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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19일 15시 2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2월 19일 15시 54분 KST

올림픽 안 본다는 내게 친구가 "오바 아니냐"고 했다

힐링 해시태그를 위한 장소만이 유의미한 자연인 건 아니다.

huffpost

평창 올림픽이 생각보다 난리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선수들에, 여러모로 대단했던(?) 개막식의 버프로 보는 사람이 꽤 많다. 그러나 나는 개막식을 포함해 평창 올림픽의 모든 종목과 경기를 보지 않고 있다.

며칠 전, 친구들과의 단톡에서 올림픽 얘기가 나왔을 때 나는 안봐서 모른다고 했더니 왜 안보냐고 물어보는 친구가 있었다.

말하기 뭐해서 말을 안 하고 있었는데, 알 수 없다는 식으로 굳이 물어봐서 대답을 했다.

뉴스1

″이번에 평창 올림픽하면서 500년 된 숲을 베었잖아.. 가리왕산 밀고 활강경기장 만들었잖아. 그냥 맘이 안 좋아서 안 보고.. 난 애초에 올림픽 경기 나라 옮기면서 하는거 반대야. 끝나고 나면 다 폐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유치 실패하면 끝이고. 환경 작살내다가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도 많으니까 그냥 한 군데서 해야된다고 생각해.”

그랬더니 한 친구가,

″산? 그게 어차피 그게 거기 있는 줄도 몰랐을 거고 가보지도 않았을 건데 그건 너무 오바 아니냐”고 했다.

그래서 나는,

″숲은 거기 있는 걸 모르는 게 맞는 거고 보러가지 않는 게 맞는 거다. 자연은 그냥 당연히 있는 거다. 근데 그게 왜 인간이 보러가고 예쁘다고 인식했을 때만 가치를 가지냐. 그대로가 가장 가치있는 거”라고 말했다.

친구는 자기가 말이 심했다며 사과를 했고 다른 친구들은 생각 못했던 부분이라고 그렇게 볼수도 있겠다고 했지만 못내 마음이 안좋았다.

누군가에게 도덕적 우월감을 전시하며 뻐대는 것이 될까봐 올림픽에 대한 적극적인 소비를 피하며 다른 사람들이 잔치를 즐기는 것에는 지적을 피하고 아무 말도 않고 있었는데...

사실 이렇게 ‘오바’로 느끼는 사람이 너무 많을 것을 알아서 얘기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야기 나온김에 말하고 싶었다.

#힐링 해시태그를 위한 멋진 장소만이 유의미한 자연이 아니라고. 그리고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던 곳이라도 그곳이 500년의 역사를 가진 숲이라면, 왜 안타깝지 않겠냐고. 그냥 거기 있는게 맞는 건데 인간중심적으로 사고하는거 너무 별로라고.. 미세먼지가 심해서 다들 외출도 제대로 못하면서 왜..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