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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중국이 메달 모두 가져가라고 하자" 서울신문 임병선 기자의 조심스러운 입장

속은 시원하다.

올림픽 편파 판정에 분노한 서울신문 기사.
올림픽 편파 판정에 분노한 서울신문 기사. ⓒ뉴스1/서울신문

월요일 밤, ‘베이징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경기 생중계를 보던 시청자들은 오직 중국에 유리한 편파 판정에 울분을 토했다. 바로 그때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준(?) 기사가 등장했으니.

지난 7일 밤 10시 17분 포털 사이트에 뜬 서울신문의 기사다. 제목은 ”그냥 중국이 메달 모두 가져가라고 하자 그냥 중국이 메달 모두 가져라라고 하자”다. 

문제의 기사.
문제의 기사. ⓒ서울신문

기사 본문도 ”그냥 개최국 중국이 메달 모두 가져가라고 하자”라는 문장으로 도배됐다. 두 번째 문단은 황대헌 선수와 이준서 선수가 1000m 준결승에서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당한 내용이 주로 적혔는데 ”중국 선수 셋이 편파 판정에 힘입어 결승에 올랐는데 깔끔히 무시해 버리자”라는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문제의 기사.
문제의 기사. ⓒ서울신문

기사는 최민정 선수의 여자 쇼트트랙 500m 준준결승 탈락 소식도 전하고 있는데, 선수들이 잇달아 넘어지는 이유로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빙질을 지적했다.

무엇보다 이 기사의 압권은 마지막 문장이라고 할 수 있다.

″심판은 대놓고 중국 선수들 결승 올리느라 여념이 없고, 이런 대회 레이스 메달은 없는 셈 치자. 중국 선수들 메달 따도 알리지 말자.”

팩트보다는 기자의 분노가 느껴지는 이 기사에는 오타와 비문도 잔뜩이다. 기사인 듯 기사 아닌 듯, 알쏭달쏭한 이 기사는 서울신문 임병선 논설위원이 썼다.

임 논설위원은 서울신문에서 체육부장, 체육부 선임기자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보다 스포츠에 진심인 임 논설위원이 쇼트트랙 경기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다가 납득할 수 없는 심판 판정에 분노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형식을 모조리 파괴한 기사를 쓴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논설위원 ”답하기 곤란”

임 논설위원은 문제의 기사가 발행된 경위를 묻는 오마이뉴스에 ”답하기 곤란하다. 죄송하다”라고만 말했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서울신문 편집국장과 인터넷뉴스부장은 이 기사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냥 중국이 메달 모두 가져가라고 하자”라던 기사는 현재 삭제된 상태다.

도혜민 기자: hyemin.d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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