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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4년차 박하선은 "웃으면서 할 말 하는 편"이라며 '며느라기' 시절은 벗어났다고 말했다

데뷔 16년차 박하선은 결혼, 출산, 육아가 연기의 큰 자양분이 되었다고 밝혔다.

배우 박하선 
배우 박하선  ⓒ키이스트 제공

공사 구분이 될까? 집에서도 밖에서도 같은 일을 하는 기분이 들 것 같다. <산후조리원>(티브이엔)에서 육아를 하고, <며느라기>(카카오티브이)에서 며느리 노릇을 한다. 집에서도 엄마이자 며느리이지 않나.

“작품 초반에는 나도 출산·육아를 했고, 며느리이기도 하니까 ‘그냥 하면 되겠네’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저는 이제 ‘며느라기’는 벗어났더라고요. 웃으며 할 말도 적당히 잘하는 편이라 그 시기를 되돌아보며 연기를 해야 하더라고요. 하하하.” 대답에서 엄마로서, 며느리로서의 노련함이 읽힌다.

박하선이 여성의 마음을 대변하는 대표 인물로 급부상 중이다.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이후 1년여 만에 출연한 두 드라마에서 공교롭게도 한 편에선 출산·육아의 고통을, 한 편에선 며느리의 힘듦을 표현하며 비슷한 처지의 시청자를 위로하기 때문이다. 그는 “두 작품 모두 공감이 갔다”며 “<산후조리원>은 출산·육아의 바이블이고, <며느라기>는 시월드의 바이블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전 봤다면 정말 도움이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산후조리원>에서는 극 초반 오현진(엄지원)의 출산 장면에 공감이 갔다고 한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기대하고 고대하고 많이 상상해도 막상 눈앞에 있는 작은 생명체를 보면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표현하기가 어려워요. 진짜 내가 낳은 아이인가 싶어 낯설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아이를 처음 보면 예쁘다는 말이 안 나오는 경우도 있거든요.(웃음) 대본에도 그렇게 쓰여있어서 너무 공감이 갔어요.”

배우 박하선이 3일 오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SBS 라디오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 참석 차 방송국에 들어서며 드라마 ‘며느라기’ 100만뷰 ‘깡’ 춤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  
배우 박하선이 3일 오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SBS 라디오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 참석 차 방송국에 들어서며 드라마 ‘며느라기’ 100만뷰 ‘깡’ 춤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   ⓒ뉴스1

무엇보다 2017년 소셜미디어 웹툰으로 공개돼 화제를 모았던 <며느라기> 속 민사린 역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에게도 ‘며느라기’가 있었다. “어머니 생신에 케이크를 만들기도 하고, 이것저것 챙기며 사랑받고 싶은 시절이 있었어요. 원작 웹툰에서는 사린의 입장이 더 도드라지지만 드라마에선 시어머니의 입장도, 남편 무구영의 입장도 모두 나오는데, 이들 모두 짠한 포인트가 있어요. 이런 부분들이 공감이 많이 됐어요.” 그는 “며느라기 극복 방법은 소통인 것 같다”며 “보통 3년차 정도 되면 그걸 깨닫게 되더라. 싫으면 싫다고 얘기하고, 할 말을 하는 게 오히려 서로를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똑 부러지게 말했다.

그는 이 웹툰을 공교롭게도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접했다고 했다. 드라마 <산후조리원>에서 그가 맡았던 조은정처럼 ‘육아 만렙’ ‘조리원 내 핵인싸’였다는 그는 조리원 동기들에게 웹툰을 추천받았다. “고부갈등이나 가족 간 문제를 적절히 다루고 있는 게 좋았다”고 했다. 드라마에 출연하면서는 “답답할 정도로 착하고 고구마스러운 부분이 있는 원작 속 민사린과 달리 요즘 며느리, 요즘 여자, 요즘 기혼 여성처럼 연기하려고 했다”는데 이상하게 ‘사린이 머리’를 장착한 순간 그렇게 안 되더라”며 웃었다. “이 작품을 위해 준비할 건 머리였어요. 그 머리를 장착하면 사린이 연기가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하하하.” 그는 <며느라기>에 출연하면서 민사린처럼 머리 모양을 단발로 잘랐다.  

<산후조리원>에서 초반에는 얄미워 보였던 조은정 역으로 “‘박하선이 저런 연기도 해?’라는 평가를 들어 기분 좋다”는 그는 <며느라기>에서는 좋다, 싫다 말도 잘 못하고, 자기편을 들지 않는 남편한테 서운해하는 표정으로 한층 깊어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저도 출산 후 회복기간 2년여간 일을 하지 못했다. 사람은 누구나 외롭기도 하고, 그런 인간적인 면들이 캐릭터에 녹아져 있어서 자연스럽게 제 모습이 반영된 것 같다. 출산과 결혼, 육아라는 경험은 감정을 풍부하게 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됐다. 연기가 너무 좋아졌고 좀 더 간절해진 면도 있다. 예전엔 그저 젊고 예뻐서 가능했지만, 이젠 연기를 잘하지 않고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은 못 하고 있었지만 내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이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 시간들 동안 다양한 작품들을 굉장히 많이 봤고, 그런 시간들이 제게는 약이되더라. 또 한편으로는 이 작품을 하려고 그런 시간들을 지나온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데뷔 16년차. 그는 두 작품이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에게 ‘박하선이 다른 역할도 할 수 있구나’ ‘다양한 잠재력이 있구나’를 알려준 고마운 작품이자 연기의 지평을 넓혀준 작품”이라는 뜻이다. 이제 막 연기의 재미를 찾은 신인배우 같은 마음가짐이라는 그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며 “다음이 기대되는 배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20대 때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고 늘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지금은 나의 단점을 다 사랑하고 인정하려 해요. 나를 보여줘도 사랑받을 수 있구나 라는 걸 느꼈어요. 두려움이 많이 극복된 것 같아요. 이젠 연기를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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