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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미국 아카데미 회원이 '기생충' 봉준호 감독에 투표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익명성을 보장받자 투표 이유를 여과 없이 털어놓았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투표가 종료된 가운데, 투표에 참여한 한 여성 배우가 올해 후보작들에 대해 쏟아낸 독설이 여과 없이 공개됐다. 

오스카 
오스카  ⓒVALERIE MACON via Getty Images

미국 연예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5일(현지시각)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소속 여성 배우 A씨(이하 A씨)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A씨는 이번 인터뷰에서 익명성을 보장받고 자신의 투표 결과와 그 이유를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먼저 작품상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가 받으리라 예측하며 다른 후보작들을 깎아내렸다. ‘작은 아씨들‘의 경우 ”배우들의 연기가 형편없었고 영화 자체도 혼란스러웠다. 제작진이 도대체 왜 영국 배우 네 명을 미국 소녀 역에 캐스팅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작은 아씨들‘의 주역 중 두 명은 영국인이 아니다.)”라고 비난했고, ‘아이리시맨’에 대해서는 ”마틴 스콜세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연출했다면 이런 찬사를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소니픽처스코리아

작품상 부문에서 ‘기생충’에 투표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면서는 외국어 영화가 미국 영화와 함께 후보에 올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생충’은 아름다운 작품이지만, 두 번째로 봤을 때는 (처음 봤을 때만큼의 여운이) 지속되지 않았다”라면서 ”외국 영화가 일반 영화와 같이 후보에 올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A씨는 감독상 부문에서도 쿠엔틴 타란티노에게 표를 던졌다. 그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도 잘했지만 최고는 아니었다. ’1917’과 샘 멘데스의 연출도 좋기는 했지만 쿠엔틴 (타란티노)가 정말 잘 해냈다고 생각했다”라며 타란티노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투표 이유는 간단했다. ”미국인 감독이 이기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A씨는 ”오스카는 미국 시상식이 아닌가. 영국 영화들은 영국 아카데미상(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 시상식, BAFTAs)을 타고, 프랑스인들은 프랑스 영화 시상식에서 투표한다”라며 ”쿠엔틴 타란티노는 훌륭한 미국 영화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국제장편영화상의 경우 ”결국 ‘기생충‘이 수상할 건 알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허니랜드‘와 ‘페인 앤 글로리‘가 더 마음에 들었다”라며 그중에서도 ”내게 감동을 준 ‘페인 앤 글로리’에 투표했다”라고 밝혔다. 

A씨는 ‘아이리시맨‘에 대해 꽤나 실망한 듯하다. 그는 ”‘아이리시맨‘은 지루하다”라고 하는가 하면, ”‘아이리시맨’의 디 에이징 기술은 형편없었다. [...] 얼굴에서 주름을 지웠지만 배우들은 여전히 노인처럼 걸어 다녔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아이리시맨'
'아이리시맨' ⓒ넷플릭스

A씨는 결국 ‘기생충’에 단 한 장의 표도 던지지 않았다. 그의 투표 결과는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생충’이 한국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후보에 오른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9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국내에서는 10일 오전 9시 50분(한국 시각)부터 TV조선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

김태우 에디터: taewoo.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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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봉준호 #아카데미 시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