보로 내세웠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재만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당시 현기환 정무수석에게 전화해 ”이재만 후보가 연설을 잘 못 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당시 신 전 비서관은 현 수석의 옆에 있다가 이런 얘길 들었다고 말했다.

신 전 비서관은 ”이 전 구청장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박 전 대통령이 친전 형태로 현기환 정무수석을 통해 이 전 구청장에게 연설문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당시 현 수석이 ‘이거 봐라. 할매(박 전 대통령)가 직접 보냈다‘며 연설문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며 ”현 수석이 평소 대통령에 대한 사랑과 우애의 표시로 ‘할매’라는 표현을 썼다”고 했다.

이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해당 지역구를 ‘단수 공천’ 지역으로 발표했다. 당시 김무성 대표는 이른바 ‘옥쇄 파동‘을 벌이며 승인을 거부했다. 신 전 비서관은 ”이후 유승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자 박 전 대통령이 ‘유 후보 사무실의 대통령 사진을 떼라’고 정무수석에게 집요하게 지시했다”며 ”제가 한동안 현 수석에게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들들 볶였다”고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 지시로 이한구 전 의원을 당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세웠다는 증언도 했다. 이후 현 전 수석이 이 위원장에게 선거구별 예비후보자 현황, 친박 리스트, 청와대 지지 후보 등의 자료를 수시로 전달했다고 한다.

둘의 만남이 언론에 노출될 뻔하자 이후 007작전처럼 비밀스럽게 자료를 전달했다. 신 전 비서관은 ”특정 지역에서 ‘접선’하기로 약속한 뒤 정무수석실 직원을 시켜 스치듯 지나면서 자료 봉투를 전달했다. 한 번은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이 위원장이 차를 타고 대기하고, 정무수석실 직원이 차량 창문 안으로 서류를 밀어 넣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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