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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 투척한 40대 남성이 ‘인혁당 인쇄물’을 쓴 채 등장했고,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됐다

인혁당 피해자 8인의 얼굴이 담겼다.

40대 남성 A씨가 26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40대 남성 A씨가 26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투척했던 40대 남성 A씨가 구속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차윤재 판사는 26일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4일 낮 12시15분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 앞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말을 전하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투척했다. 이로 인해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소주병이 산산조각 나면서 소주로 추정되는 액체가 쏟아졌다.

A씨는 범행 직후 특수상해미수 및 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A씨는 ‘인민혁명당에 가입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라며 “박 전 대통령이 사법살인에 사과하지 않아, 보복 차원에서 범행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A씨는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라는 주장과 달리, 인혁당 관련 인터넷 카페를 운영할 뿐 아무런 피해나 관련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혁당 사건 희생자 추모기관인 4·9통일평화재단 역시 “A씨가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과 무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대구 달성군 사저 앞에서 소주병 투척에 고개 숙인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달성군 사저 앞에서 소주병 투척에 고개 숙인 박근혜 전 대통령. ⓒ뉴스1
A씨가 던진 소주병의 흔적. 
A씨가 던진 소주병의 흔적.  ⓒ뉴스1

그럼에도 A씨는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며 인혁당 사건 피해자 8인의 얼굴이 인쇄된 종이를 왕관처럼 머리에 쓰고 등장했다. A씨는 해당 인쇄물을 경찰서 유치장에서부터 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씨는 법정에 들어가기 전 “인혁당과 연관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있다”고 말했고, “병 안에 든 것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는 “소주”라고 답했다. 이후에도 계속 인쇄물을 쓰고 있던 A씨는 “법정 안에서 머리에 쓴 것을 벗으라”는 법원 관계자의 지시가 있자, 그제야 인쇄물을 벗어 손에 쥔 채 심문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혁당 사건 피해자 8인의 얼굴이 인쇄된 종이를 손에 들고 있는 A씨.
인혁당 사건 피해자 8인의 얼굴이 인쇄된 종이를 손에 들고 있는 A씨. ⓒ뉴스1

한편 경찰은 A씨가 던진 소주병 액체에 대한 성분 분석을 국과수에 의뢰했으며,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통화내용 등을 확인하고 있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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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구속 #인혁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