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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장이 경찰차의 '시위대 돌진'을 옹호하며 시위대에 책임을 돌렸다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이어진 경찰의 인종차별적 법 집행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계속되고 있다.

  • 허완
  • 입력 2020.06.01 10:52
  • 수정 2020.06.01 10:57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에 의해 흑인 용의자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시위대의 모습. 2020년 5월30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에 의해 흑인 용의자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뉴욕 브루클린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시위대의 모습. 2020년 5월30일. ⓒVIEW press via Getty Images

5월3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경찰차 두 대가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민주당)이 경찰 대신 시위대에게 책임을 돌렸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31일 밤 기자회견에서 문제의 영상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았고 경찰관들이 그렇게 하지 말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관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는 주말 동안 뉴욕을 비롯해 미국 전역에서 이어졌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하지만 경찰관이 그 상황을 시작한 건 아니었다고 알고 있다”며 ”그 상황은 경찰차로 몰려들고 경찰차를 공격한 일부 시위대에 의해 시작됐다”고 했다.

 

소셜미디어에서 널리 공유된 당시 영상을 보면, 뉴욕시경찰 차량은 도로 한 가운데 바리케이드 앞에 있었다. 시위대는 경찰차를 마주하고 서있었고, 일부 시위대는 경찰차를 향해 물건을 던졌다. 한 시위자는 뒷쪽에서 경찰차를 향해 쓰레기봉투로 보이는 물건을 던졌고, 또 다른 시위자는 경찰차의 운전석 쪽으로 접근했다가 빠르게 달아났다.

그 때 또 한 대의 경찰차가 도착하더니 첫 번째 경찰차를 지나쳐 곧바로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다. 그러자 첫 번째 경찰차도 갑자기 바리케이드를 밀어대며 시위대를 향해 돌진했다. 

뉴욕, 미국. 2020년 5월30일.
뉴욕, 미국. 2020년 5월30일. ⓒBRYAN R. SMITH via Getty Images
뉴욕경찰이 한 시위자를 체포하고 있다. 뉴욕, 미국. 2020년 5월30일.
뉴욕경찰이 한 시위자를 체포하고 있다. 뉴욕, 미국. 2020년 5월30일. ⓒBRYAN R. SMITH via Getty Images

 

더블라지오 시장은 ”시위대가 경찰차를 에워싸고 경찰관들을 위협한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며 ”그 자체로도 잘못된 일이며, 뉴욕에서 벌어진 시위 역사상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위대가 경찰차를 에워싸는 모습은 목격되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는 이 사건에 대한 더블라지오 시장의 잘못된 묘사를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뉴욕시 시장이 방금 800만 뉴욕 시민들에게 거짓말을 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완전히 (통제가) 불가능했던 상황에 대처하려고 했던 경찰관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며 ”경찰차로 몰려든 사람들이 애초부터 잘못된 일을 한 것이고, 그들이 이 상황을 초래한 건 옹호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관들이 다른 방식으로 대처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그 시위자들이 물러서고 경찰차를 에워싸려 하지 않았다면 이걸로 논쟁할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민주당, 뉴욕) 하원의원은 더블라지오 시장의 발언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장으로서 이 경찰은 당신의 지휘를 받고 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리더십과 책임을 가져야 할 때다. 뉴욕경찰이 군중을 향해 차량을 돌진시킨 행위를 옹호하고 변명하는 것은 잘못됐다.” 그가 트위터에 적은 말이다.

 

뉴욕시 시의회 의장 코리 존슨(민주당)도 경찰의 행위를 규탄했다.

″이건 너무나도 충격적이다. 경찰차를 시위대로 돌진시키는 것은 긴장을 완화시키는 행위가 아니다. 비폭력 시위자들을 밀치고 때리는 것은 긴장을 완화시키는 행위가 아니다. 뉴욕경찰의 목적이 시민들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라면, 이건 그런 행위가 아니다.”

다음날인 31일, 더블라지오 시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추가 설명에 나섰으나 계속해서 시위대의 폭력을 문제삼았다.

그는 ”다시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또한 우리는 (당시 상황의) 맥락, 이전에도 경찰관들이 공격을 당했던 배경을 분명히 봐야 한다”고 했다. 

'숨을 쉴 수가 없다' - 뉴욕, 미국. 2020년 5월30일.
'숨을 쉴 수가 없다' - 뉴욕, 미국. 2020년 5월30일. ⓒIra L. Black - Corbis via Getty Images
뉴욕, 미국. 2020년 5월30일.
뉴욕, 미국. 2020년 5월30일. ⓒVIEW press via Getty Images

 

한편 주말 동안 미국 전역에서는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플로이드는 한 상점 직원으로부터 20달러짜리 위조 지폐로 담배를 구입하려 한다는 의심을 받았고, 이후 출동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은 용의자로 지목된 그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그를 바닥에 눕힌 채 무릎으로 목을 눌렀다.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가 없다”고 반복적으로 외쳤으나 경찰관은 몇 분 동안이나 목을 눌렀다.

일부 시위는 폭력적으로 전개됐고, 경찰은 최루 가스와 고무탄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서고 있다.

 

* 허프포스트US의 NYC Mayor Bill De Blasio Blames Protesters After Police Vans Plow Through Crowd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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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종차별 #조지 플로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