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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에 12번 이상 때려" 도쿄 올림픽 근대5종 '말 안 듣는 말' 때문에 메달 놓친 선수가 국제적으로 비판받고 있다 (말 최신 근황)

아니카 슐로이는 세 번째 종목 승마에서 0점을 기록하며 메달을 놓쳤다.

자료사진
자료사진 ⓒReuters/Ivan Alvarado

6일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근대5종에 출전한 독일 대표 선수 아니카 슐로이는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근대5종은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 등 전장에서 필요한 5개 종목을 겨루는 종목이다. 이중 승마는 전장에서 상대의 말을 뺏어 경기를 펼친다는 의도로 선수들은 무작위로 배정된 말을 타고 경기를 펼쳐야 한다.

슐로이 선수는 가장 먼저 치른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전체 1위에 오르며 274점을 획득했다. 수영에서도 277점을 얻어 총점 551점으로 중간 선두를 달렸지만, 세 번째 종목 승마에서 0점을 기록하며 메달을 놓쳤다.  

 

아니카 슐로이
아니카 슐로이 ⓒIvan Alvarado via Reuters

 

슐로이 선수에게 ‘세인트보이’라는 말이 주어졌다. 하지만 이 말은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선수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고 장애물을 넘는데 연이어 실패했다. 

슐로이 선수는 말 위에서 끝내 눈물을 흘렸다. 처음에는 선수에게 안타까움의 응원이 쏟아졌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국제적으로 아니카 슐로이 선수에게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그의 코치마저 경기 이후 국제근대5종경기연맹(UIPM)에 의해 도쿄 올림픽에서 퇴출 당했다. 

이유는 이렇다. 슐로이 선수가 세인트보이를 몰면서 채찍을 연달아 휘두르는 영상이 공개됐다. 그리고 코치도 말을 때리는 데 동참했다. 아래 영상을 확인해 보자.

 

 

짧은 영상에서 그는 1분에 12번 이상 말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때리고 박차를 계속 가한다. 코치 역시 ”계속 때려, 더 세게 때려”라고 외치는 모습이 방송됐다. 급기야 코치는 직접 주먹으로 말을 친다.

국제근대5종경기연맹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독일의 킴 레이스너 코치에게 ‘블랙카드’를 발급했다. 영상을 면밀히 검토했고 말을 때리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이후 슐로이의 코치는 7일 열린 남자 근대5종 경기에 참가할 수 없었고 바로 올림픽 현장을 떠나야 했다.  

슐로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말도 낯선 사람이 올라타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무조건 말을 때리면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 뿐이다”라며 슐로이가 동물을 전혀 존중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일부 전문가는 슐로이 선수의 승마 기술을 문제 삼았다. 

 

위의 영상에서 영국 대표로 2012년 올림픽에서 근대5종 경기에 출전해 은메달을 딴 사만다 머레이는 ”결국 슐로이의 승마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말을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말은 올라탄 사람의 감정을 느낀다. 슐로이가 울면서 감정 조절에 실패한 순간 말도 그걸 느꼈을 거다. 그리고 사실 그가 탄 말도 처음에는 장애물을 넘으려고 했다. 하지만 슐로이가 장애물 넘을 거리를 잘못 조절해 놓고 뛰어라고 명령했기 때문에 말도 자신감을 잃고 뛰지 못한 것이다.” 머레이의 말이다.  

아니카 슐로이 
아니카 슐로이  ⓒpicture alliance via Getty Images

 

올림픽 승마 종목에서 메달을 7개나 딴 승마 선수인 이사벨 워스는 ”일반 승마 경기와 근대5종 승마에는 큰 차이가 있다. 근대5종 경기에는 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그 말이 안 됐다”고 말했다. 

”근대5종에서 말은 단순히 그냥 이동 수단일 뿐이다.” 

이렇게 ‘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계속해서 나오자 국제근대5종경기연맹도 추가로 공식 성명을 냈다. 

″도쿄 올림픽 여자 근대5종 승마 종목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실시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구조 전반에 걸쳐 말 복지와 선수 안전의 중요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국제근대5종경기연맹은 이번 사건으로 말 ‘세인트보이’가 힘든 일을 겪은 걸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에 경기장 밖에서 말을 때려 경기 규정을 위반한 슐로이 선수의 코치를 퇴출시켰다.”

″비록 8월 6일에 신체를 다친 선수나 말은 없지만, 앞으로 미래에 열릴 경기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

또 많은 사람의 요구에 국제근대5종경기연맹은 ‘세인트보이’의 근황을 공개했다. 

 

세인트보이는 무사히 집에 왔다. 일본 시가현의 미나쿠치 라이딩 클럽에서 잘 쉬고 있다. 그의 주인은 ”세인트보이는 건강하다. 경기 후 좀 피곤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국제근대5종경기연맹 공식 트위터 

  

세인트보이
세인트보이 ⓒUIPM

 

 

 

안정윤 에디터: jungyoon.ah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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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글로벌 #도쿄올림픽 #근대5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