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으로 세계 곳곳에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면서 일부 슈퍼마켓 기업들이 ‘노인 구매 시간대’를 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동이 불편하고 걸음이 느려 ‘사재기 경쟁’에서 뒤쳐지는 사람들도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호주의 두 대형 슈퍼마켓 체인 울워스(Woolworth)와 콜스(Coles)는 지난 16일부터 매일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한 시간씩을 ‘공동체 시간’(community hour)로 지정하고, 신분증을 지참한 만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들만 마트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조금이나마 음식을 살 수 있어 다행이다”,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시간에 감염 걱정을 덜 하고 물건을 살 수 있어 다행이다” 등이다. 하지만 ”대형 마트가 아니면 8시 전엔 아예 열지도 않아 크게 도움이 안 된다”, ”활동보조사가 9시에 집에 오는데 혼자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느냐” 등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마찬가지로 사재기가 일어나고 있는 유럽에서도 비슷한 조처가 취해지고 있다. 독일 슈퍼마켓 체인 리들(Lidl)과, 영국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Tesco) 등도 월요일인 16일부터 자국을 비롯해 체인점이 진출해 있는 유럽 국가들에서 오전 중 ‘취약자 우대 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캐나다의 슈퍼마켓 체인 소베이스(Sobeys)와 의약품과 생필품을 판매하는 드럭 스토어인 드럭 마트(Drug Mart)가 16일부터 오전 중 시간대를 정해 장애인과 노인들에게만 개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