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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연령에 따른 사회적 이정표가 아닌 나만의 인생을 계획하기 위한 전문가 조언

한 심리치료사는 우리가 "성년이 되어서도 '이정표'가 주는 안락함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BrianAJackson via Getty Images

 

많은 사람이 나이에 맞춰 삶을 살아간다. 25세쯤 직업을 선택하고 30세에 사랑을 찾고, 40세쯤 집을 소유한다. 정확한 목표와 나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인생에서 성공하고 싶은 모든 주요 이정표에 대한 대략적인 타임라인과 이를 어떻게 실행할지에 대한 계획은 이미 답이 나와 있다.

하지만 올해 이런 계획이 팬데믹 때문에 어그러졌을 가능성이 크다. 정말 꼼꼼히 인생 계획을 짠 사람도 코로나19라는 변수는 예상치 못했을 거다. 또 나이를 먹는다는 걱정과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에 ‘시간이 모자라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영국 버밍엄 출신의 샬럿(25)은 ”팬데믹, 그리고 내 삶의 많은 조각들이 무너지면서 처음으로 노화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솔직히 말해서 무섭다”고 말했다.

″대유행으로 직장을 잃은 나는 갓 졸업한 다른 사람과 같은 처지가 됐다. 현재 직급보다 낮은 자리에 지원하기에는 ‘난 너무 늙었다’고 생각이 든다. 실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나이를 더 먹을 뿐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또 행복한 싱글이었지만 실직 후 집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어린 시절 사용했던 침실에서 생활하면서 나이에 관한 불안이 심해졌다.”

ⓒOscar Wong via Getty Images

 

나이에 따라 강요당하는 사회적 시나리오

올해 수백만 명의 사람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확률이 높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일, 연애, 여행, 이사 등 많은 이들의 인생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 이런 상황에 이제는 우리가 특정  ‘연령에 의한’ 압박을 없애고 나이에 따른 목표를 다시 생각해볼 때가 아닐까?

캐롤 러셀은 노화를 포용하는 내용을 담은 ‘우리가 당신을 불편하게 하는가?’라는 팟캐스트의 최근 회에서 ”나이에 따른 이정표는 여성으로서 우리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작가인 러셀 역시 40대가 될 때까지 시나리오 작가로 제대로 된 경력을 쌓지 못했다. 그는 젊은 여성들에게 특정 연령대에 꼭 사회에서 정한 어느 지점에 도달할 필요가 없다고 열정적으로 주장했다.

“30대에 해야 할 30가지 목록”은 특정한 삶의 이정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우리를 불쾌하게 한다”고 그는 말했다. ”내가 정말 몇 년 동안 깨달은 건 이정표에 도달했는지 안 했는지에 따라 나 자신의 삶을 판단하지 말라는 것이다.”

작가인 푸르나 벨은 ‘침묵을 찾아서’라는 그의 책에서 이 주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있어, 현재 우리 나이 전후에 예상되는 시간별 목표는 여전히 우리가 더 젊었던 때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즉 보편적으로 알려진 우리가 언제, 어떻게 성공을 해야 한다는 기준은, 현재 우리 수명 대비 나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또 ”물론 모두 정확히 같은 환경이나 특권을 누리며 자라지 않지만, ‘X를 30까지 이루고, Y를 40세까지 달성하라’는 목표는 거의 보편적으로 같다”고 덧붙였다.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며 왜 우리는 같은 또래의 사람들과 비교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심리치료사인 루시 베레스포드는 허프포스트UK에 ”학교는 교육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끊임없이 경쟁적이다”라고 말했다. ”집안 환경, 운동회 날, 내가 학교 연극에 주인공으로 선택됐는지 아니면 누가 주인공인지 비교한다. 지인들이 우리를 측정하도록 강요되는 ‘설정된 시나리오’들이다. 우리는 이러한 비교를 떨쳐버리는 걸 못하고, 대신 성년이 되어서도 이런 기준점이 주는 안락함에 머물러 있다.”

우리는 질서와 통제를 갈망하기 때문에 스스로 임의의 나이를 부과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예측 불가능한 것이 인생이라고 벨은 덧붙였다.

″우리는 삶에 영향을 주는 선택을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우리가 언제 사랑에 빠지고, 아이를 낳고, 결혼할지 예측할 수 없다. 경력에 관해서도 정말 열심히 일할 수는 있지만, 확실한 기회가 주어지는 상황은 여전히 당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너무나 많은 변수에 달려 있다.”

벨은 20대 내내 따라야 할 ‘타임라인‘에 꽂혀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2015년 남편 롭의 사망 이후, 계획했던 인생 모델은 깨졌다. 그는 ”남편이 세상을 떠났을 때 삶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나처럼 사회가 ‘올바른’ 선택이라고 여기는 것을 따라도 나쁜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Oscar Wong via Getty Images

 

내 인생을 위해 꼭 물어야 할 질문

″나는 나만의 타임라인을 따라간다. 내 생물학적 나이와 더불어 다른 누구도 내가 뭘 이루고 내 시간을 어떻게 선택하는지 참견할 권리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회에서 나이가 우리를 채찍질 하는 걸 멈출 수 있을까? 사회적으로 의무화된 이정표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여러분이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벨은 말했다.

그가 고려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나를 불행하게 하는 이 일을 왜 하는 거지?‘, ‘이 프로모션이 정말 내가 원하는 건가?‘, ‘내가 정말 아이를 원하나?‘, ‘결혼이 필요한가?’

″답을 찾는데 몇 주 혹은 몇 달도 걸릴 수 있지만 여러분이 적절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줄 거다”라고 그는 말했다. ”편안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고, 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질문은 대부분의 사람이 실제로 더 진실한 인생을 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질문들에 관해 생각하다 보면 자신의 목표가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원하도록 길들여진 것인지 깨달을 수 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에 대해 두 번째 기회를 얻지 못한다”고 벨은 말했다. ”내가 뭘 원하는 지도 모르는 사람이 정한 자의적 기준 때문에 불안해하며 인생을 허비하지 말자.”

 

*허프포스트 영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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