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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고소인에 대한 2차 가해와 가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고소인에 대한 '신상털기'나 근거 빈약한 의혹 제기 등이 이어지고 있다.

고(故) 박원순 서울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여성을 겨냥해 2차 가해에 해당할 만한 목소리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유족의 간곡한 요청에도 박 시장을 향한 도 넘은 조롱과 비방도 이어지고 있다. ”경찰이 뚜렷한 처벌 선례를 남긴다는 각오로 2차 가해자를 엄정하게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일 오후 2시40분쯤 박 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주변. 박 시장의 서울특별시장(葬)을 반대하는 보수 유튜버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분향소.
박원순 서울시장 분향소. ⓒ뉴스1

이들은 박 시장 지지자들을 촬영했고 지지자들은 이에 즉각 항의했다. 양쪽에서는 고성이 오갔고, 장례식 주변에서 소음이 퍼졌다.

극우 성향 유튜버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진행자 강용석씨와 김세의씨, 김용호씨도 이날 모습을 보였다. 강씨 등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자신들의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실시간으로 방송을 중계했다. 이들은 방송에서 박 시장 관련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언급했다.

가세연 진행자들은 지난 10일엔 박 시장 시신이 발견된 성북구 와룡공원 일대에서 생중계를 했다. ‘[현장출동] 박원순 사망 장소의 모습!!!’라는 제목의 영상이었다.

故 박원순 서울 시장 시장이 발견된 성북구 와룡공원 일대에서 방송을 진행한 가세연 진행자들.
故 박원순 서울 시장 시장이 발견된 성북구 와룡공원 일대에서 방송을 진행한 가세연 진행자들. ⓒ가로세로연구소/유튜브

강 씨 등은 이 과정에서 웃음을 터트리고 적절하지 못한 언행으로 거센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가세연은 서울특별시장 권한대행을 상대로 박 시장의 서울특별시장 집행금지 가처분신청을 행정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세연을 향해 “사자 명예훼손을 넘어 국가 원수까지 모독한 생방송을 진행했다는 데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권 지지자가 다수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박 시장 고소인 A씨가 타깃이 됐다. ”박 시장을 고소한 A씨는 정치적인 공작에 이용됐다”는 논리를 펴는 글이 적지 않다.

이른바 ‘검·언 유착 사건을 물타기하려는 시도‘라는 근거 없는 주장도 있고 고소인의 피해 주장은 ‘진보 진영 죽이기’라는 주장도 등장했다. 이 커뮤니티에는 ”서울시청 열람가능 자료를 뒤지며 해당 여성을 신상털기한다”는 글이 공유돼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분향소.
박원순 서울시장 분향소. ⓒ뉴스1

박 시장 사건과 아무 관련 없는 서울시 직원을 A씨로 지목하는 사진이 온라인상으로 확산하기도 했다. 이 직원은 ”가짜 뉴스 피해를 받았다”며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 사이버수사대에 고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박 시장과 고소인을 대상으로 온라인상에서 2차 가해를 했다가 사자(死者) 명예훼손 또는 사이버 모욕죄가 적용될 수 있다.

사자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되면 형법 제308조에 따라 2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사이버 모욕죄로 재판에 넘겨질 경우 형법 311조가 적용돼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형사처벌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2차가해로 피해자가 겪어야 할 고통”이라며 “2차가해 피해자는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릴 정도로 심리적인 충격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경찰의 수사 의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2차 가해와 관련해 언론이 취재에 돌입하거나 정치권에서 경고 메시지를 제시한 뒤에야 ”엄중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다는 지적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0일 ”온라인상에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유포해 사건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위해를 고지하는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 사건 관련자의 명예 훼손, 신상 노출 등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본인이나 주변 사람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다음 전화번호로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살예방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생명의 전화 홈페이지(클릭)에서 우울 및 스트레스 척도를 자가진단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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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박원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