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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영수가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정신분석 박사 프로이트를 연기한다

광고 대신 연극 무대를 선택한 오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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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라스트 세션>에 출연한 배우 오영수. ⓒ파크컴퍼니 제공

“이 우주 공간에서 인간은 혼자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성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종교가 현실을 유치원으로 생각하고 있다.”(오영수)

“하나님은 이 세상 모든 곳에 계십니다. 그 모습을 숨기고요. 그렇게 숨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깨어나기 위해, 깨어 있기 위해서.”(이상윤)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열린 연극 <라스트 세션>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오영수와 이상윤은 연극에서 맡은 역할의 대사를 읊었다. 무신론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연기하는 오영수는 신의 존재를 에둘러 부정하고, 기독교 변증가 시에스(C. S.) 루이스 역을 맡은 이상윤은 신이 존재함을 강조했다. 이날 자리에는 두 사람과 함께 신구, 전박찬, 오경택 연출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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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라스트 세션>에 출연한 배우 신구. ⓒ파크컴퍼니 제공

<라스트 세션>은 미국 극작가 마크 세인트 저메인이 아먼드 엠(M.) 니콜라이가 쓴 책 <루이스 VS 프로이트>에서 영감을 얻어 쓴 연극이다. 영국이 독일과 전면전을 선포하며 제2차 세계대전에 돌입한 1939년 9월3일이 배경이다. 정신분석의 대가 프로이트와 <나니아 연대기> 작가이자 영문학자인 루이스가 만나 논쟁을 벌인다는 상상을 바탕으로 한 2인극이다. 연극은 2020년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신구(85)와 오영수(77)는 프로이트 역에 더블캐스팅됐다. 초연에 출연했던 신구는 “오영수 선생이 참여해줘서 극이 훨씬 다이내믹하고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가끔 객원으로 국립극단 공연에 참여할 때마다 오영수 선생과 같이 공연했다”며 “화려하지는 않지만, 조용히 연극을 뒷받침하는 배우로 기억한다. 오 선생이 오일남 역으로 출연한 <오징어 게임>의 열풍을 보면서 ‘자기 몫을 충실히 하면 이런 기회가 오는구나’라고 새삼 느꼈다”고 했다.

오영수는 차기작으로 연극을 선택한 것에 대해 “<오징어 게임>으로 (작품과 광고 등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자제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지금까지 지향해온 모습을 지켜나갈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연극 <라스트 세션></div>의 한 장면. 배우 오영수(왼쪽)와 신구.
연극 <라스트 세션>의 한 장면. 배우 오영수(왼쪽)와 신구. ⓒ파크컴퍼니 제공

이상윤과 전박찬은 루이스 역을 맡았다. 신구와 함께 초연에 출연한 이상윤은 “연극은 끊임없이 같은 것을 연습한다.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이라고 했다.

새롭게 합류한 전박찬은 “신구 선생님과 오영수 선생님이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런 일이 나에게 또 올까 싶었다”며 “그동안 제가 했던 연극과는 굉장히 다른 캐릭터여서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초연에 이어 재연 무대를 선보이는 오경택 연출은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에 대해 “85분가량의 설전이 우리 뇌를 재밌게 만드는 엄청난 힘이 있는 연극이다. 지적 논쟁이 단순히 말로만 끝나지 않는다. (프로이트와 루이스의) 대화를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모습, 약점이 있고 불완전하고 나약하고 공존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또 “인류가 위기를 직시했을 때 답을 찾기 위해서는 늘 깨어 있어야 한다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라스트 세션></div>에 출연한 배우 이성윤. 파크컴퍼니 제공
<라스트 세션>에 출연한 배우 이성윤. 파크컴퍼니 제공 ⓒ파크컴퍼니 제공

이순재·강부자 등 1970~80년대 활약했던 배우들이 최근 연극 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과 관련해 오영수는 “무대에서 노배우가 거의 사라지는 바람에 ‘사건만 있고 인생은 없는’ 연극이 많다”며 “노배우들이 참여하는 극이 많다는 것은 인생을 말하는 연극이 많다는 것이라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이 시대, 연극의 의미도 짚었다. 신구는 “연극은 인생에서 나아갈 방향을 가르쳐주는 지침서다. 역사가 있는 한 무대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했다. 오영수는 “배우와 관객은 무대라는 가상현실에서 함께 호흡하면서 가치 있는 삶을 찾아나가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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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세션>에 출연한 배우 전박찬. ⓒ파크컴퍼니 제공

전박찬은 “지금까지 동시대의 소수자, 약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에 주로 출연했다. 연극은 동시대에 질문을 던지는 일인 것 같다”며 “이 작품에는 나치, 스페인 독감, 유대인 인종차별 등의 문제가 들어 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쟁이나 코로나 상황과 연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라스트 세션>은 내년 1월7일부터 3월6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티오엠(TOM) 1관에서 공연한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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