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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27일 11시 04분 KST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87년 오대양 사건의 전말을 파헤쳤다

충격적이다.

 

 

SBS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시즌1이 마지막으로 다룬 건 1987년 사이비 종교 오대양 사건의 전말이었다.

26일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총 32명이 목숨을 잃은 오대양 사장이자 교주 박순자 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1987년 기사 거리를 찾아 경찰서를 돌던 기자 윤씨는 대전 서부 경찰서에서 중년 부부를 때린 사건의 가해자로 조사 받고 있는 이들로부터 이상한 낌새를 챘다. 윤씨는 ”뭔가 의지가 없는 눈빛으로 무언가에 조종당하는 것 같은 눈빛”이었다고 회상했다.

자세히 알아보니 이 사건에 연루된 인물은 같은 회사 직원인 13명이었다. 이들은 중년 부부를 회사 창고에 가두고 12시간 동안 집단으로 때리며 채권포기각서를 쓰라고 했다. 피해자 부부는 대전 유지였는데, 이들의 자식 7명도 가해자 13명과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민속 공예품을 만들던 이 회사는 최고의 복지는 물론 사회사업에도 적극 참여하는 기업이었다. 때문에 대전 내에서는 사장 박순자와 그 가족들의 신뢰도가 높았다. 중년 부부는 박순자에게 5억 원의 사업자금을 빌려 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돈 쓸 곳이 생겨 변제를 요구했다. 그러나 회사에 다니고 있던 큰딸이 극구 반대했고, 결국 돈을 받으러 직접 찾아간 회사에서 부부는 갇힌 채 두들겨 맞았다.

그곳에는 부부의 큰딸과 사위도 함께 했다. 끝내 채권포기각서에 지장을 찍은 부부는 풀려나자마자 경찰에 이들을 신고했고, 박순자는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 사건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이 몰려들자 박순자는 졸도해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며칠 후 박순자는 자식 셋과 함께 사라졌고, 남편조차 이들의 자취를 찾지 못했다. 박순자 잠적 소식을 들은 채권자들이 회사로 찾아왔는데 받을 금액만 80억,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260억에 달했다.

 

SBS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박순자가 데리고 사라진 건 자식 셋 뿐만이 아니었다. 총 80명의 사람들이 그와 함께 종적을 감췄다. 수소문 끝에 용인 공장 창고에 숨어 있던 49명을 찾았지만 박순자는 없었다. 발견된 이들에게 물어도 묵묵부답이었다.

남편이 용인 공장에서 돌아선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현장에 있던 인물이 나타나 나머지 사람들이 공장 천장 공간에 있다고 밝혔다. 그곳을 확인한 남편은 경악했다. 공장장 최씨가 목을 매 삶을 등진 것 뿐만 아니라 겹겹이 포개져 죽은 12명의 사람이 발견된 것이었다. 그곳에서 5m 가량 떨어진 곳에는 19명의 시신이 쌓여 있었다. 여기엔 박순자와 자식 셋도 포함됐다.

알고보니 이 회사는 오대양이란 이름의 사이비 종교였다. 박순자는 교주, 나머지는 신도였다. 마음 좋은 사업가로 자신들을 꾸민 오대양은 피해자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 돈을 빌리고 거액의 이자를 지불하다가 ‘오대양에서 함께 살자’고 꾀어 직원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88년 말세론을 신봉하는 종교였다.

80명 중 생존자들은 박순자에게 선택받지 못한 인물들이었다. 돈을 많이 빌려 온 32명은 박순자와 함께 생을 마감했다.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해 많은 추측이 있었지만, 오대양을 맹신하다가 불가항력적으로 죽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당시는 한여름으로 32명이 숨어 있던 공장 천장 온도는 70도까지도 올라갔던 상황이다. 피신 기간 동안 탈진한 이들이 저항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방송 말미 배우 김진수는 “어마어마하다. 이렇게 마지막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사람들이 안됐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라효진 에디터 hyojin.ra@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