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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모의개회식이 열렸고, 모든 게 얼어붙었다

겨울이라 추운 건 당연하다. 문제는 ‘너무’ 춥다는 점이다.

  • 김원철
  • 입력 2018.02.05 15:17
  • 수정 2018.02.05 15:20
ⓒED JONES via Getty Images

겨울이라 추운 건 당연하다. 문제는 ‘너무’ 춥다는 점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은 9일 시작한다. 개회식은 당일 저녁 8시다. 오래 전부터 ‘한국 강원도의 2월’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제 정말 코앞이고, 걱정이 현실이 되기 직전이다.

3일 저녁 8시에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모의 개회식이 열렸다. 행사 내용도 내용이지만, 관심은 ‘얼마나 추운가‘에 쏠렸다. ‘역시나’라는 반응이 다수다. 

영하 12도, 체감온도 영하 22도는 웬만한 방한 대책으로도 극복하기 힘든 기온이다. 행사는 밤 10시10분께 끝났으나 추위를 이기지 못한 일부 관람객은 먼저 자리를 떴다.

‘머니투데이’는 한 직장인 입을 빌려 ”철저하게 방한용품을 챙겨 갔는데도, 개회식에 집중하지 못할 만큼 추위가 신경 쓰였다. (신용카드)리더기가 얼어 현금으로 계산해야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한 자원봉사자가 ”어느 정도 추위를 견디는 우리(자원봉사자) 복장에다, 방한화 속엔 양말을 두 겹 겹쳐 신었는데도 동상 걸릴까 걱정될 정도다. 조직위가 지급한 방한 세트만 믿지 말고 각자가 방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도 조직위 관계자가 ”안에 내복 하나 더 입고, 털모자 쓰고, 머플러 하고, 양말 2개 신고, 마스크까지 했다. 그래도 너무 춥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행사가 끝나기 전에 빠져나온 50대 여성은 담요로 온몸을 두른 채 ”발가락이 동상에 걸릴 것 같아 나왔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일본 ‘닛칸스포츠’는 ”보온병에 넣어온 뜨거운 물을 컵라면에 부은 뒤 4분을 기다렸다가 젓가락으로 국수를 들었더니 1분도 안돼 면이 얼어 철사같았다. 라면조차 먹을 수 없는 날씨다”라며 ”평창의 추위는 소문이 아니라 진짜다”라고 보도했다.

사실 동계올림픽은 춥지 않아도 문제가 된다. 2010벤쿠버, 2014소치는 너무 따뜻했다. 미국 주간지 ‘타임’은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이 지난 1994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가장 추운 올림픽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추위에 보안검색 장치가 얼어붙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게 조직위 설명이다. 조직위는 ″일부 보안검색 장치를 가동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개회식 당일에 보안검색 장치를 전부 운영하면 혼란은 줄어들 거로 본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추위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관람석 뒤쪽 바람이 드나드는 길목에 방풍막을 설치했고, 난방 쉼터 18곳과 관람객용 대형 히터 40개도 마련했다. 무릎담요, 핫팩 방석, 손·발 핫팩 등 방한용품 6종 세트도 관객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이때문인지 지난해 11월 D-100일 행사에 참석했던 서준일(50)씨는 ″방풍막이 설치돼 예상보다는 나았다”고 말했다.

기상청이 4일 발표한 예보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9일 평창올림픽 플라자가 자리한 강원도 평창군 횡계리의 최저 기온은 영하 8도다. 강한 바람이 불어오면 체감온도는 영하 17~18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 하필 기온이 떨어지는 오후 8시에 개회식이 시작되는 이유는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가 이 시간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낮에 열리면 미국 동부시간으로 이른 새벽이 돼 시청률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시각 밤 8시면 미국 동부시각 오전 6시다

개회식이 열리는 날 재해 수준의 폭설이 쏟아지거나 견디기 힘든 혹한이 닥친다면 플랜 B가 가동된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개회식은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다. 아이스 아레나는 피겨 스케이팅과 쇼트트랙 전용 경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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