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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가 '코로나 위기' 속 좌절감을 느끼는 이들을 위한 말을 전했다 (부제: 억울하다 느끼는 당신에게)

나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버텼지만, 그로부터 파생된 억울함의 화살이 다시 나를 향하는 역설...

CBS 김현정의 뉴스쇼
CBS 김현정의 뉴스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코로나 시대가 예상보다 길어지며 사람들의 마음도 무채색이 되어가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블랙’ 이 왔다고 한다. 우울감은 기본으로, 이에 자포자기하는 심정까지 더해진 것이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오늘(18일) 오은영 박사를 초대하여 3년째 지속되는 코로나 위기 속 가지면 좋을 태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코로나 ‘위기’

한 사람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며 겪는 어려움은 수없이 많지만, 그 모든 사건을 모두 위기라고 부르진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위기” 상황이다. 오은영 박사는 “우리는 이 위기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우울함, 무기력함, 분노 등 사람마다 다양한 감정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의 근본에는 억울함이 깔려 있다.”

ⓒ게티이미지

“왜 우리만 이렇게 힘들어야 하나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왔음에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왜 나만..’ 하는 억울한 마음은 불만 섞인 억하심정이 아닌 당연히 생기는 의문이다. 오은영 박사는 특히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지금의 상황이 “당사자들이 뭘 잘못해서 생겨난 문제가 아니다. 성실함을 가지고, 가장 책임감을 가지고 지키려 하고 열심히 해보려고 했던 분들이기 때문에 가장 억울하다” “억울함은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본 사람일수록 느끼는 감정”이라며 그들의 심정을 헤아렸다.

우리는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생존권의 위협을 받고 있다. 경제난으로 인해 경영이 악화되고, 일자리가 줄어들고, 청년실업률 및 취업률이 낮아지며 모두에게 닥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열심히 “나와 가족의 생존을 위해” 살았는데 상황은 오히려 악화되고, 지켜야 하는 것들을 지키려 했지만 그보다 잃는 것이 더욱 많다. 결국 무엇을 위해 그 많은 희생을 감수했는지 억울한 감정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생존권의 문제는 내가 자율적으로 해결하고 결정할 수 없다는 데에서 훨씬 절망감이 크다”는 것이 오은영 박사의 설명.

 

‘힘내세요’라는 말을 할 수 없는 현실

코로나 위기가 오래 지속되면서 ‘힘내세요’라는 말이 일상이 되었다. 그런데 오은영 박사는 “힘내시라는 말이 조심스러워졌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그의 말을 인용하자면 “가장 억울하고 전면에서 피해를 많이 본 분들이 힘을 안 내서(힘든 것이)가 아니다. 모든 것들을 끌어 모아 버티고 있다.” 정말 열심히 버텨왔다. 다만, 이제는 더 낼 수 있는 힘이 남지 않았을 뿐이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CBS 김현정의 뉴스쇼 ⓒCBS 김현정의 뉴스쇼

힘내라는 말 대신...

오은영 박사는 그런 감정에 “혼자 맞서지 말라”고 조언한다. “당신의 건강을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불면증이 있다면 증상과 싸우지 마십시오. 도움을 받아서 조금이라도 본인을 안정되게 하고 거기서 나오는 힘을 모아서 겪어가야 합니다.” 그러면서 버틸 힘을 얻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내 자신이 있어야” 모든 일이 가능하다. 

오은영 박사는 요즘엔 ‘힘 내’ 라는 말 대신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따뜻함으로 마음 회복을 대신한다고 한다. “한 번 주문했던 식당에서 며칠 후 같은 음식을 배달시킬 때 (사장님이) 느끼게 되는 자부심” “택배 배달원에게 감사하다, 추운데 따뜻하게 입고 다니시라는 쪽지” 등, 이름도 모르는 이들로부터 오는 따뜻함, “이것이 인간을 회복시키는 게 아닌가.”

ⓒ게티이미지

‘나’ 자신을 알라

팬데믹으로 이동에 제한이 생기며, 밖에서 쓰던 시간과 에너지가 이제는 나 자신을 탐험하는 데 쓰인다. MBTI등의 성격유형테스트가 유행하며 자신의 단점을 자책하고 미워하는 대신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이해하게 되었다. 오은영 박사는 이를 긍정적인 변화로 본다. 그에 따르면 “마음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잘 아는 것”이며, “거기에서 힘이 생기고 가까운 사람과의 갈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선 “(자신이)좋아하는 것, 내 화를 유발하는 것, 지금 감정이 왜 이런지” 등을 “종이에 기록 혹은 휴대폰에 녹음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문혜준 에디터: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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