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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에서 추방된 요원 통해 북한 외화벌이 수법이 드러나다

밖에서 볼 땐 평범한 사업가였다.

  • 김원철
  • 입력 2018.05.19 17:36
  • 수정 2018.05.21 14:24
ⓒThomas Peter / Reuters

지난해 발생한 김정남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말레이시아에서 추방된 북한인 리정철을 통해 북한이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외화를 벌고 물품을 수입했는지 알 수 있다고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신문은 말레이시아 당국이 압수한 리정철의 노트북 3대와, 휴대전화 4대, 그리고 태블릿 PC에 담긴 자료를 분석해 외화벌이와 비밀무역에 앞장선 해외거주 북한 요원의 삶을 재구성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정철은 말레이시아에서 아내 및 두 아이와 함께 수영장과 체육관이 딸린 아파트 단지에 거주했다. 밖에서 볼 땐 영락없는 평범한 사업가였다.

하지만 노트북과 휴대전화 등에 담긴 자료를 통해 드러난 그의 삶은 180도 달랐다. 신문에 따르면 리정철은 수십만달러 상당의 팜유와 비누를 북한 군부가 통제하는 회사에 수출했다.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 제재를 교묘하게 피했다.

리정철은 북한 지도층을 위한 비밀무역에도 앞장섰다. 그는 유엔의 사치품 제재를 피해 25만달러 상당의 이탈리아산 고급 와인 5만병을 북한에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또 리정철이 중국 해커와 미국의 의료 소프트웨어를 훔칠 계획을 구상했고, 미사일 발사에 사용할 수 있는 중고 크레인 구입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신문은 북한이 지난 수십년간 해외로 요원들을 파견해 이 같은 외화벌이·비밀무역을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다니얼 러셀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신문에 ”리정철의 사례는 이례적이지 않다”며 ”북한은 이런 사람들로 구성된 군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오는 6월12일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 북한이 경제개혁·개방의 길로 나갈 경우 이런 해외 비밀요원의 의미가 퇴색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회담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국제사회 제재를 피해갈 해외 네트워크를 이미 구축했기 때문에 북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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