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북한군 피격 공무원이 실종 3시간 전 도박 사이트에 접속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추정” -해경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오른쪽)이 22일 오후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서해 피살 어업지도 공무원 실종 수사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2020.10.22
윤성현 해양경찰청 수사정보국장(오른쪽)이 22일 오후 인천 연수구 해양경찰청 대회의실에서 서해 피살 어업지도 공무원 실종 수사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2020.10.22 ⓒ뉴스1

북한의 피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최근 15개월간 인터넷 도박으로 591회에 걸쳐 도박자금을 송금하고, 실종 3시간 전에도 도박사이트에 접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종 전 지인 30여명으로부터 받은 꽃게 구매대금도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경찰청은 22일 실종 사망한 공무원 ㄱ(47)씨의 금융 기록을 조회한 결과, 지난해 6월부터 실종 전까지 모두 591차례에 걸쳐 인터넷 도박사이트 계좌로 송금한 기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ㄱ씨가 15개월 동안 도박사이트 계좌로 입금한 돈만 7억4000만원에 달했다. 배팅에서 이겨 얻은 수익을 다시 도박에 사용해 송금액이 많은 것이라고 해경은 설명했다. ㄱ씨의 전체 채무 3억9000만원 중 개인회생 신청 때 밝힌 2억6800만원 상당을 도박 빚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종 전 출동 중에 어업지도선 동료와 지인 등 38명으로부터 받은 꽃게 대금 730여만원도 입금 뒤 곧바로 도박계좌로 송금됐다. 1차 꽃게대금을 받은 4명에게는 배팅에서 이긴 돈으로 대금을 지불했지만, 2차로 34명에게서 받은 꽃게대금 600여만원은 도박으로 탕진했다. 해경은 ㄱ씨가 실종되기 3시간 전인 지난달 20일 밤 10시28분까지 도박사이트에 접속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ㄱ씨가 도박 등으로 인한 각종 채무로 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고 있다.

실종된 공무원이 근무 중 신었던 빨간색 운동화는 선내 침실에서 발견됐다.
실종된 공무원이 근무 중 신었던 빨간색 운동화는 선내 침실에서 발견됐다. ⓒ한겨레

해경은 이날 유족 등이 제기한 실종자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ㄱ씨의 안전화가 배에 없다는 주장에 대해 “ㄱ씨가 예전에 근무한 무궁화13호와 무궁화10호 직원들이 ㄱ씨가 안전화를 신고 근무한 모습을 본 적 없다고 진술했고, 실종 전인 지난달 20일 정오 어선 검문검색 때도 붉은색 운동화를 신은 모습을 단속카메라 영상을 통해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실족이나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실종 당시 파고가 0.1m가량으로 기상 양호 △선박 양쪽에 유사시 사용할 수 있는 줄사다리 거치돼 있음 △실종자가 북쪽에서 발견 당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착용한 점 등으로 미뤄 가능성이 낮다고 거듭 일축했다.

해경은 중간 수사 브리핑 때와 마찬가지로 ㄱ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했다. 해경 관계자는 “국방부 비공개 기록을 토대로 ㄱ씨가 북쪽 민간선박(수산사업소 부업선)에 인적사항을 밝히고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북한 #공무원 #도박 #해양경찰청