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통일평화재단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투척한 40대 남성 A씨에 대해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과 무관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24일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인혁당 사건) 희생자 추도기관인 4·9통일평화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1975년 4월8일에 형이 확정된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는 사형수 8인을 비롯해 총 25명”이라며 “당사자들 또는 당사자의 배우자들은 현재 모든 70세를 넘긴 고령이시고 자녀나 손자녀들 중에도 A씨와 같은 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재단 측은 “A씨가 활동하고 있다는 ‘HR_인민혁명당’이라는 카페 역시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들과는 전혀 무관한 카페”라며 “오히려 이 카페에는 유족들의 동의 없이 인혁당 사형수 8인의 사진을 게시해 여러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이에 대한 시정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 앞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말을 전했다. 그러나 인사말을 시작한 지 1분여 만에 A씨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투척했고,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소주병이 산산조각 나면서 소주로 추정되는 액체가 쏟아졌다.
당시 A씨는 ‘인민혁명당에 가입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A씨는 특수상해미수 및 집시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A씨는 박 전 대통령이 사법살인에 사과하지 않아, 보복 차원에서 범행했다는 동기를 진술했다”고 전했다.
한편 인혁당 사건은 북한의 지령을 받아 유신 체제에 반대하는 민청학련을 조종하고, 국가를 전복하려 했다는 혐의로 8명이 사형을 당하고 17명이 실형을 선고받은 대표적인 공안 조작 사건이다. 박정희 정권 시절 대표적인 ‘사법살인’으로 불린다.
이후 인혁당 사건 희생자 유족들은 2002년 법원에 재심 신청을 했고, 2007∼2008년 무죄를 선고받았다. 또한 4·9재단은 인혁당 사건 희생자들의 유가족 등이 출연한 기금으로 2008년 설립됐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