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한국 영화 ‘브로커’ 가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동반 진출했다.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는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14일(현지시간) 제75회 칸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열리는 영화제의 공식 초청작을 발표했다.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두고 격돌하는 경쟁 부문에는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가 호명됐다.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건 지난 2019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기생충’은 한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 고경표, 박용우 등이 출연한다.

앞서 박찬욱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으며, 2016년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다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에 참여한 모든 이에게 기쁜 봄소식”이라며 “팬데믹이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참가하는 영화제라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동안 영화관에서의 집단 관람의 의미에 관해 생각해볼 시간이 충분히 있었으니까. 이번 칸에서는 기회가 허락하는 대로 다른 영화들도 많이 보고 누구보다 오래 기립박수를 치려고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브로커’는 일본의 거장으로 불리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그러나 영화사 집이 제작을 맡고 CJ ENM이 투자 및 배급을 하는 한국 영화다.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된 ‘베이비 박스’를 소재로 하고 있으며,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이지은(아이유) 등이 출연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칸이 사랑하는 일본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5번 이름을 올렸으며, 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심사위원상, 2018년 ‘어느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끝으로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는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았다. 이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와 김정도(정우성)가 남파 간첩 총책임자를 쫓으며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첩보 액션 드라마로, ‘태양은 없다’ 이후 22년 만에 한 작품에서 호흡한 이정재와 정우성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제75회 칸 영화제는 오는 5월14일부터 25일까지 12일간 프랑스 휴양도시 칸 크로아제트 거리에 위치한 팔레 드 페스티벌과 그 일대에서 열린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