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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마침내 바티칸에서 투표권을 가진 여성이 탄생했다

프랑스 출신 나탈리 베카르 수녀는 바티칸 최초로 투표권을 갖게 된 여성이다.

나탈리 베카르 수녀
나탈리 베카르 수녀 ⓒAP PHOTO/ALESSANDRA TARANTINO

로마 (AP) — 바티칸, 로마 교황청에서 여성 최초로 투표권을 가진 수녀가 탄생했다. 프랑스 출신 나탈리 베카르 수녀는 ”가톨릭 내부에서 높은 수준의 의사결정을 책임지는 여성이 계속 늘어나면서, 가부장적 사고방식이 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소감을 밝혔다. 

베카르 수녀는 기자회견에서 이런 결정은 ”교회 통치에 있어 여성이 더 큰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의 용감한 움직임이자 예언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세계에서 여성은 항상 ‘이등 신분’ 신세였다. 교황직을 포함한 사제직과 교황청 최고위직들은 남성의 전유물로 오랫동안 생각되어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카르 수녀를 가톨릭 주요 안건을 다루는 주교회의 최초 여성차관으로 임명했다. 주교는 가톨릭에서 교구를 관할하는 성직자다. 보통 2~3년마다 열리는 이 주교회의는 중앙집권보다 지방 주교들에 더 초점을 맞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분권적이고 집단적인 지도력 리더십을 강조하며 몇 년 새 더욱 주교회의의 중요성이 커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동안 약 6명의 여성들을 여러 바티칸 회교에서 차관직에 임명했지만, 베카르의 임명에는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베카르 수녀는 2022년으로 예정된 차기 주교단에서 투표권을 갖게 된다. 바티칸 역사상 여성이 투표권을 갖는 건 처음이다. 

 

바티칸
바티칸 ⓒAP PHOTO/GREGORIO BORGIA

 

마리오 그레치 말티즈 추기경은 교황청 내부 매체에 ”새로운 문 하나가 열렸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미래에 어떤 다른 행동이 취해질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될 거다.” 그동안 여성 종교인도 주교들의 토론에 발언하고 참여할 수 있었지만 투표는 허락되지 않았다. 이에 여성도 투표권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18년 저명한 수녀들이 투표권을 요구했고 진보적인 여성단체인 ‘가톨릭 여성을 위한 투표권’ 운동이 전개됐다. 베카르 수녀가 투표권을 갖게 되며 가톨릭 세계가 조금 더 진보했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2021년이 되어서야 한 여성이 수백 명의 남성 주교들과 함께 가톨릭 교회의 미래 삶에 대해 투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뉴스가 되는 현실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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