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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회식 때 '세계에서 가장 어색한 자리'에 앉아 있던 남자의 정체

어색함의 정중앙에 그가 있었다.

  • 김원철
  • 입력 2018.02.27 14:48
  • 수정 2018.02.27 14:50
ⓒMurad Sezer / Reuters

지난 25일 강원 평창군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선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이 열렸다. 3만5000여명이 들어찼다. 가장 곤혹스런 사람은 이 남자였을 것 같다.

남자의 왼편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오른편엔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이 앉았다. 바로 앞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큰 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겸 미국 대표단 단장이 앉았다.

김영철과 이방카는 서로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방카와 악수할 때 김영철은 굳은 얼굴로 딴 곳을 바라봤고, 문 대통령이 김영철과 악수할 때 이방카도 마찬가지였다. 이 모든 어색함 정중앙에 그가 있었다.

‘TV조선’에 따르면, 원래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의 자리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바로 옆자리였다. 브룩스 사령관은 어색함을 피하고 싶었는지 이 남자와 자리를 바꿨다.(다른 매체들은 ‘원래 이 남자의 자리가 두 사람 사이’라고 보도했다.)

27일 조선일보는 이 남자의 후일담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북·미 양국 사이에서 가만히 앉아만 있기도 그렇고 뭐라도 말은 해야겠는데 자리가 너무 어색하더라. 그렇다고 어느 한쪽하고만 인사를 하면 다른 쪽에서 ‘나를 무시하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일부러 번갈아가며 골고루 한마디씩 했다”고 주변에 말했다고 한다. 대화 주제는 주로 평창의 날씨 이야기나 방남 과정 등 의례적인 것이었다고 한다. 실제 폐회식 중계 화면에는 이 남자가 김영철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브룩스 사령관과도 대화하는 모습이 잡혔다. 물론 이방카와도 인사를 나눴다.

조선일보는 그가 ”자리가 그렇게 배치될 줄 알았더라면 미리 좀 준비를 했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고 보도했다.

세계에서 가장 어색한 자리에 앉았던 이 남자는 이진성 헌법재판소 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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