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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마지막 메시지: "모두 안녕"

박 시장은 2002년 저서에 긴 유서를 남기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유서
박원순 서울시장 유서 ⓒ서울시

10일 서울 성북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유언이 공개됐다.

서울시는 이날 박 시장의 빈소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고인의 유서를 공개했다.

박 시장은 유서에 ”내 삶에서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 달라. 모두 안녕”이라고 적었다. 이 유서는 박 시장이 공관을 나오기 전 작성됐고, 서울시 주무관이 서재 책상 위에서 발견했다.

이번 유서 공개는 박 시장 유족들의 뜻에 따라 이뤄졌다. 박 시장이 공관을 나오기 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관을 정리하던 서울시 주무관이 박 시장 서재 책상 위에서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청 시장실 앞 박원순 서울시장 등신대
서울시청 시장실 앞 박원순 서울시장 등신대 ⓒ뉴스1

고인은 앞서 2002년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로 재직 중일 당시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나눔’에 아내와 자녀, 지인에게 보내는 생전 유서를 남겼다.

먼저 아내에게는 ”변호사 부인이면 그래도 누구나 누렸을 일상의 행복이나 평온 대신 인권 변호사와 시민 운동가로서의 거친 삶을 옆에서 지켜주느라 고되었을 당신에게 무슨 유언을 할 자격이 있겠나”라며 ”오히려 유언장이라기보다는 내 참회문이라 해야 적당할 것”이라고 했다.

또 박 시장은 ”당신에게 용서를 구할 게 또 하나 있다”며 ”아직도 내 통장에는 저금보다 부채가 더 많다. 그러나 혹시 그걸 다 갚지 못한다면 역시 당신 몫이 될 테니 참으로 미안하기만 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후 소장하고 있던 책들을 아이들이 받지 않는다면 대학 도서관에 기증하라고 한 박 시장은 숨을 거둔 뒤 시골 마을 양친이 계신 산소 곁에 뿌려 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조문객들에게 조의금을 받지 말고 부음도 신문에 내지 말라고 강조했다.

딸과 아들에게는 ”원하는 걸 못해준 경우도 적지 않았고 함께 가족 여행을 떠나거나 함께 모여 따뜻한 대화 한번 제대로 나누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이 세상 어느 부모보다 역할을 제대로 못한 점을 실토한다”라며 ”그래도 아빠가 세상 사람들에게 크게 죄를 짓거나 욕먹을 짓을 한 것은 아니니 그것으로나마 작은 위안을 삼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모든 가족과 지인에게는 ”오늘의 나를 만들어 준 희생과 헌신에 대해 아무것도 갚지 못하고 떠나는 마음이 아리기만 하다”며 감사와 미안함을 표현했다.

본인이나 주변 사람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다음 전화번호로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살예방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생명의 전화 홈페이지(클릭)에서 우울 및 스트레스 척도를 자가진단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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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